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써 내려가기 위해 혼자말 식으로 써 내려가 보겠습니다.
경어를 사용하지 않은 점은 이해 부탁 드립니다.

"알파로메오 아세요?"

"네? 알팔이요?"

R8이란 차가 유명하긴 유명한가보다.
차 얘기를 하다 알파로메오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하다보면 꼭 한번씩 R8이 나오니..
차를 좀 알고 심지어 수입자동차 업계에 있는 사람에게도 저런 말이 나올 정도면 국내에서 생소한 브랜드인건 확실한듯 하다.

처음부터 마음에 들어 구매한 차량은 아니고 개인 사정으로 어찌 어찌해서 나에게 까지 흘러들어온 브레라는 자신의 운명에 비해 좋은 컨디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중고차를 주로 구매하는 내게 한가지 법칙이 있다면 차를 보러 가기전부터 차를 볼때까지 이차가 최악의 컨디션일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것인데 그렇게 생각하고 차를 보면 어지간한 문제점들은 애교로 바줄수 있는 넓은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런 마음때문인지, 당시 진짜 상태가 좋았던건지 지금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이 녀석은 조수석과 뒷자리의 가죽상태도 깨끗했고 짧은 주행거리와 자잘한 접촉사고를 제외하곤 데미지를 입을만한 사고도 전혀없는 꽤나 괜찮은 녀석이였다.

첫만남은 실망이였다.
우리의 어긋남은 키를 받는 순간부터 시작됐다.
상태에 대한 기대는 없었지만 이태리차=배기음 의 공식은 어느정도 기대를 해서 키를 꼽고 스타트 버튼을 눌렀을때 이 허무함은 지금도 브레라의 첫번째 단점으로 꼽을정도로 너무나 조용하며 부드러운 6기통 세단의 그것이였다.

"에게? 이게 뭐야?"

'혹시 국내 인증때 소음 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배기쪽에 흡음재를 잔뜩 넣고 깜빡 제거를 안했나?'싶어 유튜브를 통해 배기음을 검색해 봤지만 흡음재는 재대로 제거한게 확실했다.
냉간시 시동을 걸면 중저음으로 어느정도 배기음이 있긴하지만 배기작업 해놓은 C63에 익숙해진 내 귀에는 너무나 조용한 세단 배기음으로 들려 배기작업을 해야하나 그냥 둬야하나 고민했지만 창피하지 않고 적당해서 좋다는 와이프의 뜻에 따라 순정상태를 유지하였고 가끔 창문을 열고 달리다 보면 기분좋게 올라오는 배기음이 나쁘진 않다. (아주 가끔)

처음 차를 받아 고속도로에 올라 힘껏 밟았을때의 첫 느낌역시

"에게? 이게 뭐야?"

그래도 260마력에 토크가 30이 넘는 차가 치고 나가는건 200마력이나 되려나 싶을 정도로 조금 나쁘게 말해 형편 없었다.

"음.. 내가 모르는 알파만의 매력이 따로 있는걸까?"

"알피엠을 쫙쫙 써줘야 하는데 그전에 변속이 되서 그런가?"

점점 실망감에 빠지기 시작하고 내가 왜 이차를 가져왔을까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를 반나절..
밥달라고 보채는 브레라에 고급유를 주유하기 위해 주유소를 해매다 시동이 꺼지기 직전 주유소를 발견하고 겨우 급유를 한후 집으로 돌아왔다.

"뭐지? 이 찜찜함은.."

다음날 브레라를 점검할겸 딜러인 친구에게 부탁해 성능점검을 받으러 출발했는데 엑셀이 어제완 다르게 가볍게 느꼈다. (사실이다. 진짜 가벼웠다.)
기분탓인가 싶었고 친구를 만나 성능을 보고 수다를 한참 떨고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뭔가 어제와 다른 느낌을 받아 전차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럼 그렇지.."

일반유를 넣고 주행을 했다는 전 차주의 말을 듣고는 인터넷에서 열심히 검색을 해본 결과 브레라는 옥탄 95이상 주유할것 이라는 (옥탄 98인 글도 있었음..) 글을 보고는 약간 수긍이 되면서도 스팩상 성능만 보면 일반유 때도 암시롱 안할것 같은데 설마 기름때문에 그럴까 싶었다.
그리고 그 설마가 맞았다. (그래도 꼴에 이태리 자존심인가?)
그후로 계속해서 고급유로 관리 해주니 일반유 브레라는 거짓말 조금 보태 림프모드로 느껴질만큼 경쾌하게 달려주었다.
마치 처음 타봤을때 브레라는 이쁘고 몸매도 좋은데 성격도 까칠하고 게을로 터져서 외모만 보고 한번 만나 놀면 좋을 정도 였다면, 지금은 이쁘고 몸매 좋으면서 성격은 까칠하지만 그래도 자기 할일은 제대로 하는 도도한 여자랄까?^^;

처음 브레라를 타고 고속도로에선 차가 생각보다 안나가 감흥이 없었지만 컨디션이 좋아지고 난 후 브레라를 타고 종종 드라이브를 다니며 느낀 성능을 이야기 하자면 이 차는 GT다.

일본 시승기를 읽고 머릿속에 상상한 브레라는 뭔가 가볍고 날렵하며 날카로운 핸들링으로 푸조의 RC들이 떠올랐는데 실제로 타고 느낀 브레라는 적당히 하드하면서 편안한 시트에 스티어링으로 전달되는 이 묵직한 느낌은 벤츠의 그것이 떠오르게 한다.
AMG들은 아니고 SLK350이나 CLK350급.
제법 빠르게 변속되지만 너무 편한 변속기에 묵직한 스티어링과 고속 안정감.
이건 누가봐도 GT다.

