새로운 연재를 시작하면서 도대체 어떤 제목을 달아야할지 상당히 고심을 했으며, 지금 이 글을 적으면서도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일단 글부터 적고 나서 생각하기로 함)

아래 RS2 오버홀 스토리를 8편까지의 글을 읽어보면 그동안 RS2와 운명적으로 만나 차를 소유한지 6개월 후 첫번째 오버홀을 진행함과 동시에 터빈 업그레이드 그리고 500km달린 후 엔진의 하부가 완전히 부서져버리는 불행을 겪고 새로 조립된 엔진을 얹은 RS2를 수개월만에 독일에 출장갔을 때 상봉한 후 한국에 가져오는 과정이 적혀있다.

작년 5월 한국에 상륙한 RS2가 정확히 7개월만에 엔진이 또다시 사망해버렸고, 그 원인을 찾고 다시 엔진을 재조립하는 일련의 과정을 이글에서 소개한다.

첫번째 사망은 파워를 견디지 못하고 커넥팅로드가 휘어지면서 크랭크케이스가 부서지는 극단적인 엔진 사망이었지만 이번의 경우는 상황이 약간 달랐다. 자세한 내용들은 차근차근 살펴보기로 하자.

엔진오버홀에 대한 연재의 글 다음편으로 아래 글에 적힌 내용인 하이부스트 칩으로 교체하고 빌슈타인을 장착한 후에도 자잘한 작업이 몇차례 있었다.
위의 사진은 연료펌프와 연료필터를 주문한 후 받아 작착하기 전에 찍은 사진이다.  


RS2 연료펌프의 모습인데, 사실 연료펌프는 작동을 멈추면 차도 함께 멈추고 자기 스스로 압력이 떨어져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즉 고장나면 아예 작동이 멎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연료펌프를 교체하게 된 이유는 하이부스트 칩을 장착하고 부스트가 완전히 뜨지 않았고, 부스트가 가리키는 수치에 비해 파워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연료압력의 미세한 저하로 인한 연료부족으로 인해 노킹을 피하기 위해 점화를 스스로 지연(retard)시키는 동작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 때문에 어차피 한번도 교체하지 않은 연료펌프를 교환해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이부스트 칩을 장착하고 400~420마력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그에 못미치는 파워라고 자평했고, 그 원인을 연료펌프의 압력저하라는 극히 작은 가능성에 기대를 했다기보다는 변수를 하나씩 줄여보자는 취지가 더 강했던 것이다.
그래도 내 E34 M5를 이겨버린 포르쉐 993 카레라2 수동과 RS2의 롤링을 해봤을 때 993을 가볍게 압도하는 모습에서 여전히 엔진은 상당한 파워를 만드는 것이 분명했지만 내가 엔진이 부서지기 직전에 경험한 420마력의 그것과는 아직 거리가 느껴졌었다.

연료쪽이 완벽하다는 조건에서 파워가 나오지 않았던 원인은 한국의 연료품질이 낮은 것으로 인해 혹은 내 엔진용으로 제작된 칩이 완성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가정이 나온다.


순정 연료필터의 모습
서비스 히스토리를 보면 교환한지 15000km밖에 안되어서 필터는 교환하지 않았다.


지난 5월 한국에 상륙한 이후 주행할 때마다 본넷을 열고 그때그때 엔진을 점검하고 차를 주행하기 전에 반드시 오일량을 찍어보는 습관속에서 발견한 문제점중 하나가 히터 라디에이터로 가는 호스의 아주 미세한 크랙이 있었고, 미세하게 냉각수가 엔진쪽으로 튄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호스도 교환했다.


트렁크에서 접근이 가능한 연료펌프를 교환하고 그 위에 있는 캡도 상태가 좋지 않아 함께 교체해버렸다.
연료펌프를 교환한 후에도 파워는 심정적 예상대로 더이상 올라가지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차가 퍼질 수 있는 커다란 변수를 완전히 상쇄시킨 것에 만족했다. 


부스트를 사용할 때 즉 배기에 압력이 걸렸을 때 실내로 배기가스 냄새가 올라오는 것을 토대로 관찰한 끝에 웨이스트 게이트쪽 가스킷에서 가스가 새는 것을 발견하고 개스킷도 새로 교환했다.


자주 운행하지 않는탓도 있지만 배터리가 수명이 다했는지 시동이 안걸리는 일이 발생해 배터리도 장안평에서 구해다가 직접 교환했다.


웨이스트 게이트의 개스킷을 교환하고 새 배터리에 냉각호스도 완벽한 상태에서 나름대로 이제 그동안 미뤄왔던 출격을 할 때가 왔다고 판단해 12월 어느 토요일 늦은 저녁 RS2를 제대로 테스트해보기로 작정을 했다.
D데이날 RS2를 몰고 나가는데, 원래 계획했던 코스는 거리는 80km정도 왕복이며 긴 터널이 있는 구간으로 시속 240km/h이하의 속도만을 내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강변북로를 향하던 중 갑자기 최고속을 달리는 코스로 갑자기 맘을 바꾸게 되었다.
지금와서 생각이지만 이 갈림길에서 그냥 원래 계획했던 길을 택했다면 엔진이 사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고 거의 확신한다.

