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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를 선택하기까지...]


값싼 중고차를 적잖은 수리비용을 들여가며 몇 대째 바꿔 타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신차를 구매한 것이

2014년 가을이었습니다.

저렴한 구매비용과 경차혜택, 시승차의 트립 연비에 마음이 동하여 스파크S(CVT) LT 트림을 구입했으나,

경사로가 많은 주행환경에서의 준중형 오토급 연비와 답답한 가속반응, 느낌은 좋지만 실 성능은 떨어지는

경직된 핸들링, 좁은 실내로 인한 활용성 문제 등 실 사용환경이나 제 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선택으로 적잖이

불편을 겪다가 소형 내지 준중형으로 다시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새로 바꿀 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도 매각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기에 중고 가격은 크게 개의치 않으나

스파크S의 경우는 어차피 중도 매각을 고려한 선택일 수 밖에 없었고, 연간 주행거리가 2만km로 적지 않아

감가로 인한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이자는 취지였습니다.(9개월간의 운행거리가 17,800km)

만약, 새로 바꿀 차도 중도 매각을 고려한다면 감가액이 더 크니 스파크S를 계속 타는게 답이었겠지요.


신차를 9개월여만에 되팔면서 발생한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라서 적정선에서 상태가 양호한 중고차 구매도

고려해보았으나 여러모로 신중하게 고려하고 주위의 조언을 구한 결과, 차를 수시로 갈아타는 등 감가상각에

민감할 여건이 아닌 점, 차량 컨디션 대비 워런티 잔여기간 등 구매비용 절감대비 리스크 등을 고려한 결과...

또 신차로 ㅡㅡ;; 구매하되, 최대한 오래 타는 전제조건으로 선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구매 조건은 필히 수동변속기로 되돌아갈 것과 선루프는 꼭 달려있어야 한다는 것 두 가지였습니다.


언뜻 보면 단순한 조건인데, 요즘 준중형 신차 구매하기에는 참 어려운 조건이었습니다.

가장 마음이 가던 크루즈는 이미 수동변속기가 완전히 단종된 상태였고, SM3는 오로지 CVT인데다 엔진 출력에

불만이 생길 것이고 K3는 수동변속기 모델에는 선루프 선택이 불가능했으며 아반떼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떻게 하나...하다가 아반떼만 유일하게 디젤 모델은 중간트림인 스마트 M/T에서 선루프 선택이 가능한 것을

발견하여 엑센트 디젤 수동 및 아베오 터보 수동과 비교하다가 실내공간을 고려하여 아반떼로 선택,

디젤 스마트 수동변속기 트림에 선루프+16인치휠+하이패스미러 옵션 구성으로 계약을 했습니다.


불과 1개월 보름 뒤면 완전히 개선된 신형인 AD가 출시되는 시점에서 단종 직전의 MD를 선뜻 선택한 것은,

AD는 수동변속기 선택이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최하위 깡통 트림에서만 가능할 것이며 이 경우 선루프는

포기해야 할거라는 근거없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ALL 플라스틱이나 우레탄 마감의 인테리어도...

(우연이지만, AD는 정말 그렇게 나왔습니다)


인터넷에서 워낙 악평들이 자자한데다 실제 초기형을 운전해보았을 때의 영 좋지 않았던 기억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운전해보았을 때의 괜찮았던 기억이 상충되어 고민 정말 많이 했고, 개인적으로 심적으로 힘든 시기라선지

마음의 병이랄까요...

차를 인수하고 나서 석 달 넘게 내 차 같지 불안한 느낌으로 갓 면허 딴 초보처럼 소심하게 타고 다니다 1만km 넘게

타고서야 적응이 되며 그 느낌을 글로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외관/차대구조]


쿠페 느낌이 물씬한 날렵한 실루엣과 한껏 날을 세운 캐릭터라인, 일관성 있는 디테일에 앞뒤 디자인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한껏 멋을 부린 것 치고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후속모델인 AD가 출시되면서 비교적 유치하고 수수해져버렸지만, 워낙 파격적이라 그런지 한 세대 전의

모델이라기보단 AD의 보급형 자매품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신형인 AD가 워낙 쌈박하고 단정하며 타이트한 느낌에다 앞모습이 제대로 진중하고 고급스럽게 나온 바람에,

둘을 같이 놓고 비교해보면 MD 쪽이 다소 펑퍼짐하면서도 가벼운 듯하여 장난감처럼 보이는 면이 있습니다.

