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티아이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으로 누릴 수 있는 고성능 차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 친구는 07년 이후의 차를 권하였고, 그래서 07년 모델을 하나 샀습니다. 물론 제 돈으로 산 것은 아니지만, 다른 친구가 차를 사는 것을 도와줬어요.


2007년 모델은 이번에 구입하면서 많이 몰아봤고

다른 친구가 가진 2010년 모델도 많이 몰아봤어요. 


일단 사브 9-3 등과 비교하면


1. 고급스러움, 고급 옵션 면에서는 사브가 앞서는 듯 합니다. GTI도 결국 대중차인 골프를 베이스로 한 만큼, 가죽옵션 등이 있는 쥐티아이도 뭔가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적어요. 내장재의 디자인과 재질 등에서도 아쉬움이 남고요. 


2. 하지만 변속기의 반응은 역시 듀얼클리치구나 싶습니다. 업쉬프트는 매우 즉각적이고, 대신 다운시프트는 한 1초 에서 1.5초 걸리는 것 같아요. 


3. 빠른 엔진 반응과 듀얼클러치의 결합으로 상당히 다이나믹한 주행이 가능할 듯 싶습니다. 200마력의 터보엔진의 반응성과 기동도 마음에 들고요. 다만 제 9-3 SE의 205마력 엔진에 비해서는 그 튕겨져나가는 맛은 덜한 듯 합니다.


4. 런칭 컨트롤 기능이 있어요. 트랙션컨트롤을 끄고, 브레이크와 악셀을 동시에 끝까지 밟았다가 브레이크를 놓으면 되는데, 알피엠이 2500정도에서 고정되어 기다리고 있다가 휠스핀을 내면서 발사됩니다. 가속이 빠른 것 같기는 한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에요. 그건 아마도 제가 토크값이 무식한 차들에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5. 기타 옵션으로, 블루투스가 07년 차에 이미 적용되있는 점이 좋고(아마 있는 듯해요. 스티어링 휠에 전화기 버튼이 있어요.) 뭔가 세세한 옵션들은 많이 있네요. 계기판이 온통 빨강색인 것은 마음에 안 들어요. 그러면 응급상황이나 진짜 중요한 메세지가 떳을 때 어떤 색으로 표현하나 몰라요. 빨강이 눈에 편하게 여겨지지도 않고요. 전 제 사브의 초록색 계기판이 너무 마음에 들기에, 이건 아마 제 편견이겠죠. 


6. 사각이 생각보다 큰 것 같아요. 특히 사이드미러로 뒤를 보는 것에 한계를 느꼈어요. 아마 그 삼각형에 가까운 사이드미러의 디자인 문제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다만 제 수동 9-3 SE가 정말 사나운, 살아 숨쉬는 기계같으 느낌(표현이 좀 모순적입니다만) 이라면, GTI는 컴퓨터를 모는 것 같아요.     다운시프트, 업시프트가 도저히 제가 손으로 수동기어 조작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레브매칭이 저절로 이뤄지면서 엔진브레이크를 걸 수 있고....  많은 세월과 노력으로 얻어야 할 기술들이 자동으로 척척 일어나면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쥐티아이는.... 참 마음 먹은 대로 달릴 수 있는 차 같습니다. 내가 달리고 싶은 바로 그 순간에 반응하고, 내 생각대로 달리고 서는 차... 이 너무 당연한 (당연해야 할) 일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차.  (세상에는 이렇게 마음먹은대로 못 달리는 차가 참 많기에) 쥐티아이는 참 대단한 차 같습니다.


다만 차가 너무 대단해서, 제가 직접 운전에 개입하는 맛이 제 낡은 사브에 비해 많이 적어요. 그만큼 재미가 없다고 할까요. 아마 닛산 GTR도 이런 느낌 때문에 사람들이 사이보그 같다고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그런데 제 친구 이야기로는 2010년 쥐티아이 고속도로 연비는 오히려 2002년도 사브 9-5 에어로 (수동, 350마력 튠) 보다 못했다고 하네요. 가솔린 직분사에 듀얼클러치 결합이 왜 그런 결과를 냈을까 싶어요. 아마도 공기저항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쥐티아이가 왠지 공기저항 많이 받을 것 같은 디자인이에요. 


그러고보면 미쯔비시는 포트분사 2.0리터 터보로 300마력을 내고, 현대자동차는 직분사 2.0리터 터보로 274마력(그것도 일반유) 를 내는데, 직분사 2.0리터로 고작(?) 200마력밖에 안 나도록 설계한 폭스바겐의 의도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충분히 더 높은 출력을 낼 기술력이 있을 것 같은데요. 추측하건데, 아마 이 차의 여러 요소들의 균형을 고려할 때, 200마력이 가장 균형잡힌 출력이라고 판단했는지도 모르겠고요. 실제로 운전경력이 거의 없는 (김여사) 제 친구가 쥐티아이를 첫차로 몰면서도 별 문제가 안 생기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튼 이정도의 성능과 반응성을 이렇게 쉽게 끌어낼 수 있는 것이 참 대단하다고 느낀 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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