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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을 올리고나서 시운전때의 느낌은 좋았습니다.

힘이 새는 느낌없이 잘 올라가고 속도가 붙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급가속시에 부드럽지 못한 가속감이 다시 살아났고, 결정적으로 연비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세단과 비교해 많이 나쁜 것을 보이는 등 다시한번 점검을 하기 위해 인모션모터스에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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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폴트코드가 없지만 진단기로 할 수 있는 일은 상당히 많습니다.

MAF가 두개 있는 V8엔진은 MAF의 값을 비교해 혹시 인테이크쪽 MAF와 꼽히는 곳의 진공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만약에 기밀성이 문제가 있다면 좌우 값이 어떤 편차를 가지고 움직이게 됩니다.


진단기 상으로 문제가 없어 다시한번 강한 진공테스트를 실시했는데, 큰 진공의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약간 애매한 형태의 진공의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급가속 중 미세한 가속부조현상을 보여주기 위해 제가 미케닉으로서 존경하는 인모션모터스의 황민호 과장님과 함께 테스트를 나갔습니다.


사실 RS6를 소유하고 있지 않거나 많이 타보지 않은 사람들은 제가 언급하는 가속부조에 대해 쉽게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미세한 차이였습니다.


일단 황과장님도 어떤 내용인지 알겠다고 하고 복귀하는 길, 대략 테스트 구간에서 160km/h정도를 달리고 있다가 감속을 하는데, 갑자기 브레이크가 듣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군대 야수교 시절 두돈반 트럭이 브레이크 마스터실린더가 터진 차를 안전하게 세운 경험도 있고, 잘 달리던 차의 액셀케이블이 걸려 감속이 안되고 미친듯이 달리던 차를 세운 경험도 있기 때문에 배력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듯한 느낌의 당시 RS6 Avant를 세우는 것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었다면 브레이크 패달이 100배는 무겁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당황할 수 있는 상황이긴 했습니다.


황과장님은 일단 첫번째 엔진 작업을 통해 누유와 누수를 완벽학 잡았고, 눈에 띄는 진공들을 모두 정비했지만 아예 엔진을 다시 내려 진공쪽을 모두 교환하고 단단히 조이는 작업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특히 인테이크 매니폴드 밑으로 지나가는 진공들을 이번 기회에 완벽히 하자고 하셨습니다.


오래된 진공호스들은 진공테스트 자체로 투입된 강한 공기압을 견디지 못해 당시 멀쩡했던 호스들이 기밀성이 떨어지는 현상도 있고하다보니 고무호스들이 어느정도 경화된 상태에서 진공테스트를 할 때는 얻는 것과 잃는 것이 공존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번에 배운 교훈 역시 예민한 진공의 차이가 주는 미묘한 엔진 느낌의 변화를 감지해 일반정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깊이 있는 접근으로 들어가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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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의 변속스위치의 문제로 가끔 변속기가 림프모드로 돌아가는 문제는 변속기 옆에 붙어 있는 변속스위치의 불량 가능성이 큽니다.


필요한 부품을 가지고 부모님 댁에 가서 부품을 탈거하는 일은 여건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아주 작은 부품이라도 뜯기 위해서 매우 불편하게 만들어져있어, 옆에서 우리 리트리버가 보고 있는 상황에서 진짜 개고생이 뭔지를 느낄 정도로 짜증도 났고 힘도 많이 들었습니다.


일단 집에 있는 엔진변속기를 인모셔모터스로 옮겨 필요한 부품들을 뜯어서 이번에 문제를 완벽하게 잡아보다는 각오를 단단히 했습니다.


이 큰 엔진을 옮기기 위해서는 라보와 같은 소형화물로는 안됩니다.

액슬이 붙어있었기 때문에 라보가 왔다가 싣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고 포터가 와서 실었습니다.


엔진을 차에 싣기 위해서는 지게차도 불러야 합니다.

한번 불러서 엔진 차에 싣는데 5만원이며, 내릴 때도 지게차를 불러야하기 때문에 싣고 내리는데 10만원이 듭니다.


어머니께서 차고 문을 열고 닫아주시고, 지게차가 와서 포터에 올리고 인모션모터스에서 엔진내리고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부모님댁의 엔진은 옮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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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을 내리는 일은 과히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냥 볼트 몇개 풀르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다시 조립할 때 배선과 호스들의 정렬을 비롯해 완성도 있는 작업을 하는 것은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미세한 문제를 잡기 위해 다시 엔진을 내리는 결정을 한 것은 대단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엔진을 두번이나 내리는 일은 제 인생에서 RS2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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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느끼지만 RS6의 엔진은 정말 잘생겼습니다.

이런 엔진을 만들었던 인간들을 모두 한번 만나서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을 정도로 전 그 사람들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렇게 단하나의 차량만을 위해 엔진이 대부분 전용부품으로 구성되어 만들어지는 일은 아우디 역사상 없을 지도 모를 정도로 RS6는 특별한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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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오버홀을 위해 선배님의 벤틀리 플라잉스퍼도 입고되어있는데 둘다 목발짚고 있는 모습으로 어찌나 그 모습이 처량하던지 한컷을 찍고 있는 저의 심정도  도대체 언제 이 작업들이 끝날 것인가 안개속의 고단함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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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호스 자체는 사실 별게 아닙니다.

문제는 고정하는 방법인데, 위아래의 클램프를 보시면 집게 형태의 클램프와 볼트로 조이는 타입 두가지 형태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볼트로 조이는 타입은 고무가 시간이 지나면 찌부러지는데 대응이 되지 않습니다. 고무가 찌부러지면 느슨해진다는 말입니다.

