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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유명한 것보다 더 중요한 존재이유는 매니어들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아왔다는 부분이다.
이는 단지 고급브랜드이기 때문만은 아니며, 신구를 넘나들며 BMW가 창조해낸 샘플들이 가진 고유의 색깔과 높은 완성도 그리고 짜릿한 주행질감 등등이 어우러져 매니어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마음도 사로잡은 것이다.

최근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파워트레인과, 모듈화된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공유함으로서 절약한 비용을 엄청나게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을 늘리는데 활용하고 있다.

BMW에 SUV가 없던 시절을 떠올리면 3,5,7시리즈가 전부이지 않았나?
지금 1,2,3,4,5,6,7,8,X1,X2,X3,X4,X5,X6에 GT모델에 M모델들의 종류는 또 얼마나 많은가?
여기에 i3, i8과 같은 전기파워트레인을 가진 모델들까지 존재한다.

모델명을 모두 겨우 헤아리더라도 한개의 모델에 존재하는 트림이나 라인업을 모두 암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뿐더러 다양한 나라에 적용되는 특이사항까지 정리하는 것은 머리가 터질 일이다.

모든 브랜드가 환경과 효율에 집중해야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과거의 낭만적이고 스페셜한 차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은 이미 과거의 향수로 사라져버린지 오래다.

신형모델들의 경쟁력이나 상품성은 분명히 높다.
전세계를 시장으로 다양한 나라의 환경규제를 통과시켜야하는 엄청난 숙제를 해내야하는데, 과거의 향수에 취해 있는 극소소의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킬 차를 만들 여력이 있을리 없다.

M모델 역시 범용모델의 뿌리를 바탕으로 설계된다는 점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고, 그런 시점에 낭만의 시절에 만들어졌던 완벽하게 보존된 샘플을 경험하는 것은 아주 대단하고 엄청나게 즐거운 일이다.

E46 M3 수동은 수차례 시승을 해봤지만 확실한 것은 이 차가 현역으로 혹은 단종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의 시승기억보다 지금처럼 이미 몇 세대 후손들이 활약하는 시대에 타본 느낌이 훨씬 강렬했다는 점이다.

M에 대한 이해와 그 뿌리는 분명히 모터스포츠와 직결된 것이고, 여기에 직렬 6기통 엔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은 M을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80년대 E30 M3가 DTM에서 활약할 때의 독립쓰로틀 4기통 엔진은 M3의 시조이지만 사실 M1에 사용되었던 직렬 6기통 3.5리터 엔진이 어쩌면 더 유의미한 유닛일지 모른다.

BMW에서 M버젼에 직렬 6기통을 E36 M3에 95년부터 탑재했는데, 북미에는 328i엔진을 보어업한 형태의 240마력 3.2리터를 사용하였고, 유러피언 사양에는 독립쓰로틀을 갖춘 286마력 3.0마력 사양이 96년도에 3.2리터로 바뀌면서 320마력까지 출력을 끌어올렸다. 

2000년 바로 이 독립쓰로틀 엔진을 개량해서 북미에는 333마력, 유로사양은 343마력으로 E46 M3에 실리게 된다.

직렬 6기통 독립쓰토를 엔진의 족보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빅블럭 6기통은 M1에서 시작된 3.5리터 엔진이 초대 E28 M5에 실렸고, 이 286마력 사양이 E34 M5초기형에
3.6리터로 배기량이 늘어나고 315마력이 되었다. 93년 후기형이 나오면서 3.8리터 340마력 사양을 마지막으로 BMW역사에서 빅블럭 직렬 6기통 독립쓰로틀 엔진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 빅블럭 6기통 엔진은 M1에서 파생된 것으로 완벽한 레이스 엔진으로 성능뿐 아니라 내구성에 있어서 BMW 모터스포츠 역사상 가장 신뢰성이 좋은 엔진에 해당된다.

M3에 사용했던 직렬 6기통 엔진은 3.2리터가 가장 큰 사이즈인 스몰블럭에 해당되기 때문에 빅블럭 6기통과는 연관성이 없다.

경험상 매우 무겁게 움직이다가 막판에 힘을 몰아쓰는 빅블럭의 느낌과 비교하면 스몰블럭은 전체적으로 모든 영역에서 가볍게 작동하고 상대적으로 경쾌하다.
반면 토크감은 좀 약해 회전수를 상당히 높게 쓰면서 타야하는 엔진이다.

M3가 개선형 3.2리터를 E46 M3에 올린 후 초창기 버젼에서 크랭크샤프트 커넥팅로드 베어링으로의 윤활문제로 엔진이 작살나는 경우가 허다했고, 국내에서도 많은 초창기 엔진들이 BMW정식 서비스센터에서 엔진교환을 받았다.

모터스포츠 기반의 M엔진이 정상적인 운행에도 죽어버리는 일은 BMW입장에서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을 초래할 수 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BMW는 이 문제를 전세계적으로 아주 조용히 잘 처리했다고 본다.

브랜드마다 엔지니어링의 mistake는 존재하는 법이고 어떤 브랜드가 특별히 더 많고 적고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방법과 속도인데, BMW는 이 분야에서 독일 브랜드 중에서 가장 스마트하다고 생각한다. 

