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2의 오버홀을 진행은 크게 엔진오버홀과 타이밍벨트와 캠체인 그리고 클러치 디스크와 압력판을 교체하는 작업으로 종합되었다.
15만킬로 가까이를 탄 클러치는 1/3정도밖에 남지 않았었기 때문에 변속기를 내린김에 교체하는 것이 당연한 결정이었다. 


변속기의 링키지볼이 상태가 좋지 않아 함께 교체하였다.


지저분했던 블럭 몸통도 그라인더로 겉표면을 갈아내고 도색을해서 깨끗한 몸통으로 변신했다.


엔진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상당히 흥분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간의 히스토리를 짚어볼 때 워낙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던 전례 때문에 아직 모든 것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가렛트 GT3071도 새롭게 만들어진 심장에 힘차게 공기를 불어넣어줄 각오가 되어있는 듯 보였다.


일과를 마치면 용인으로 달려가는 것이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고, 가끔 끼니를 거를 때도 있었다.
위의 호박고구마는 2009년 2월의 어느날 나의 허기진 배를 채워준 고마운 먹거리였다. 태어나서 군고구마를 이렇게 맛있게 먹어본 기억은 전무할 정도였다.


드디어 시동을 걸었다.
얼마나 흥분되던 순간이었는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고, 정확히 2달간 입원해 있던 RS2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엔진이 잘 작동하는 느낌이었고, 작업의 실수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일단 RS2의 밥통부터 채워줬다.


두달간 목욕도 제대로 못했었기 때문에 깨끗이 목욕도 시켜줬다.




이제 남은건 약 1000km의 길들이기이다.
메탈베어링이 자리를 잡고 새로 호닝된 실린더 표면과 신품 피스톤링들이 박자를 맞추기 위해서 길들이기는 필수였다.

길들이기의 핵심은 엔진의 하부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고 일정한 힘으로 엔진이 작동하게 해야하는 것이다.
때문에 정차와 출발이 반복되는 시가지보다는 정속주행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훨씬 좋다.

수동변속기 차량의 경우 기어변속을 극도로 부드럽게 해야한다. 길들이기 과정에서 다운시프트를 할 때 회전수 보상없이 그냥 클러치를 떼버리면 엔진의 하부는 소리없이 멍들기 시작한다.

길들이기 기간중에는 50km이하의 짧은 거리의 주행은 피하고 매주행후 다음번 시동을 걸 때 오일레벨을 점검해 오일소모량등을 체크했다.

약 3~400km를 주행한 후 엔진의 실린더 압축을 재는 과정을 통과해야 1차 합격을 외칠 수 있었다.
새로 가공된 블럭과 피스톤이 확실히 완벽하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압축테스트는 피할 수 없는 관문이었다.

미리도 언급했듯이 엔진이 원래 설계된 용도의 모든 종류의 가혹한 환경을 견딜 수 없다면 엔진의 존재가치는 없는 것이다.

언제 이 모든 테스트를 끝마칠지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끈기를 가지고 완벽하다고 신뢰할 수 있는 그날까지 하루하루가 테스트 드라이브인 것이다.

300km의 1차 길들이기 주행을 마치고 차를 와프에 입고시켰다.
전날 잠이 오지 않았다.
만약 압축이 제대로 안나오면 난 차를 두고 집에 갈 작정이었다.

to be continued...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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