그런데 재미있는게 내가 주로 드라이브 하는 코스의 고속 코너를 C63과 같은 속도로 달린다는거다.
무려 200마력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C63은 여기가 한계다 싶은 코너를 같은 속도로 돌아 나가는게 참 신기하다.
전자장비가 개입되고, 내가 실수 했는데 차가 알아서 돌아준다는 그런게 아니라, 내가 이만큼 하자 하면 일단 그만큼은 해주는 그런 느낌?
오버나 언더가 무서워서 차는 더 빨리 달릴수 있는데 스스로 리밋을 걸게 하는 C63과는 달리 뉴트럴한 느낌이 이런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머릿속에 그린 라인을 그대로 달려주는, 그렇다고 그게 불가능할줄 알았는데 어거지로 성공해서 짜릿(?)하게 돌아 나가는게 아닌 "어쭈?이거봐라?"하는 기분으로 돌아나간다.
오버 스피드로 코너에 진입 했을때 감속을 하면 안으로 말린다던지 밖으로 밀린다던지 등의 그런 느낌보다는 그냥 그라인을 달리며 부드럽개 감속이 된다.
그러다 보니 고속 코너를 만나도 C63만큼 불안하지 않다.
물론 이차가 C63보다 고속에서 안정감 있다는건 아니다.

내가 C63을 브레라 처럼 편하게 타지 못할뿐..

(나에 400마력 이상 고출력은 벅차단 말인가..ㅜㅜ)


난 남들처럼 서킷이나 와인딩을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니고 전문지식도 없다보니 이렇게 밖에 설명 할수 없지만 내 생각에 4륜차를 탄게 거의 세손가락 안에 꼽히다 보니 원래 브레라의 성격이 저런건지, 4륜차 대부분이 저런지 구분을 못하는 걸테고, C63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고 출력도 낮아 C63으론 버겁던게 잘된걸수도 있다.
어쨋든 확실한건 달리는데 부담 없고 너무 편하다는것이다.

이제부터 단점을 얘기해 보려 하는데..

이차의 첫번째 단점은 배기음이다.
차만 보면 뭔가 우렁찰것 같은데 시동걸면 세단이다.
편하고 조용하고 아마 159의 해치백 버젼의 다른 이름이 브레라일듯.

두번째 단점은 아무리 브레라때부터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독일차에 비해 부족한 배려와 품질이다.
이쁘게 알미늄 깍아 대쉬보드 등 이쁘게 꾸며놓고 기어노브 부분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놓질 않나..
팔걸이 부분이 수납공간겸 컵 홀더다 보니 PET 음료같은걸 끼우면 걸리적 거리질 않나..

"아~ 진짜.. 어차피 만드는거 조금만 더 신경쓰지.."

페라리 람보 컵홀더 없으니 지도 이태리 차라고 이렇게 만든건가 싶다.

세번째는 어쩌면 제일 중요한 연비다.
치명적일 정도는 아니지만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데일리로 쓸수도 있고 못쓸수도 있는 수준이다.
일단 트립의 순간 연비를 기준으로 크루즈를 이용해 (이용하지 않아도 비슷) 평균적으로 70키로 항속이 9~10키로, 75키로 항속이 10~11키로, 80키로 항속이 11~12키로, 90~100 항속이 9~10키로 정도다.

막히지 않는 시간대에 80키로 속도로 13.4키로로 달려본적도 있어 사진을 남겨놓을 정도로 고속 연비따윈 없다.
풀악셀 기준으로 0~80까지의 가속 연비는 2~3키로대인데 80~180은 5~6키로대가 찍한다.
누적 연비는 6키로대
같은 거리를 달려보면 C63의 80%정도 연비인듯 하다.
승차감이 세단이면 연비도 세단이여야지. 스포츠카 자존심 부릴대서 부려야지 연비로 어떻게..ㅜㅜ

이외에는 크게 단점은 없는듯 하다.
오일 소모가 좀 있는 편이지만 달리는 차는 대부분 소모가 있으니 단점이라 볼수 없겠지.
시동을 걸면 친절하게 휴대폰 안테나 표시처럼 오일량이 나오니 오히려 장점이라고 해야겠다.

이차를 타보고 알파로메오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오토가 아니였으면 아마 접하지 못했을 거다.
이제 막 면허를 따 운전을 시작하는 와이프도 지금까지 가져온 차 중 제일 마음에 든단다. (연비에 대해선 모른다.. 항생 풀로 체워주니까)
사이즈가 작아 운전하기 편하고 사람은 못타지만 뒷좌석이 있어 짐 두기도 편하다나?
알파는 진짜 차 잘아는 전문가들이나 타는차로 여겼는데 나같은 사람도 만족하는걸 보면 대중화를 꾀한게 먹히긴 먹힌것 같다.




이런건 처음 써봤습니다.
차를 팔기위해 내놓은 상태지만 워낙 희소차고 궁금하신 분들이 많아 부끄러운 실력이지만 그냥 느낀대로 편하게 써봤습니다.
말도 안되는 내용이지만 테드에는 워낙 고수분들이 많으셔서 다 이해하셨을거라 믿습니다.^^
마치 외국에 나가 콩글리쉬와 바디랭귀지를 해도 다 알아듣는 현지인 처럼 말이죠.^^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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