E46 M3를 시승해본 경험은 열손가락으로도 부족하고 다양한 튜닝버젼과 서스펜션 세팅, 차량의 검증과 평가 등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타봤고, 책한권은 좀 부족해도 책 반권어치의 스토리가 내 머리와 몸에 기억되어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다시 오랜만에 만난 E46 M3가 보여준 이날의 주행은 너무나 짜릿하고 흥분되는 시승이었다.
엔진이 태어났을 때 부여받았던 그 능력을 100%발휘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바노스의 상태가 천차만별인데다가 어떤 것이 정상이고 어느정도의 파워가 나와야하는지를 판별하는 것 자체가 까다로운 엔진의 특성을 고려함에도 완벽한 상태와 성능이라고 단정짓는 것이 너무나 쉬웠을 정도로 이 차는 완벽한 엔진 상태를 보여주었다.

오너의 세심한 관리를 받은 차라는 것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엔진과 변속기의 상태 그리고 클러치의 느낌, 1.8도 정도 이상으로 보이는 마이너스 캠버에도 불구하고 타이어의 안쪽면이 깍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주 정교한 얼라인먼트 세팅을 이루어졌고, 언더스티어를 피하는 매우 공격적인 세팅을 했다는 점 등등 너무나 좋은 차라는 점은 단순히 그냥 메인트넌스 잘 된 차의 수준이 아니었다.

높은 속도를 대응하는 E46 M3의 모습에서 고회전의 의미는 매우 남다르다.
8자를 스친 후 변속하는 느낌은 99%엔진이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회전수에서 스트레스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의미가 더욱 더 크다.

그 정교함은 정확한 운전을 할 때 더욱 더 빛을 발산하며, 엔진이 내는 모든 동작이 읽히기 때문에 스포츠 주행의 순간으로 돌입했을 때 차와의 교감은 이루말할 수 없이 직관적이다.

강한 바디는 아니지만 약간의 탄성을 이용해서 쫄깃쫄깃한 핸들링을 만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E46 M3에 BMW가 장기로 하는 아나로그적인 세팅 기술과 완벽한 밸런스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은 너무나 값진 유산이다.

변속의 즐거움은 운전자가 이 엔진을 잘 운영하기 위한 적정회전수와 단수를 재빨리 선택하고 반복적으로 정확한 변속을 해주면서 극대화된다.
엔진이 좋아하는 영역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 시점을 놓치면 엔진은 몹시 실망한다. 이때 가속패달을 더 깊게 눌러 이 상황을 회피하는 그런 유치원생보다 못한 바보운전을 이차로는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엔진에 걸리는 로드 대비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전에 다운시프트를 해 엔진이 숨통이 트이는 회전수로 끌어올린 후 가속패달을 지긋이 밟아주는 정확한 운전은 터보처럼 부스트 믿고 어떤 영역에서건 밟아 재끼는 운전과는 스포츠 주행의 관점에서 보면 차원이 다르다.

NA엔진이 터보 대비 사운드나 직선적인 레스폰스의 우위를 가지고 논하는 것보다 더 심오한 의미는 회전수를 운용하는 방법론적인 부분과 가속패달을 전개하는 그 리듬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리듬과 깊은 관찰은 스포츠 주행의 수준을 더욱 더 끌어올리고 E46 M3를 너무나 즐겁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여전히 현역으로 뛰어도 좋을 정도로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하고 기능하는 E46 M3는 부족함이 전혀 없다.
250km/h이상을 달려도 불안하지 않고 제동력도 충분하며, 핸들링은 요즘 기준으로 가벼운 차체로 인해 너무나 가뿐하고 경쾌하다.

이렇게 잘 보존된 E46 M3를 찐하게 경험하고 나면 최신 M3는 도대체 뭐가 더 얼마나 좋아졌는지 말하기에 자신감이 사라져버린다.

엔진을 이기는 샤시의 높은 완성도와 제동력의 의미는 차를 다스리는 사람에게 엄청난 심적 안정감을 주고 토크의 변화가 과격하지 않지만 커브에서 드라마가 있으며, 변속 직후에 걸리는 회전수에서 잠시 머무리는 순간 가속패달을 밟은 깊이에 따라 전혀 다른 사운드를 낼 줄 아는 정직함이 E46 M3에는 녹아있다.

수동만이 연출할 수 있는 영역은 그 어떤 자동변속기로도 점령이 안된다.
그 운전의 깊이를 누릴 수 있는 차중 E46 M3는 으뜸일 것이다.

신차가 아무리 좋아져도 의미있는 구형 모델을 잘 가꾸어 신차 수준의 성능과 기능을 발휘한 상태에서 즐기는 여유는 취미의 영역에만 머무리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매우 수준높은 카라이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의 주인공인 E46 M3는 신차 몇 대를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차이다.

이미 많은 부류의 매니어층들이 신차를 졸업하고 스파르탄한 감각이 여전히 강하게 살아있는 모델들을 찾아서 즐기는 문화의 변화, 아니 문화의 다양성이 시작되었다.

개체수가 작다보니 돈주고 사고 싶어도 오너가 처분하지 않겠다고 버티면 세상 다가진 갑부도 가질 수 없는 것이 때론 자동차이고, 가지기 힘든만큼 이런차를 손에 쥐었을 때의 만족도도 차별됨은 경험자만이 알 것이다.

E46 M3를 다시한번 되돌아보면서 나의 젊은 청춘에 동경했던 차를 십수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한번 평가할 수 있었음을 기쁘게 생각하며, 진정으로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싶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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