다만, 앞뒤 조화를 놓고 보면 앞은 화려하다가 뒤가 수수한 AD보다는 MD 쪽에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캡포워드 스타일이라던가요. 앞유리가 한껏 앞으로 뻗은 만큼 후드 면적이 좁아지고 앞쪽으로 갈수록

많이 굽어 있으며 노즈 끝부분의 높이가 크루즈나 K3, SM3 등 경쟁차들에 비해 매우 낮아, 시각적으로 앞쪽이

튼튼해 보이는 디자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방충돌시 살짝 접촉만 해도 파손 정도가 너무 크다는 이슈가 있었고, 그 사진들을 보면 후드 끝단만

살짝 굽어진 충격인데도 라디에이터 서포터가 밀리거나 앞 차의 범퍼 아래로 꽂히면서 엔진이 직격을 맞아

뒤로 밀린 경우도 있었는데, 크럼플존의 충격흡수 역할을 감안하더라도 충격량에 비하면 차체 파손 정도가

유난히 심하다고 보여지는 측면은 있습니다.


크럼플존은 충격흡수를 위한 구간으로, 1차적으로 범퍼에서 충격을충분히 흡수하여 차체 파손을 억제하다가

그러고도 안 되면 Step-by-Step으로 구겨지면서 충격흡수를 하되, 캐빈의 형태는 굳건히 지키고 사이드멤버와

휠하우스는 기본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상식으로 봤을 때, 범퍼에서 충격을 거의 흡수하지 못하고 차체부터

파손되는 MD의 구조는 크럼플존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가치조차 없는 형편없는 구조라고 보여집니다.


미국 NHTSA 100% 전방충돌 테스트 결과를 보면 대부분 폐차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태로 부서지지만,

쉐보레 크루즈와 비교시 엔진의 밀림 양이나 파손량이 한 눈에 보아도 훨씬 크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크루즈의 경우 우물정자 형태로 앞 범퍼 부근까지 짜여진 크로스멤버의 형태 때문에 비교적 약한 충돌에서도

후측 고정부의 플로워 판넬에 적지 않은 충격이 가해진다는 찝찝한 점이 있는 반면,

MD의 경우 크로스멤버 앞쪽이 텅 비어있어 연쇄파손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허나, 60km/h 정도의 강한 충격시 크루즈는 1열 플로워 판넬 가장자리와 중앙부 사이의 뒤틀림이 크지 않지만

MD는 가장자리와 중앙부 사이가 크게 뒤틀려 플로워 판넬이 뒤틀리는 것이 확인히 보입니다.


보험개발원의 자료를 보면 저속충돌시 이전 세대인 HD 기반의 차량이 휠하우스 부근이 변형되는 것에 비하면

전면부 강성은 어느 정도 확보되었으나, 후면부는 범퍼의 충격이 차체에 거의 그대로 전달되어 트렁크 바닥을

지지하는 사이드멤버까지 틀어지며 트렁크 바닥이 찌그러지는 형태를 보이는데, 90년대 차량이던 스텔라를

타고 다니다 후방추돌 당했을 시 범퍼 커버 외에는 손상이 없었던 걸 생각해보면 몇 세대 이전의 구식 자동차만

못한 점에서는 쿠킹호일이라거나 종이자동차라는 별명은 당연해 보입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MD를 선택했지만, 안전과 내구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선택은 아닐거라 판단됩니다.

현대자동차의 정비 편의성이 압도적인 국내 사정과 네임밸류를 빼면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몇 십년 전 말씀대로

'양철상자에 바퀴 달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초대 J2 아반떼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나아진 상품성만큼 주행성을 내어준 것 같은 느낌입니다.


화려한 외관만큼이나, 내부 골격 구조를 좀 더 튼실히 하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신형 AD의 경우 이런 부분이 얼마나 보완되었을지 각종 시험기관의 발표자료가 매우 기다려집니다.



[실내/재질]


날렵한 차량 외관을 봐서는 XD와 비슷한 넓이일 것 같았는데, 타보니 훨씬 넓습니다. 당황했습니다.

구매 전에는 렌터카로나 잠시 탔던 것도 있지만, 이 차종에 별로 신경을 안 썼던 까닭에 크기에 대한 기억도 없이

갑자기 확 넓어진 공간을 접하니 무척 놀랍고, 쾌적합니다. 유리 라인이 높이 올라와 있어 아늑한 느낌도 들고요.


외관만큼이나 파격적이고 확 튀는 스타일이며, 과거 모델들에 비하면 단차나 틈새 등 조립품질이 월등히 높아짐이

한 눈에 확 들어옵니다.

