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2의 엔진오버홀이 끝나고 1200km를 주행했다. 오버홀을 하는 과정속에서 이웅걸 이사가 크랭크 샤프트와 물리는 vibration damper라 불리는 커다른 부품의 상태가 썩 좋지 않으니 1차 길들이기가 끝나는 시점에 교환을 하자고 제의했었다.
이 무겁고 커다란 부품은 엔진의 중앙 하단에 자리하며, 좌측의 에어컨 컴프레서, 우측의 파워 스티어링 펌프와 제네레이터로 벨트가 걸리는 중앙 풀리역할을 하는데, 부드러운 회전을 돕는 역할도 한다.
그리고 일반 풀리와는 구조가 달라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이 풀리 내부의 고무부분이 변형이 되면 정확한 타이밍 벨트 작업에 약간 방해를 하는 측면이 있다.
이 vibration damper를 교체하기 위해 엔진의 앞쪽을 탈거하는데 또한번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을 맞이했었다.


위의 부품은 toothed belt pulley라고 불리는 부품으로 vibration damper앞쪽 즉 실린더 헤드로 올라가는 타이밍 벨트가 걸리는 가장 하단 부분에 위치한 기어이다.
vibration damper를 교체하기 위해 작업중 혹시나 하는 차원에 toothed belt pulley를 빼보았더니 위의 사진의 키부분 즉 돌기 부분이 부서지기 직전의 너덜너덜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위의 사진에 toothed belt pulley를 조립하고 저 홈에 toothed belt pulley의 키가 걸려서 겉돌지 않게 되어 있는데, 이 키가 부서져 버린 것이다.


이빨이 부서진 이전 toothed belt pulley의 모습


이 키가 부서진 장면은 오랜 정비경력의 이웅걸 이사에게는 처음이었다고 한다.
이 키가 부서지면 엔진에 파워가 걸리는 순간 타이밍 벨트가 끊어진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 실린더헤드를 피스톤이 때리게 되고, 상황이 고속인 경우 피스톤이 밸브와 부딪쳐 산산조각이 나고 파편들이 실린더 블럭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즉 엔진이 최악의 모습으로 사망하는 것이다.


육안으로는 vibration damper가 멀쩡해보이지만 타이밍을 맞춰보면 살짝 틀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다시 꼼꼼하게 작업하기 위해 헤드커버를 열고 타이밍벨트 작업을 했다.


신품 vibration damper가 조립되고 팬벨트를 연결하기 직전의 모습


구형차이다보니 요즘의 원벨트가 아닌 3개의 벨트를 가지고 있다.(에어컨 컴프레셔, 스티어링 펌프, 제네레이터)

드디어 인터쿨러를 조립하는 모습


이제 시동을 걸 준비가 끝났다.


시동을 걸고 벨트와 풀리들이 모두 똑바로 잘 도는지 점검하는 모습


범퍼를 내린김에 경적도 손을 보았다. High tone 경적이 나가서 멍청한 소리를 냈었는데, 빼서 청소를 하고 다시 조립을 하니 다시 시원스런 이중 경적의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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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의 엔진에는 끝번호가 높은 합성유 엔진오일이 좋다.
Agip 10W 60은 유럽에서 RS2용 오일로 매니어들이 가장 선호하는 오일이다.

1200km를 달린 이전 엔진오일을 자세히 살펴 쇳가루가 있는지를 살폈고, 오일 드래인 코크의 안쪽도 세심하게 살펴 쇳가루가 축적되었는지를 살폈지만 오일은 신품 오일처럼 깨끗하기 이를데 없었다



어제 자정이 다되어 작업을 마치고 저녁도 못먹고 지친 몸으로 누른 마지막 셔터가 바로 위의 사진이다.
와프 식구들과 용인 시내로 와서 감자탕을 먹으며, RS2의 행운을 빌었다.

이제 1차 길들이기도 끝났고, 6개월동안 참았던 부스트를 사용해봤다.
풀가속이 아닌 1~1.3bar정도의 부스트를 사용하며 한동안 잊고 살았던 꽝터보의 화끈함에 감탄사를 남발했다.
180km/h~200km/h으로 항속하는 것이 얼마만인가?
부드럽고 시원하게 돌아가는 엔진의 느낌이 정말 좋았다.

toothed belt pulley의 이빨이 부서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한편으로 이제 RS2의 불운이 끝나고 운대가 내쪽으로 왔구나라는 생각이 번쩍들었다.

이전까지의 재앙에 가까운 오버홀 스토리는 모두 큰 일이 벌어지고나서 수습하는식이었다면 이번의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그것도 엔진이 또다시 박살나버리는 불운이 벌어지기 전에 발견했고 아무른 피해없이 조립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엔진이 부서지는 큰 변수를 모두 제거한 셈이된다.

부서진 toothed belt pulley는 평생 행운의 징표로 간직하기로 맘을 먹었다.

당분간은 전부하 운전은 삼가하고 계속 점검과 체계적인 테스트 주행으로 RS2의 건강을 제차 삼차 확인할 예정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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