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i40살룬 1.7디젤 프리미어모델(풀옵션:네비+선루프+자동주차+유로패키지)을 시승했습니다. 시승을 마치고 난 느낌은 '이차 괜찮네!'였습니다. 특히, 저중속에서의 승차감이 좋았던 i40의 시승느낌을 적어 보겠습니다.

 


1.익스테리어

 

 시승차는 18인치가 적용된 팬텀블랙이라는 색상이었습니다. 처음보는 블랙차량이라 그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 흐린날 데이타임라이트를 켜고 오는 모습이 그 동안 보아오던 흰색이나 은색차량 보다 멋집니다. 확실히 멋지더군요. 어떤 대상을 판단할때, 3초간의 첫인상이 좌우한다고 하죠? 저는 이런 좋은 느낌으로 시승을 시작했습니다.

 

 앞모습은 사진상으로 도톰하게 느껴지는 모습과는 달리 생각보다는 낮게 엎드린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낮진 않지만, 시각적으로 HG나 YF의 상승형 헤드라이트와 대형 라지에이터를 채용한 모델과 달리 낮아 보입니다. 이 부분은 블랙색상과 낮게 위치한 크롬몰딩의 영향, 그리고 단정한 헤드라이트의 영향 같습니다.

 

 옆모습은 몽뚱합니다. 넓다란 그린하우스와 비교적 짧은 후드와 트렁크로 인해 얄쌍한 모습이 아닌, 다소 똥똥한 느낌을 전해 줍니다. 이런 느낌을 옹골차다. 단단하다라는 느낌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에 드는 부분은 짙은 실버색상의 18인치 휠과 위도우라인을 따라 둘러진 크롬몰딩이었습니다. 어두운 색상의 BMW를 밤에 옆에서 보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데, i40역시 그런 느낌입니다. 신형3시리즈의 경우 럭셔리라인에만 윈도우크롬몰딩이 적용되는데, 밤에 보면 느낌이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을겁니다. 이 부분 은근 차이 많이 납니다.

 

 뒷모습은 무난합니다. 다만, 제동등이 제네시스쿠페의 헤드라이트처럼 웃는 모습이 연상되긴 합니다. 위장막 차량에서는 is250의 느낌이 강했는데, 카피논란을 피하려 마지막에 조금 변형시킨 것처럼 완성도는 떨어져 보입니다. 기본형부터 적용된 트윈머플러는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합니다.

 

 외관의 전체적인 모습은 단단하면서 세련된 모습입니다. 다소 작아보이는 모습이 아반테라는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디테일적인 부분도 여러부분에서 살리고 있고, 실제 두대를 놓고 비교해 보면 확실히 고급모델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i40살룬의 캐릭터라인이 그다지 멋지게 느껴지지는 않는 분이라면, 어두운 색상을 선택한다면, 꽤 괜찮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2.인테리어

 

 센터페시아는 i40웨건과 동일합니다. 일부에서 i40의 뒷좌석이 아반테 수준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전혀 좁지 않습니다. 특이한 부분은 i40의 경우 조수석 발놓는 부분이 굉장히 깊어보였습니다. 무릎아래 부분은 완전히 숨길 수 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운전시야인데, i40살룬은 의외로 시야가 좋더군요. 두툼한 A필러쪽의 사각은 있었지만, 후드부분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인해서 불편한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YF보다 좋았습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시트를 끝까지 내려도 살짝 높은 느낌은 들더군요. 끝까지 올려보니, 이건 뭐 SUV뺨칩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사이드미러 시야인데, 시야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아랫쪽이 매우 좁은 디자인으로 인해 시원한 느낌을 전해주진 않습니다.

 

 시트는 유로패키지 적용으로 인한 버킷 디자인인데, 몸이 투툼하지 않아서인지 몸을 잡아주는 느낌은 거의 없었습니다. 시트는 럼버서포트까지 지원되는 썩 괜찮은 착좌감을 전해줍니다. 탄탄하면서 편한 느낌입니다. 이 부분은 폭스바겐 CC보다 좋아보였습니다. CC는 지나치게 단단한 시트로 인해 몸을 감싸주는 느낌이 거의 없었습니다. 예전 이지 엑세스라고 불리우는 시동오프시 뒤로 밀려나는 시트는 조금 의외였습니다. 이런 부분이 좋은 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팍팍 주거든요. 핸들과 시트에 적용된 가죽은 무난했습니다.

