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경쓰이는 일이 많아 쌓이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근처 기아 딜러에 또 방문했습니다.

1. 딜러방문: 미국에서 방문해 본 모든 기아자동차 딜러는 참 크기가 왜소하네요. 분명 안 그런곳도 있겠지만 대부분 작고 오래되고 시설투자에 돈을 아끼는 모습에 "좋은 차"를 분위기 있게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이 쉽게 방문하기에 좋은 공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가본 곳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얼마 전 방문한 현대 딜러와 다르게 엄청 친절한 흑인 아주머니가 친근하게 마주해 주었고 매장에 들어가보니 얼마 전 현대 매장과 달리 직원부터 고객까지 상당히 활기차 보였습니다. 대부분 흑인분들이어서 유쾌했고 떠들썩 했습니다. 저와 함께 하신 분은 포르투갈 이민 3세 니로 주인 아저씨 (현대, 기아 딜러 방문하여 현대, 기아차를 소유하고 있는 직원을 처음 만났습니다.)

2. 전시차: 다른 기아 딜러와 다르게 매장 안팎 대부분을 스팅어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봐도봐도 멋있네요. 그리고 쏘울이 정말 귀여워보였습니다. 테일램프가 사진처럼 꽃게같이 각이 많이 있어보이지 않아 뒷 모양도 실제로는 실망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조그만 매장에 87대의 스포티지가... (정말 많았습니다...) 두둥...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텔루라이드. 이곳저곳 기아 딜러에서 본 지는 약 2주 전부터였는데 참다참다 이제야 와 봤습니다.

3. 실외: 저는 외관 디자인 크게 신경쓰지 않아서 크기만 말씀드리면, 미국에서 솔직히 그렇게 큰 줄 모르겠습니다. 쏘렌토하고 비슷한데 조금 더 커보이기는 하는 정도라고 말씀드리면 비슷할지...

4. 실내: 디자인이 깔끔하고 디스플레이도 시원하게 보기 좋았습니다. 예전에 렉서스 RX가 처음 나올 때 타보고는 '디스플레이가 어색하게 크네'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좋네요. 1열은 뭐 큰 차나 작은 차나 저는 4-5시간 이상 안 쉬고 운전 해 보지 않고는 시트 차이 잘 모르겠습니다만 대체로 편안함에서 만족하는 정도. 2열은 상당히 편했습니다. 2열이 2인승으로 독립될 경우라도 앉아보면 시트 자체가 생각보다 편하지 않은 차가 많았는데 이 차는 제 허리와 엉덩이랑 궁합이 잘 맞는 거 같습니다. 3열은... 170cm 정도 되는 제 키에 뭐... 차가 정지상태로 가만있어도 그렇게 편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최근 언론에서 평가하는 팰리새이드의 3열이 형식적이지 않다고 했지만 장거리를 많이 뛰고 운전하는 내내 동승자가 편안함을 느끼지 못할 경우 스트레스를 받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여전히 형식적일 것입니다. 무릎공간을 타이트하게나마 만들어내고 생각보다 큰 각도로 리클라이닝이 된다는 정도... 대가족이 많고 그 숫자가 늘어나는 미국에서 Suburban의 7,8,9인승을 사는 사람들이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그렇다고 가족용 차로 포드 트랜짓을 사기도 그렇고 하니...

5. 스티어링 휠: 제가 좋아할 만한 정도입니다. 개인차가 있겠으나 저는 SUV든 세단이든 적당히 타이트한 맛이 있어야하고 코너링 때 이리저리 보타를 해야하는 걸 아주아주 싫어하는데 이 차는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스티어링 휠의 반응이 거짓이 없어 좋습니다. 간혹 편안한 가족 차는 적당히 유격을 만들어 내면 좋다고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유격을 최소화하고 무게감을 적당히 주는 게 훨씬 편안하고 또 필요할 때 재미를 느끼기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6. 차체거동 및 코너링: 롤링을 싫어하고 (직진에서 조차) 이해할 수 없는 (한 세대 이전의 현대 기아에서 만날 수 있었던) 차체의 불규칙한 거동을 안 좋아하는 저에게 키가 큰 차임에도 적당한 (솔직히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오늘은 고속도로 올라가자마자 빠른 속도로 빠른 코너링을 할 기회가 많았는데 큰 차체를 인지 못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무게감을 가지고 안정적인 거동을 하는 모습이 좋네요. 저희 식구들도 무디기만 한 차를 별로 안 좋아해서 타보면 다들 좋아할 듯 합니다. 뭔지 모르게 뒤가 할랑할랑한 필요치 않은 자잘한 그런 거동을 이 차는 거의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페이스리프트 되기 전의 투싼이 적당히 딱딱한 서스펜션은 좋았는데 이런 자잘한 거동이 개인적으로 참 별로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싸구려 느낌.)

7. 가속: 오늘도 양해를 구하고 좀 밟는다고 했습니다. 고속도로에 올라서고 D에서 그냥 페달만 바닥 끝까지 밟았습니다. 예전 스포티지 R TGDI때도 느꼈던 한 템포 쉬어가기가 자연흡기임에도 분명 있지만 쉬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저단 변경 후 큰 차체를 무리없이 시원하게 밀어내는 느낌, 그리고 6기통의 산뜻한 엔진소리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러한 만족감은 6번에서 설명드렸던 안정된 차체거동이 함께하기에 가능했을 것이고 이는 운전을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말이며, 쉬운 운전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안전운전으로도 이어지니 솔직히 나무랄대가 없었습니다. '차체가 큰 거 치고'라는 말을 계속 습관적으로 쓰려고 하지만 작은 차량들과 비교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8. 8단 변속기: 8단 이상의 변속기가 대중 브랜드 차량에 달려나오던 초기에 저는 고급 브랜드 포함하여 솔직히 좋은 줄을 몰랐습니다. 평범한 가속에서도 1단 2단에서 꽤 회전수를 올리면서 변속을 하다보니 변속 충격이 크다는게 그 이유였는데 이 변속기는 그 충격을 많이 줄인거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변속기 반응에 만족을 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주로 모는 차가 CVT와 수동변속기 차량이다보니 듀얼 클러치 포함 기어가 있는 자동변속기는 좀 이질감이 있긴합니다. 특히 텔룰라이드는 적당한 스포티함과 함께 충분한 편안함을 가지고도 있기 때문에 이 편안함에 맞춰 더 편안한 CVT가 (달릴 수만 있다면) 달리는 게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종합해보면 딱히 불만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적당히 편안하고 적당히 스포티하며 작지않고 그렇다고 아주 크지도 않으며 가속성능도 나쁘지 않고 핸들링도 좋은 편에 속하는... 꽤 잘 만든 차인거 같습니다. 그런데 더 대박인 것은 이 차의 가격이 $33,000......

요즘 나오는 차량들을 운전해보면 정말이지 차가 안좋다고 말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수준에 도달해서... "음 이 세팅은 나랑 맞는데 저 세팅은 좀 내 취향이랑 다르네. 그런데 나쁘진 않아"라고 생각하게 되는 게 많은 거 같습니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점점 커가고 아이스하키 도구와 가방도 점점 커지고... 저는 운동 하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그런건지 오래 운전하면 이제 허리도 아프고... 이런 환경에서 현대, 기아차는 꽤 괜찮은 솔루션을 많이 내어 놓는거 같네요. 과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수준 이상에서 이것저것 다 맞춰놓은 현대 기아차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