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오후에 드디어 올뉴 프라이드 1.6 GDi 수동 해치백을 인수한 후에 아내와 아기가 자라고있는 해운대에 다녀와서 이리저리 돌다보니 벌써 450km 정도를 달렸네요. 간단한 후기남깁니다.

오랫만에 수동을 몰아보니 처음 출발에 약간 헷갈렸으나, 빠르게 적응됩니다. 처음 클러치 미트 포인트가 높다고 생각되었으나, 매우 빨리 익숙해졌습니다. 외관 및 내장은 깜장독수리님의 글에서 색깔만 빨간색입니다. 현대 기아차의 붉은색은 많이 탁합니다. 더 맑은 색을 구현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약 1톤의 차체에 1.6 GDi의 조합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여기에 수동변속기가 주는 직결감은 매우 뛰어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변속 자체도 매우 절도있고 부드럽게 체결됩니다. 그러나, 프라이드의 변속기 세팅은 시내 주행 및 지방국도에 맞춰진 듯 합니다. 속도제한 80 km/h인 포항 인근의 국도에서 6단에서의 순항느낌은 차급을 넘어서는 부드러움을 줍니다. 여기에 15인치 알로이 휠과 매칭된 185/55R15 타이어는 노면의 잔진동과 소음을 매우 효과적으로 차단합니다. 국도 순항시 6단 80 km/h에서의 엔진은 2000 rpm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예전에 몰았던 세라토와 마찬가지로 1.6리터 크기의 엔진은 고속도로에 요구되는100 km/h 순항시에는 6단에서 약 2500 rpm을 가리키는데, 이때 엔진에서는 cvvt가 작동되는지 부우웅하는 엔진음이 올라옵니다. 역시 고속도로 운행을 많이하시는 분들에게는 2리터 이상의 엔진을 권합니다. 그러나, 공짜로 휠을 키워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하면서까지 고수한 순정타이어는 노면 소음을 잘 차단하면서, 실내에서 아이폰 음악을 감상하기 쉽게 도와줍니다. 역시 타이어의 폭은 엔진의 최대 토크를 고려해서 선정해야 한다는 제 지론을 증명해 주는 듯 합니다.

공장 재고를 받은 관계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포기한 대신 아이폰에 김기사를 장착하고나니 블루투스 음악 스트리밍과 김기사의 안내는 벨킨 거치대와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김기사에서 제공하는 HUD기능을 잘 이용할 욕심이 생겨서 검색을 해보니, HUD View라는 거치대가 있더군요. 블루투스를 끄고, aux와 usb가 동시에 물리는 커넥터와 연결하면 괜찮아보이느데, 케이블 길이가 대쉬보드 정면까지 도달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좀 더 연구해 봐야겠습니다.

보통 일요일에 해운대에서 포항에 돌아오는데, 경주 톨게이트는 밀리고, 건천으로 돌아오는 길은 수동을 느끼기에는 부적당해서, 영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경로를 택했습니다. 역시 길들이기에는 이 길이 최곱니다. 집에 12시쯤 도착해서 빨래와 청소를 하려니 6시까지 단수네요. 그래서, 점심을 사 먹고 구룡포와 호미곶을 지나오는 핸들링 코스로 차를 몰았습니다. 구룡포에서 호미곶 해맞이광장까지는 직선이지만, 호미곶에서 포항시내로 향하는 길은 좁고 구불구불하고, 높낮이 차이가 상당해서 차량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전반적인 기본기를 확인하기에 매우 적합한 코스입니다. 이 코스를 돌면서 이 차의 기본기가 상당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1.6 리터의 엔진 반응과 직설적인 수동 변속기, 단단한 차체 및 서스펜션은 잘 달리고 잘 도는 자동차의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처음에는 시트의 안장이 좁아 고관절 바로 아래 허벅지에 압박이 느껴졌었는데, 포르테의 경우보다 좀 더 전투적인 포지션으로 조절하고, 엉덩이를 깊숙히 넣으니 허벅지의 불편함은 상당히 줄어들고, 시트의 양 날개가 좌우 롤링 시에도 몸이 쏠리는 느낌이 없고, 차와의 일체감이 높아지네요.

봄의 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즐긴 호미곶 드라이빙 후에 시내에서 광택을 맞기고 났더니, 매우 이쁜 모습이 돋보여 잘 구매했다는 느낌을 줍니다. 생각보다 오래타고 다닐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