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광중입니다.


차 알지도 못 하면서(요즘 말로 차알못), 테드에서 좋은 글 많이 읽고 있습니다. (이해는.... ;;; ) 항상 감사 합니다.

제가 중고차 구입 시 고민을 많이도 했었는데 많은 댓글 달아주셨었고요, http://www.testdrive.or.kr/qna/1795258

또 장고 끝에 구입 후 올린 글에도 격려 많이 해 주셨었지요. http://www.testdrive.or.kr/boards/1890854


이제는 국내에서도 2세대 XC90이 출시되었는데요, 1세대 XC90 오너인 제가 소모품 교환하러 갔다가 바로 옆 전시장에서 앉아보고 시승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1, 2세대 비교를 하게 되네요. 그래서 졸필이지만 제 느낌을 남겨보았습니다. 깊은 내용은 없고, 차알못의 감상 수준이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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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 XC90(1세대) 엔진오일 및 전륜 브레이크 패드 등을 교환하러 모처의 서비스센터에 왔습니다. 보증기간 및 거리를 한참 넘겼지만, 무상소모품쿠폰이 있어서 그걸 활용하면 비용은 0!! 기다리는 사이에 요즘 인기 절정인 신형 XC90, 즉 2세대 XC90을 시승해 보았습니다. D5 Momentum 모델로 8천만원, 가장 싼 모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1세대 오너라, 1세대와의 비교를 하는게 좋겠습니다. 

크기
일단 1세대보다 좀 더 커졌습니다. 외형을 보면… 전장 4.8m에서 4.95m로 15cm나 길어졌고, 전폭도 1.93m에서 2.01m로 약 8cm 가량 넓어졌습니다. 높이는 3cm 줄었고, 휠베이스는 13cm 가량 길어졌네요. 사실, 1세대 구공이도 넓다보니 꽤 큰 부피감을 느끼게 되는데, 2세대는 길이도 그렇고 좀 더 넓어지다보니 크긴 큽니다. 그래도, 엄청나게 큰 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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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외관의 크기보다 저는 실내공간이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1세대 구공이는 그 크기에 비해 2열과 3열이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특히 앞/뒤 공간이 적었죠. 2세대 구공이의 2열은 이제 비로서 타 사 7인승 SUV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해졌더군요. 특히 2/3열의 다리 놓는 공간이 1세대 대비 여유로와졌고, 2/3열 모두 1세대보다 바닥이 낮아서 공간도 더 넓게 느껴집니다. 1세대의 경우 3열에는 요롱이(ㅠㅠ)인 제가 아예 고개를 들지 못 할 정도로 3열 바닥이 높았는데, 2세대의 3열에는 요롱이인 제 고개가 거의 들릴만큼 위아래 공간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남녀 불문 175cm 까지는 3열에 충분히 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정도며는 차가 작아서 못 쓰겠다는 말은 안 나오겠네요.

