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태천입니다. 이곳에 시승기는 처음 올려봅니다. 저도 지난 주말 H사 초청으로(모터매거진 스페셜 에디터 자격) 제주도로 건너가 제네시스 쿠페를 타고 왔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그곳에 참석했던 기자들의 공통적인 시각은 '현대차가 만든 차 가운데 가속이 가장 빠르고, 이처럼 스포티한 핸들링 성격을 가진 차는 처음!'이라는 것이었답니다. 주로 380을 탔는데... 가속이 제법 빠르고, 핸들링 동작에서 초기 응답성이 매우 빠르게 세팅되어 있고, 서스펜션도 아주 탄탄한 반응을 보이더라구요.

제주도 노면이 워낙 거칠어 스피드를 많이 올리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Y00km/h'까지는 쉽게 올라가더군요. 들리는 얘기로는 AT의 경우 최고속도는 240km/h에서 제한되고, 스피드 리미트를 풀어도 기어비 한계는 252km/h라고 하더군요. MT는 기어 레버가 숏 스트로크 타입인데, 기어비를 감안하면 AT보다는 좀더 우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MT는 저도 구경만 했을 뿐, 제대로 타보지 않은 관계로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세타 2.0리터 엔진을 베이스로 만든 200 터보 모델의 경우 현지에서 탈 수 있는 차는 5단 AT 단 한 대 밖에 없었답니다. 배기량이 넉넉하고 제법 시원스런 가속감을 가진 380을 타다가 200을 탔더니, 가속감이 상당히 답답하게 느껴지더군요. 리스폰스도 느리고 과급압도 약해 약간 가속 페달을 밟아도 초반부터 '밍밍~'한 게 약간은 실망이 없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초반 리스폰스를 개선하든지, 아니면 약간의 터보랙이 있더라도 터빈 사이즈를 살짝 키우면서 볼 베어링 타입으로 터빈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물론 인터쿨러 사이즈를 키우면서 흡배기 튜닝을 동시에 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파워 업이 가능하히라 생각됩니다.

380의 경우 최고출력 포인트인 6,000rpm을 살짝 넘긴 6,200rpm 정도에서 기어별 톱 스피드를 측정한 결과 1단 51km/h, 2단 91km/h, 3단 140km/h가 나오더군요. 기어가 6단으로 분배된 탓도 있지만, 2단에서100km/h를 넘지 않는 것을 보면 초반에는 나름대로 가속형 세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회전수일 때 4단에서는 190km/h정도(계산상으로는 186km/h), 그리고 노면을 약간 타는 경향이 있어 최고속은 210km/h까지만(5단 5,300rpm) 올려보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피드 제한은 240km/h까지 설정되어 있고, 이같은 리미트를 풀어도 최고속도가 252km/h라는 얘기는 6단에서 최고 엔진 회전수를 5,100rpm까지 쓴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마도 이 부분에서 스피드와 엔진 회전수를 제한하도록 설정이 되어 있는 듯합니다.  

제가 탄 모델은 브렘보 4p 캘리퍼가 적용되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신나게 달리는 것을 좋아하신다면, 기본형인 싱글 피스톤 타입을 배제하고 브렘보 패키지(170만원)을 선택해야 할 듯합니다. 현재의 브렘보 브레이크도 풀 가속에서 풀 제동 몇 번 해다보면 나중엔 약간 멍~해지는 느낌이 생길 정도니 말입니다. 그래도 브레이킹 스테빌리티는 아주 좋은 편이었습니다.

디자인은 사진으로 볼 때와는 달리 그냥 남들 따라하기 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티뷰론 시절의 라인들이 익숙하게 와닿는 느낌도 있더군요. 말하자면 현대차 나름대로의 해석이 어느 정도는 가미되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테일램프가 어느 차와 닮았다는 말이 많았는데, 실제로 보니 오히려 테일램프보다는 뒤쪽 트렁크 리드의 디자인은 BMW 6시리즈와 흡사한 느낌이 있더군요.

실내에 사용된 소재가 비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문의 경첩이나 잠금고리를 비롯해 이구석 저구석 살펴봐도 이 차에 쓰여진 생산기술에서도 특별히 진보된 내용은 확인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제가 보기엔 현재 책정된 판매 가격이 그냥 합당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장단점이 포함되어 있는데, 저렴한 가격으로 괜찮은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는 현대차의 장점이 십분 발휘되어 있다는 점을 우선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만한 가격에 이 정도의 고성능 차를 만나기 힘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대신 약점도 조금 눈에 띄더군요. 특히 핸들링 성능에서 스티어링 휠의 입력값 대비 초반 리스폰스는 좋지만, 중반 이후를 넘나드는 영역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즉 스티어링 휠을 더 많이 돌리는 상태에서 코너를 돌아나갈 때에는 무언가 덜 매끄러운 부분이 보입니다. 줄곧 FF(Front-engine, Front-drive) 중심으로 차를 만들던 메이커에서 FR(Front-engine, Rear-drive)차를 만들다보니 검증의 절차나 시간이 부족해 이런 현상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되는데,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후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나중에 이 부분은 순간 선회중심 이론을 들어 얘기를 나눌 수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이 차의 품질도 더 향상되겠죠.

보다 자세한 시승기는 좀더 시간을 내서 이 차를 많이 경험한 뒤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네시스 쿠페의 약점을 보완하며 보다 향상된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튜닝 방향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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