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토요일 지인들과의 드라이브때 오랜만에 RS2를 몰고 나갔었다.
중미산 정상을 얼마 안남긴 시점에서 순간적으로 엔진이 부조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차를 세웠으나 공회전시에 약간의 부조를 제외하고는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일단 그길로 차를 돌려 서울로 향했다.

중미산을 내려와 평지를 달리는데, 엔진이 4개의 실린더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심해졌고, 차를 세우고 견인차를 부르려는 상황에서 다시 엔진이 살아났다.
최대한 정속으로 성수동 고진 AS에 차를 입고시키면서도 이유를 생각하느라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1. 전기와 관련된 것이 틀림없다.(연료쪽이었으면 이미 차가 멈추었어야하고 연료펌프가 나간다면 중간에 상태가 호전되거나 하지 않고 한방에 멈추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 스파크 플러그는 독일에서 엔진 오버홀할 때 신품으로 넣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

3. 점화코일이 좋지 않다? 이것이 유력했다. 실린더당 독립 점화코일이 장착된 RS2의 시스템의 특성상 한개의 점화코일이 나갔을 가능성이 있다.

4. 하이부스트 칩으로 교환하면서 칩이 완전히 끼워지지 않아 접촉불량을 일으켰다? 가능성이 아주 낮지만 만약 칩의 소케팅 불량인 경우 비슷한 부조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

고진 AS에서 엔진 ECU를 통해 통신을 해본 결과 공연비와 산소센서 불량에 대한 폴트가 일시적으로 생긴 것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이는 불완전연소로 인한 것이지 센서들이 이상이 있다는 신호는 아니었다.
어떤 실린더에서 실화가 있었는지 알기 힘들고 AS센터에 있는 동안 엔진이 큰 부조를 하지 않아 차를 다시 몰고 용인에 있는 WABBP로 몰고 갔다.

이상한 점은 차에서 내려서 엔진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하이드로릭 리프터(일명 니후다)가 나간 것과 같은 규칙적인 '탁탁'하는 소리가 발생했는데, 이 소음이 WABBP에 도착했을 때 상당히 크게 났다.
본넷을 열자 분명 헤드쪽에서 나는데 리프터의 소음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 헤드 커버 안쪽을 열고 스파크 플러그쪽을 보기로 했다.




엔진 커버를 열면 커버쪽에 점화코일이 달려있고, 고무 파이프가 스파크 플러그로 연결된다.


자세히 보니 2번 실린더쪽 고무 파이프가 그을려있었다. 즉 압축가스가 약간씩 세었다는 뜻이었다.


스파크 플러그를 뽑아서 살펴보기로 했다.


다른 실린더들은 모두 이상이 없는데 2번 실린더는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러는 와중에 이상한 것을 발견했는데, 플러그의 상단 하얀부분 즉 사기 부분이 깨져있는 것이 아닌가?
WABBP에 있는 정비사들 모두 이렇게 상단이 깨져서 상하로 노는 것은 처음 보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스파크가 제대로 튀지 않았고, 고압의 실린더 내부 압력이 밖으로 미세하게 세는 영향까지 있었던 것이다.



RS2가 2바를 사용하는 고부스트 엔진이기 때문에 열가9짜리 플러그를 권장한다.
위의 사진의 HKS플러그로 교체를 완료하였고, 하이드로릭 리프터 나간 것 같은 소리는 물론 부조도 사라졌고 엔진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RS2가 여전히 까탈스럽기는 하지만 꾸준한 관찰과 새로 꾸며진 시스템이 완전히 익숙해지기전까지 과도한 주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없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수리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부스트를 제대로 조정하면서 좀 더 정밀한 테스트를 해볼 예정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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