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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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하면 볼보, 볼보하면 시트죠. 2세대 시트는 1세대 대비 고급소파 같은 푹신한 안락감은 좀 덜하더군요. 하지만, 여기저기 잘 잡아주고 부드러운 가죽은 타사 대비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1세대 전동 시트임에도 요추 지지대는 수동이었던 북유럽 감성이 이제는 모두 전동식으로 바뀌었고, 독일차에서 처음 경험해 본 허벅지 받침 길이 조절도 됩니다. D5, T6 모두 Inscription 모델에만 앞좌석 통풍 시트(볼보 옵션 이름은 벤틸레이티드 시트)가 들어가고, T8은 트림 관계 없이 다 들어갑니다.
2열은 위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1세대 대비 앞뒤로 넉넉해졌습니다. 1세대에서는 2열을 앞으로 최대한 당기면 레그룸이 타고 내리기에 부담될 정도로 좁았는데, 2세대에서는 2열을 앞으로 최대한 당겨도 꽤나 공간이 남습니다. 제가 숏다리라 더 그렇게 느낄지도요. (ㅠㅠ) 1세대에는 없었던 등받이 각도 조절이 약간이지만 됩니다. 등받이/엉덩이 만나는 부위에 레버가 있어 각도조절 혹은 2열을 완전히 앞으로 접을 수 있습니다. 등받이 뒤 레버는 2열을 앞으로 조금 당기며 등받이를 앞으로 조금만 접어서 3열 타고 내리는 용입니다. 2열 가운데 시트는 볼보 특유의 부스터 시트가 내장되어있습니다. 1세대에서는 2열 암레스트가 없었는데, 2세대에는 암레스트가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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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 역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1세대 대비 공간이 조금 더 여유롭습니다. 특히 바닥 높이가 낮아져서 헤드룸도 또한 레그룸도 조금 더 여유롭게 보입니다. 1세대 3열은 열고 닫을 때 2열을 꼭 앞으로 당겨야 했고 또 3열 엉덩이 부위는 따로 빼내야 했는데, 이제 2세대는 2열이 뒤로 젖혀져있는게 아니면 자유롭게 3열을 펴고 접을 수 있으며 엉덩이부위도 등받이 따라 자동으로 움직입니다. 아쉽게도 2/3열 접고 펴는 것은 모두 수동입니다. 경쟁 차종이 편의를 위해 전동식으로 하는 것에 비해서는 좀 아쉬우나, 전장 오류나 고장 가능성이 적어진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긍정적인 자세인가요?

도어
1세대 구공이의 도어는 정말 두껍고 무겁습니다. 처음 타는 분들은 한 번에 문을 못 닫기 일쑤죠. 2세대는 이에 비해 도어가 좀 더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좋게 생각하면 1세대보다 편해진거죠. 하지만 1세대 오너 입장에서 1세대의 묵직함이 좀 희석된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듭니다. 하지만 훨씬 고급스러워진 도어 트림이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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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 인스투르먼트 클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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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기네요. 모든 트림에 기본입니다. 오디오는 Inscription 및 T8 모델들을 제외하고 기본이 하이 퍼포먼스 사운드 시스템이고 그 외에는 Bower & Wikins 어쩌고 하는 유명한 오디오 브랜드라는데, 저는 하이 퍼포먼스 사운드 시스템에도 만족하는 막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애플 CarPlay도 전 트림 들어갑니다.
크게 세 화면으로 나뉘고, 아이패드처럼 좌우 슬라이드를 해서 전환합니다. 화면 하단에는 항상 공조기입니다. 워낙 옵션이 많다보니 옵션 설정 페이지가 빼곡합니다. 짧은 시간 시승이라 다 살펴보지는 못 했지만,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라면 어려움 없이 적응하리라 생각합니다. 내비게이션은 자체 맵인데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습니다만, 향후 업데이트가 잘 될지 그게 걱정입니다. CarPlay를 통해 애플맵으로 경로안내를 시키면 중앙 화면에는 애플맵으로 안내되지만, 계기판 내 지도는 자체 맵으로 나오는 불일치를 보여주네요.
이제는 구형인 제 iPhone5s를 가지고 애플 CarPlay를 난생 처음 경험해 보았습니다. 블루투스 연결만으로는 안 되고, 센터콘솔 내 USB 포트로 직접 연결해야 합니다. 이것저것 설정하여 연결하는 것보다 선 하나로 연결하는게 단순/깔끔하다는 애플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인터넷에서 수없이 봤던 단순한 화면이 보입니다. 제 경우 애플 기본앱 외 Spotify, TuneIn Radio 앱 두 개가 더 보입니다. 아직 모든 앱들을 지원하는게 아닙니다. 내비앱은 TMap 과 맵피가 설치되어있는데 혹시나 해도 안 보이더군요. 화면 상 하얀색 버튼을 홈버튼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던 중 전화 와서 받아보니 통화도 깨끗하게 잘 되고 좋은데, 시리로 명령 내리는 건 말끔하게 안 되네요. 음성 명령이 끝나지 않았는데 인식을 멈춰버리는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애플 빠돌이로서, 이 CarPlay 하나만으로도 2세대의 매력이 어마어마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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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마이크는 1세대와 같이 운전석 햇빛가리개 주위에 있습니다.
화면 아래에 미디어 재생을 위한 기본적인 버튼은 있으나, 그 외의 버튼은 전혀 없어서 깔끔하긴 한데, 운전 중 사용이 아무래도 물리적 버튼이나 다이얼에 비해 시야를 많이 빼앗기지 않을지 걱정이 좀 됩니다.