즉 조임토크가 시간이지나면서 약해져 그 부분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집게형태는 찝어 두면 조이는 힘이 항상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오래동안 그 조임이 유지됩니다.

따라서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내구성이 보장됩니다.

필요한 정품 클램프들을 모조리 구입해서 작업 준비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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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가 듣지 않았던 이유는 Z밸브라고 부르는 밸브가 파손되어서 입니다.

엔진의 메인 진공에 해당하는 매니폴드와 진공부스터와 연결된 곳이 빠지면서 브레이크가 듣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순정 신품으로 교체하고 이 부분을 완벽히 보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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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보시면 푸른색 마킹을 보실 수 있습니다.

볼트와 클램프에 이렇게 표시를 해두는 이유는 저 마킹이 되어 있으면 조임을 완벽히 확인했다는 의미입니다.


조여야할 볼트와 너트가 워낙 많기 때문에 그리고 하루이틀 작업해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표시를 해둠으로서 작업자가 작업을 완성한 부분이 쉽게 구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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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더리 에어펌프 역시 완벽하게 다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고 파이프를 새로 연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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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진공을 완전 신품 엔진보다 더 꼼꼼히 완성하고 엔진을 올려 시동을 걸었는데, 몇분후 뭔가 와글와글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시동을 끄고 운전석쪽 실린더 커버를 열어보니 캠축 어드져스터의 체인 가이드가 깨져버린 것입니다.

이런 젠장할, 하필 엔진 다 조립해놓고 이런일이....


그런데 어떻게 보면 다행인 것이 외부에서 고속으로 달리다가 그랬으면 저 깨진 플라스틱 조각들 때문에 엔진이 큰 손상을 받았을 수도 있었으니 차라리 출고 이전에 발견된 것은 어떻게 보면 행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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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래 사진을 보시면 체인이 있습니다.

양 캠을 연결하는 체인인데, 체인가이드 아래 보시면 캠 어드져스터라고 고속영역에서 캠체인을 밀고 당기고해서 캠타이밍이 달라지면 고속영역과 저속영역이 구분하는 부품입니다.


BMW의 더블바노스가 연속으로 작동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건 On, Off 방식에 특정 rpm에 도달하면 캠 어드져스터가 작동해 영역을 구분하는 단순한 구조이지만 구조가 단순한만큼 고장이 없고, 직관적이며, 진단이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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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킬로를 달린 엔진이지만 내부는 정말 깨끗합니다.

슬러지도 없고 캠축이 닳지도 않았습니다. 예전 B5 RS4에서 캠축이 닳는 문제가 있어서 RS4매니어들은 캠축에 민감합니다.


제가 국내에 들어와있는 RS6는 거의 왼만한 것은 다 타봤는데, 엔진 자체의 소리가 나쁜 것은 본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엔진 숏블럭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튼튼하고 엔진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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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캠 어드져스터를 교환하고 나서 엔진은 다시 정상 작동했으며, 엔진내부에 있던 깨진 플라스틱 조각들도 모두 수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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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기를 통해 각종 센서들의 값들을 비교하는 단품검사도 꼼꼼히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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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엔진을 올리고 테스트 주행을 하면서 느꼈던 바로 그 느낌. 그래 바로 이런 매끈한 가속과 가벼운 엔진 느낌

이 느낌이 바로 살아있는 RS6의 그 느낌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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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년넘게 복원한 차를 타고 다닐 때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마치 내가 차를 만들어서 타는 느낌이었고, 차 자체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을 뿐더러 너무나 잘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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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임시로 앞 PS3, 뒤 컨티넨탈 스포츠 컨텍5로 조합되어 있던 것을 PSS로 모두 교체했습니다.

500마력이 넘는 차에 PS3는 앞바퀴에 장착하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300마력 이하에서는 너무나 좋은 타이어이지만 그 이상인 경우 강력한 제동시 Initial bite즉 초기 급제동시 땅을 움켜쥐는 힘이 약합니다. 바로 이부분이 PS2와의 차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회사차 CC에 PS3는 너무나 훌륭한 선택이었고, 너무나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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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강남점에서 완벽하게 작업하고 이차에 대한 히스토리를 잘 알기 때문에 더욱 더 세심하게 작업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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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문제는 없이 잘 타고 있으며, 계속 관찰을 거듭하지만 일단 완성의 범주로 봤을 때 성공으로 평가하고 싶을만큼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완성도로 차가 달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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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트윈터보 트리오는 진짜 강하고 튼튼한 엔진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고장이 잦고 관리가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매력이 희석될 수는 없습니다.


인모션모터스는 또 한번 큰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해주셨고, 정말 세심한 관심으로 저와 밀착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문제를 정의내리고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를 논의해 주셨습니다.

그동안 복원기를 통해 보여드렸던 작업은 일반 샾에서 대부분 간과되는 부분이라 복원의 수준에는 차마다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뜯었다가 조립하는 과정에서 작은 고무 오링하나를 위해 며칠을 더 세워둘 수 없는 작업효율성을 고려하면 맘먹고 복원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아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으로 확인한 문제를 그냥 덮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진다는 것이 더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생해주신 인모션모터스 김현남 대표님, 황민호 과장님, 김혁 대리님, 이규민 대리님외 스텝분들께 감사드립니다.


RS6 Avant에 대한 업데이트는 별도로 하는 것으로 하고 복원기는 이만 마칩니다.

성원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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