허나, 이러한 세세한 디테일 부분을 제외한 전체적인 감성 측면으로 보면 짙은 회색과 은색 투톤의 단순한 배색으로

지나치게 단조롭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특히 은색 도장된 부분은 그 질감이 XD 시절의 메탈그레인에 비해

나아졌다고 보기 힘든 수준으로 싼 티가 나며 바탕색인 짙은 회색을 더더욱 칙칙하게 보이게 하네요.

크루즈처럼 유광 헤어라인이나 카본패턴 등으로 적당히 포인트를 주어 마감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실제로 2013년 실내 디자인이 대폭 변경된 이후의 크루즈는 실내 디자인이나 소재 구성, 질감과 배색이 가격에 비해

매우 알차다는 느낌이고 매장의 전시차량에만 탑승해보아도 이 가격에 이런 느낌을 받는다는 것에 설레였지만

MD는 전시차량은 물론 막 출고되어 비닐이 덕지덕지 붙은 신차에 앉아서도 2천만원에 육박하는 새 차를 샀다는

설레임 같은 것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스파크S는 매각하던 날 아침에 탔을 때 조차도 새 차 느낌을 확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너무 초라합니다.


센터페시아는 호리병처럼 가운데가 확 좁은 구성을 하고 있는데, 좁은 면적에 여러 버튼을 배치해놓은 구성상

공조기 조작부는 큼직한 풍량조절 다이얼과 정지버튼 외에는 그 조작성이 상당히 나쁜 편입니다.

특히 비상등 스위치는 초기형에 비해 면적이 확 줄어들어, 한 번에 누르려면 적응이 필요했습니다.

푸른 빛의 조명은 눈을 아프게 하는 밝기와 색상이 아니면서 조절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러우나

시인성 면에서는 그닥입니다.


앞자리와 뒷자리 모두 공간이 넉넉한 편이나, 인조가죽 시트의 원단은 고급이 아닌지 질감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천연가죽이 아닌 애매한 PVC 소재의 시트보다는 직물시트가 조금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착좌감은 앞뒤 모두 좋은 편도 나쁜 편도 아닌 무난한 수준이나, 장거리 주행시에는 불편한 감이 있었고

허리와 허벅지 등에 다소 통증이 오네요.

푹신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몸을 편하게 감싸주는 것도 아니어서 서울-부산 등 장거리 왕복 주행 후에는

엉덩이가 좀 얼얼했습니다. XD 시절에 비해 더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느낌입니다.


과거 모델대비 달라지지 않았거나 더 나빠졌다고 느껴지는 건 바로 내구성입니다.

주행거리 5천km를 넘어가면서부터 내장재 안쪽에서 드륵거리거나 삐걱거리는 잡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점은

분명 개선의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하다못해 손이 몇 번 닿았던 곳의 외관도 초기에 비해 많이 지저분해 보입니다.

몇 만km도 아닌 5천km에서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메이커의 마인드가 팔고 나면 그만이라는 건 아닌지

그 속내가 그대로 보여지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앞에 타던 경차 스파크의 경우 9개월간 17,800km 주행했을 때도

내부 잡소리나 내장재 표면이 변질되는 등의 문제는 일체 없었음을 생각하면 더더욱 아쉽습니다.

초기의 우수한 품질감이 처음 샀을 때만 반짝 한다는 점만큼 메이커가 천박해 보이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브릴리언트 메모리즈 이벤트 따위만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내구품질로써 실천해야 할 때가 이미 한참 지났음을

현대자동차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주행성능/질감]


- 본격적인 주행테스트는 누적거리 5천km를 넘긴 시점부터 하였습니다. 단시간에 익숙해진 스파크S와는 달리

MD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노면에서든 타이어를 꾹 눌러주는 느낌이던 스파크S에 비해 MD는 노면이

거친 경우 좌우로 튕기듯 불안정한 거동과 함께 로드홀딩이 나쁜 느낌이어서 섣불리 휘두를 수 없었습니다.

특히, 후륜의 접지감이 없는 점은 불안함을 가중시키는 부분이었습니다.


- 소음 및 진동

시동을 켤 때부터 idle 상태까지는 가솔린 대비 그다지 시끄러운 느낌이 없습니다. 달달거리는 소리와 딸국거리는

디젤 특유의 소리를 제외하고는 이게 정말 디젤인가 싶을 정도로 조용합니다.

가속페달을 밟아 출발하기 시작하면 낮은 톤의 엔진음 때문에 아, 디젤이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으며 급가속시 부왕!