공조기
기본이 4존 입니다. 아마도 운전석/조수석/2열/3열 이렇게 4존으로 명명한 듯 합니다. 2열 햇빛가리개는 Inscription 및 T8 모델에만 있네요. 1세대에서는 운전석/조수석만 조절 가능했고, 3열 에어컨은 on/off를 운전석에서 하고 풍량 조절을 3열에서 해야 했는데요, 2세대에서는 운전석에서 모든 곳의 공조를 조절할 수 있고 2열에도 멋진 공조기 패널이 있어서 2열 탑승자가 조절 가능하나, 3열에는 공조 조절을 할 수 없는 점은 약간 아쉽습니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 운전자가 공조기 조작을 하려면 물리적인 피드백이 없는 중앙 액정화면을 만지면서 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버튼이나 다이얼에 비해 시선이나 주의를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개인적으로 공조기의 온도조절 방법은 물리적인 다이얼이 제일 직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숙성
아래 파워트레인에서 말씀 드리겠지만, 신형 엔진의 정숙성은 정말 뛰어납니다. 또한, 2세대 역시 1세대와 마찬가지로 2중접합 유리를 사용하고 있어 외부 소음 유입이 많이 차단됩니다. 100km/h 이상으로 고속화 도로를 달려도 실내에서 이야기 나누는데 무리 없는 점은 정말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속도로 주행 시 실내에서 음악 감상이나 대화에 문제가 없을 수준이냐 아니냐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2세대는 1세대와 마찬가지로 패스!

트렁크
전장이 길어진만큼 2/3열에 여유가 생겨도 역시나 넓습니다. 수입차들이 다들 그러겠지만 좌우 폭은 차 크기에 비해 넓지 않고요. 골프백이 절대로 가로로 안 들어가게 생겼습니다. 3열을 세워도 1세대보다 공간이 조금 더 남는 것 같습니다. 7명 모두 타도 여행용 트렁크 두 세 개는 넉넉히 들어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동식인 것은 확인했는데, 발이나 손 휘휘 저으면 자동으로 열리는지는 확인 못 했네요. 작은 짐 고정하는 패널이 있는 것은 예전과 같고, 1세대는 그 아래 수납공간이 없는데 2세대는 있네요. T8을 제외하고는 임시 타이어가 있는데, 1세대는 이 임시 타이어가 차체 밖에 있었다면, 2세대는 트렁크 안쪽 맨 아랫 공간에 숨어있습니다. T8은 타이어 수리 키트가 들어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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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브 박스
사실 이건 따로 쓸 것도 없는데, 조수석의 글로브 박스를 여는 버튼이 센터스택 맨 우측에 따로 있습니다. 처음에 이걸 못 찾아서 글로브 박스 부술 뻔 했네요. 뭔가 좀 세련되 보인다는 느낌은 있지만, 왜 이걸 구지 따로? 이런 의문이 듭니다. 100명이면 100명 글로브 박스에서 여는 버튼이나 레버를 찾지 않겠어요?