 

  버튼조작감이나 도어디자인은 무난했고, 전동주차버튼 쪽의 디자인은 아주 좋아보입니다. 특히, 암레스트 디자인이 심플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공조장치 조작시에 보여지는 LCD패널의 표시가 시인성이 떨어집니다. 차라리 네비게이션이 없는 모델이 괜찮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네비게이션이 꽤 괜찮습니다.


 

3.주행느낌

 

 디젤차를 타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소음과 진동. 시승차는 1,900km주행한 신차로 정차시 진동은 거의 없고, 디젤 특유의 엔진음은 조금 유입됩니다. 이 부분은 e90 BMW 320d ed(2012년 이전모델) 보다 소음이 적습니다. 내부에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지만, 외부 소음은 월등히 적게 느껴집니다.

 

 예전 i40웨건 시승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60km 미만의 구간에서는 전혀 스트레스 없이 차체를 끌어줍니다. 빠릿한 미션과 꽤 괜찮은 토크로 인해서 시원시원하게 달려줍니다. 하지만, 70km/h 부근의 가속은 빠르다는 느낌을 전해주진 못합니다.(에코모드off) 그렇다고 답답한 수준은 아니지만, 초반가속에서 꽤 괜찮은 느낌을 전해주었기 때문에 더 실망감이 큰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고속 영역에서 웃음짓게 하던 320d ed모델이 그리웠습니다.

 

 핸들의 느낌은 그 동안 타본 현대의 MDPS적용 차량 중에는 가장 뛰어났습니다. 적당한 무게감과 센터감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질감이 전혀 없진 않지만, not bad라고 말할 순 있었습니다. 18인치 저편평비 타이어도 묵직한 핸들감에 한몫하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해 봅니다. 고속주행을 하지 못한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사실, i40살룬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승차감입니다. 그냥 단단한 느낌이 아닌,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탄탄한 승차감이었습니다. 유로패키지라고 해서 무작정 딴딴한 느낌을 상상했는데, 꽤 괜찮은 승차감을 전해줍니다. e90 BMW 328i(일반형)의 경우 신형A4콰트로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편안한 승차감을 전해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적당히 편하면서도 탄탄하게 차체를 잡아주는 느낌. 이런 부분에서 BMW-3이 A4대비 뛰어나다고 생각했었는데, i40살룬 유로패키지의 경우 그런 BMW-3의 승차감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의 느낌이 부드럽고, 거친 노면을 지날 때에도 잔진동을 잘 소화해줍니다. 이 부분은 탄탄한 서스펜션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더욱 놀라웠습니다. 승차감과 주행성능의 두마리 토끼를 함께 추구했기 때문에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습니다. 갑자기 예전 주행성능 비교를 했던 YF쏘나타의 마케팅이 떠오르더군요. 만약, YF가 아닌 i40으로 그와 같은 테스트를 진행했다면, 아주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4.총평

 

 YF쏘나타를 잘 포장한 가나초콜렛이라고 한다면, i40은 페레로쉐 초콜렛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페레로쉐 초콜렛이 좀 비싸고 맛있죠. 안 먹어본 사람들은 비싸다고만 하고 절대 돈 주고는 안사먹을 겁니다. 하지만, 먹어본 사람은 비싸더라도 기꺼이 그 맛을 보기위해 돈을 지불합니다.

 

 i40을 운전해 보면 꽤 신경써서 만든 모델이라는 점을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i40은 가격이 YF보다 200여만원 비싸고, 디젤모델의 경우 추가로 170여만원이 더 비쌉니다. 옵션에서는 오히려 YF쪽이 뛰어난 부분도 있습니다. 당연히 카달로그 상으로는 i40을 살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차를 구매하기 전에 시승이라는 절차를 거치는 고객이라면 i40앞에서 갈등할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좋은 차 i40의 시승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