아무튼 초고속 코스로 옮겨탄 후 속도를 높이는데, 220km/h로 항속하는 와중에 바라본 엔진오일 압력계의 수치가 4바를 약간 넘는 정도로 원래 1600rpm이후부터는 5바를 가르켜야함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치를 가르켰다.
사실 이부분은 차를 찾아오면서부터 약간 걸렸던 부분인데, 1600rpm부터 5바를 가르켜야하는 최상의 압력과 비교해 5바를 찍기 위해서는 2500rpm이상이 필요했었다는 점, 근데 220km/h로 항속할 때의 회전수는 5400rpm이라는 점에서 4바를 조금 넘는 압력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유독 이날따라 압력이 낮았던 것이다.

오일압력이 떨어지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오일의 점도 문제도 있고, 내가 5바가 아닌 압력을 확인한 후 정확히 3분 정도를 더 달리고 나면 차를 세우는 조건이었던 점과 오일압력이 위험할 정도로 낮아지면 경고등이 들어오는 시스템적인 보호장치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가 이 한번의 최고속 테스트를 견디지 못한다면 그냥 죽어버리는 것이 낫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했었던 것이다. 즉 난 완벽한 엔진을 원했고, 아우토반에서 몇시간씩 250km/h오버로 달리는 가혹한 조건에서 단련된 엔진이 이런 몇분간의 테스트도 못견딘다면 넌 그냥 고철일뿐이다라고 스스로 외쳤던 것이다.

220km/h에서 가속패달을 힘주어 밟았다. 
속도는 거침없이 올라갔고, 긴 오르막을 265km/h로 항속하면서 오일온도는 90도 부근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평지를 거쳐 내리막을 향하는 순간 280km/h까지 상승, 피크 부스트는 1.45바, 홀딩 부스트는 1.2바였다.
오일온도는 100도 부근으로 외장 쿨러의 영향으로 온도는 철저히 봉쇄되긴했지만 실린더내의 높은 온도에 노출되넌 것이기 때문에 오일자체에서 보면 고역은 고역이었다.

이 부스트는 RS2의 순정 부스트이며, 실제로 테스트 당시에는 불완전한 하이부스트 칩대신 순정 부스트를 발휘하는 순정마력 사양의 칩을 장착하고 있었다.

순정엔진으로 원래 계기판상 280km/h가 가능하기 때문에 순정 파워는 아낌없이 나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를 세워두고 본넷을 열어보니 붉게 달궈진 매니폴드와 터보 하우징이 인상적이었고, 엔진에서 이음이나 기타 이상한 점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공회전 오일압력이 2.2바를 가르키는 것이 최상인데, 차를 정차했을 때 1.4바 정도로 낮았지만 오일온도가 높아진 것으로 인해 점도가 낮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사실 이 당시 보통 열간시 2.2바 대신 1.8바 정도로 약간 낮아서 포럼을 뒤져보고 그정도는 오일의 종류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또한 하몬 모터스에서 예전에 부서진 엔진에서 기존에 새로 구입한 오일펌프를 교환한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일압력이 약간 낮은 것에 대해 당장 무슨 액션을 취해야할 정도의 심각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차를 돌려 귀가하는 중에도 200km/h정도로 항속하면서도 엔진은 신나게 돌았고, 연비나 전체적인 작동 모든 것이 부드러웠다.
다음날 아침 살짝 기분이 좋아서 RS2를 몰고 세차장으로 향했다.
깔끔하게 씻겨주고 일단 순정부스트칩의 완성도 자체는 좋은 것으로 보고 엔진주변의 장치들도 이제 완벽해졌다는 생각에 룰루랄라였다.

세차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는 중 아파트 골목을 올로가는데, 창문을 열고 벽에 반사되는 엔진음이 3000rpm이 넘어갈 때 '다라라라랑'하는 음색이 미세하게 들리는데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마치 하이드롤릭 리프터(일명 니후다)가 나간차와 비슷한 음색인데, 오일이 완전히 사망해서 하이드롤릭 리프터의 압력이 차지 않으면 날 수 있는 소리이기도 했기 때문에 찜찜함을 접어두고 바로 다음날 오일을 교환하기로 맘을 먹었다.
 



VAS모터스에 가져가 Azip 10w-60 오일을 교환한 후 냉간시에는 다다다하는 음색이 들리지 않았고, 약간의 시운전으로 열을 받게한 후 시도했더니 똑같은 소리가 반복되었다.
순간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시운전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아까 RS2엔진에서 빼놓은 오일을 막대기로 휘휘 저어보았다.
입밖으로 나오는 한마디
"젠장.....................................................................빌어먹을..................................이런 뒈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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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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