City Safety 외 안전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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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정말 칭찬해 주고 싶은 점입니다. 8천만원짜리 D5 Momentum 모델부터 1억이 넘어가는 T8 모델까지 서라운드뷰를 제외하고는 전 트림 모두 다 들어가 있습니다. 짝짝짝!!! 
시승해 보면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앞차 따라가지만 설정 속도 이상은 안 따라감), 파일럿 어시스트(LKA라고도 하죠. 차선 따라서 핸들 돌아가네요. 20초 정도 아예 손 안 잡아도 되고, 다시 손만 걸치면 활성화 되므로 간선도로나 고속도로에서 정말 편할 듯 합니다.), 거리경보(앞차와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면 HUD에 경고 아이콘이 뜹니다.), 차선 유지 보조(좌/우 방향 지시등 없이 차선을 넘어가려 하면 스티어링휠에 반대 방향으로 힘이 약간 걸립니다. 차 고장 났다고 문의하시는 경우도 많다는데, 전 무조건 켜기 때문에 일부러 안 켜고 느껴보았네요.), 도로 표시 정보(제한 속도, 카메라 등을 아이콘으로 계기판, HUD에 표시) 등등 직접 느껴보니 정말 좋네요. 왜 비싸도 이런 옵션 다 넣으라고 하는지 이해가 갑니다. 돈 준데도 안 들여온 일본 L모사, 광고는 있는 걸로 해 놓고 없는 차 파는 독일 삼각별사 등이 미워집니다.
이 정도 안전 옵션과 주행 보조장치는 어느 차량과 비교해도 빠짐이 없네요. 진짜 칭찬하고 싶습니다.

Power Train
제가 제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부분이라 가장 마지막에 써 봅니다. 1세대인 제 구공이 D5는 대강 200마력에 토크 40인 직렬 5기통 2.4리터 싱글 터보 디젤 엔진을 가지고 있습니다. 2세대 D5는 신형 Drive E 파워트레인을 가지고 있어 D5 모델이 직렬 4기통 트윈 터보 디젤 엔진으로 235마력에 토크 48.9 를 자랑합니다. 스포티브 드라이빙, 다이내믹 드라이빙에 전혀 관심이 없는 제게는 이 정도도 충분합니다. 특히나 1세대 싱글 터보의 터보랙을 전혀 느낄 수 없는 2세대의 트윈 터보는 간선도로 합류 시 거침없이 차를 밀어주네요. 또한, 외부에서 들어도 엔진음이 제 차보다 훨씬 조용합니다. 정차 시 진동도 많이 억제되어있고요.
4기통이라는 감성적 약점이 문제 되지 않는다면 부족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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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미러
1세대 BLIS 램프가 A필러에 내장되었던데 비해, 2세대에는 사이드 미러 바깥쪽 상단에 불이 들어도록 되어있습니다. 미러가 기본적으로 ECM 기능 등도 들어가 있어 30만원 가량 하는데, 역시나 조수석만 광각이고 운전석은 일반 미러네요. 이건 좀 운전석도 광각으로 해 주지… 왜 유럽산 차들은 운전석에 일반 미러를 넣을까요?


총평
가격대가  좀 나가죠. 아무래도 어라운드뷰 카메라, 진짜 나무 인레이, 나파 가죽 시트, 앞좌석 사이드 서포트 및 통풍/안마 시트 등의 옵션이 Momentum에는 없고 Inscription 에만 있기에 Inscription 모델이 가장 잘 나갈 것 같은데요, D5만 해도 Momentum 8천과 Inscription 9천, T6 Inscription은 9.5천 정도로 가격이 꽤 높아져서 저같이 능력 부실한 사람은 많이 부담됩니다. 게다가, 출시 초기 및 전세계적으로 물량이 넉넉치 않으니 할인은 꿈도 못 꾸고요.
하지만, 트림 가리지 않고 모두 들어가 있는 안전옵션과 주행보조기능, 각종 충돌 테스트에서 전과목 만점을 받아온 볼보의 안전철학, 다운사이징을 했지만 모자라지 않는 힘과 오히려 더 조용해진 점 등을 높게 산다면, 타사 경쟁 차종과 비교했을 때 약간의 우위는 가지지 않을까 합니다. 실 구매가 기준 한 500만원만 빠져도 타사를 압도하는 매력을 발휘할 수 있을텐데, 약간 아쉽습니다.

이상 차알못의 XC90 1, 2세대 비교 시승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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