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는 세계의 젊은이들을 흥분시키는 이름일 것이다.
독일차로서는 포르쉐 다음으로 많은 매니어층을 이루고 있는 차종이며, 매니어들의 철저한 보호아래 미국 현지의 전문지에서도 감히 BMW를 격하시키는 발언을 했다가는 수많은 항의 메일로 인해 정정기사를 내어야할 정도이다.


그중에서도 M시리즈는 스포츠성을 극대화 시킨 차종으로서 BMW의 위상을 한단계 높이는 이미지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에 미국 워싱턴에서 시승한 M3는 신형 M3가 데뷔하는 바람에 현재는 단종된 E36 보디이지만 신형 3시리즈가 무겁고 뚱뚱해 보이는 것과 비교해 오히려 스포티해 보인다.
M3는 이미 국내에서 2번의 시승기회를 가진 차종이지만 기회만 된다면 얼마든지 시승하고 싶은 차종으로서 인간과 기계가 최상의 조건에서 호흡할 수 있는 차종일 것이다.



미국에 수입된 E36 M3는 미국의 심한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직렬 6기통 3.2리터 엔진에 240마력의 최대출력을 보이지만 독일 현지에는 같은 배기량에  320마력 사양이 판매된다.
미국수출형 엔진은 328i의 6기통 2.8리터 엔진을 배기량을 넓혀 만든 엔진이며, 독일의 내수버젼은 이 엔진과 흡, 배기시스템은 물론 여러부분 부속을 따로 사용한다. 때문에 미국사양을 가진 M3오너들은 항상 독일의 내수 엔진을 갈구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갈증을 Dinan이라는 회사에서 생산되는 M3 전용 수퍼챠져가 어느정도 풀어주는데, 240마력의 M3엔진을 340마력으로 높일 수 있으며, 높은 완성도로 인해 BMW에서 유일하게 Warranty를 보증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튜닝 키트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종은 Dinan에서 생산되는 배기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튜닝을 위해 Dinan 수퍼챠져 킷을 이미 준비해 놓은 상황이었다.

M3는 같은 보디의 E36 3시리즈와 카 매니어가 아니면 거의 구별을 하지 못할 정도로 17인치 휠 타이어와 사이드미러 이외에는 구별하기 힘들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이드 스커트와 범퍼 부분의 모양이 약간씩 다르게 되어있다.


실내에 들어가면 곳곳의 M로고로 인해 차별된 차종임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시동을 걸고 1단에 위치시키고 도로에 오르니 한국과 너무도 다른 도로상황에 한동안 어리둥절했지만 역시 교통 선진국답게 기본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이기에 적응이 어려울 수가 없다.



M3는 기어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5단 250km/h를 레드존인 6500rpm에서 마크한다.
물론 6단이 있다면 더 높은 속도도 가능할 것이다.
엔진은 NA엔진의 장점이 최대한 살아 있는 느낌으로 토크밴드가 넓어 1,2,3단 레드존까지의 상승시는 변속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며, 4단에 들어가서야 속도계와 rpm 메터를 병행해서 볼 정도로 여유가 생긴다.



3,4,5단은 기어비가 가까워 레드존에서 변속하면 rpm이 항상 4700rpm이상을 가르키기 때문에 변속후 펀치력이 상당히 강하다.
스위치로 on, off가 가능한 트랙션 컨트롤로 인해 코너에서 구동륜인 후륜이 공전하는 것을 원천봉쇄 시켜 테일 슬라이드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물론 이 스위치를 끄면 2단 기어를 이용해 코너에서 파워 드리프트와 파워 스핀턴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확실히 트랙션 컨트롤을 작동시킨 후 코너에 들어가면 쓰로틀을 여는 것과 비례해서 견인력이 생기기 때문에 직각코너에선 언더스티어가 심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트랙션 컨트롤을 믿고 쓰로틀을 어느정도 닫은 상태에서 코너인을 하고 클리핑 포인트를 지나자마자 스티어링을 풀면서 쓰로틀을 적극적으로 열면 코너 탈출 직전 뒤를 약간씩 날리며 멋지게 빠져나올 수 있다.



독일차 특유의 강성으로 인해 스트로크가 짧고 단단한 하체이지만 쿵쿵치는 느낌이 없고 바운싱을 크게 하지도 않는다.
BMW의 가장 큰 장점은 강한 차체강성을 등에 업은 고속 코너링이다. 일반적으로 스포츠카들과 스포츠 세단이라 할 지라도 고속코너링시 액셀링에 의해 차의 뒷부분이 예민해지는 편인데, M3의 경우 고속코너링시 액셀링에 의한 테일피쉬(tail fish)의 부담이 상당히 적다.
신형 M3의 경우 출력은 높아졌지만 100kg 남짓 늘어난 몸무게 때문에 운동성능에선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내려지고 있다.



M이라는 마크가 상징하듯이 이미 튜닝이 되어있는 차종이지만 부족한 부분을 매꾸고 싶다면 AC슈니처에서 휠, 서스펜션은 물론이거니와 숏 시프트 링퀴지(short shift linkage)와 각종 익스테리어 에어로 파트 등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높은 완성도의 튜닝킷을 경험할 수 있다.

지금까지 E36 M3가 데뷔해서 단종될 때까지 유일한 경쟁자였던 자동변속기 사양의 벤츠 AMG C36은 이미 서킷에서 M3의 적수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럭셔리 스포츠 세단의 타이틀 방어를 완벽하게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그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 콰트로 시스템을 무기로 한 아우디 S4와 미국 현지 언론에서의 비교테스트에서 E36 보디의 M3는 열세를 보였다.



물론 데뷔한지 8년이나 된 구형보디의 차종이라는 점에서 어드벤테이지가 필요했겠지만 결코 아우디 S4를 만만히 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항상 단점으로 지적되는 유지비에서 낮은 점수를 유지하지만 고품질을 가진 일본차라도 감히 넘보지 못하는 카리스마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고도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차종으로 군림하고 있다.



매니어들이 명차라고 주장하는 차의 단점을 찾는 일이 의미가 있을까?
단점이 없어서 명차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명차인 이유를 찾고 느끼고, 보고 들은 이야기와 매치시키는일은 너무도 즐거운 일이다.
M3는 매니어들에게 항상 감동을 주는 차임에 틀림없으며. 운전자를 겸손하게 만드는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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