하는 소리를 낼 때는 영락없는 승합차 느낌입니다만, 자잘한 소음들이 많이 걸러진 부드러운 소음은 듣기에 그리

나쁘지 않은 느낌입니다.

물론 가솔린보다 큰 진동은 엔진 특성상 어찌할 수 없는 듯 합니다만, 1천rpm 이상으로 돌기 시작하면 회전질감이

의외로 괜찮고 불쾌한 진동 같은 것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 엔진 및 변속기 셋팅/성능

1,600cc의 낮은 배기량을 가진 디젤엔진이어서인지 낮은 회전수에서의 가속반응은 2,000cc의 R 엔진을 장착한

차종들에 비하면 아주 둔한 느낌이며, 2천rpm에서 터빈이 스풀업 되기 전까지는 아주 답답한 반응을 보여줍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쉬프트다운 없이 가속을 시도할 때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합니다. 샤프한 추월은 어렵습니다.


2단부터 4단까지 각 단 기어비의 갭이 유난히 큰데, 그 2단과 4단을 오가는 20~60km/h에서는 적합한 기어를

선택함에 있어 난감한 점이 유난히 부각됩니다. 이럴 때는 차라리 자동변속기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동변속기를 괴랄하게 만들어서 은근슬쩍 자동변속기를 선택하게 만들려는 제조사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상식적인 셋팅이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엑센트 디젤 수동도 이러한 셋팅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가벼운 차체 중량으로 커버가 가능한 반면, 한결 무거운

아반떼에도 동일한 셋팅을 한 것은 원가절감 차원을 넘어선 무성의함이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괴랄한 셋팅에, 초기응답이 느린 저배기량 디젤엔진과 수동변속기의 조합은 변속할 때의 손실이 큽니다.

변속할 때마다 가속페달을 떼었다가 다시 밟을 때 반응지연이 발생되는데,

이리하여 0→100km/h 가속은 12초 내외 정도로 자동변속기 모델 대비 느린 결과를 보입니다.

(제원상 자동변속기의 엔진 토크가 2kg 정도 더 높기도 합니다)

고속주행은 x80km/h까지는 큰 스트레스 없이 가능하며 그 이상은 실질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할 정도로

가속이 더뎌집니다.


단,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타는 방법은 있습니다.

가속페달을 놓았을 때 rpm 하락이 일반 승용차 치고는 상당히 빠른 편이기에 가솔린 모델처럼 느긋하게

변속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으며, 늘어지는 2→3단과 3→4단을 제외하곤 빠른 변속이 필요합니다.

rpm이 떨어지기 전에 0.5초 이내로 빠르게 변속하며 클러치 미트를 살짝 부드럽게 하며(아주 약간 반클러치)

가속페달을 좀 더 빨리 밟아주면 부스트가 다 빠지기 전에 힘차게 가속되는데,

이렇게 할 경우 0→100km/h 가속은 10초 내외 수준으로 일반 승용차 범주에서는 꽤 유의미한 가속성능 향상이

느껴집니다.


연비는 시내주행 기준으로 평균 14~17km/l 정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고속도로 정속주행시는 26km/l까지는

어렵지 않게 도달 가능하였습니다. 5만원 정도 주유하여 서울과 부산 왕복하고도 연료 남습니다.

경제성과 운전재미를 모두 충족시키고 싶다면 국산차 중에서는 최고의 솔루션 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겨울에는 평균연비 14km/l 기록했습니다. 많이 떨어지네요.)


- 차체 및 서스펜션

초기 판매된 MD는 빠릿빠릿한 반응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한데에 비해 속 빈 깡통같이 텅텅거리며 튀었고

고속에서 구세대 경차만큼 불안정한 점이 상당한 단점으로 느껴졌고 실제로 꽤나 이슈화가 되었습니다만,

페이스리프트된 더 뉴 아반떼의 경우는 초기형의 빠릿빠릿한 느낌은 좀 희석된 대신 텅텅거리며 튀는 느낌이나

고속에서 휘청거리는 면은 그나마 많이 보완된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강판 성질이 좀 달라졌다는 것이 단번에 느껴집니다. 초기 현대제철 강판과는 좀 달라지지 않았나

생각이 되며, 이러한 점은 차체 곳곳을 두들겼을 때 땅땅거리는 소리의 울림이 훨씬 짧게 끊어진다는 점에서는

단순히 철판 내부의 제진제 추가 등으로 생기는 차이와는 좀 다른 성질의 것으로 판단되어집니다.


실 주행시 거친 노면 주행시 또는 과격한 주행시 차체가 부서질 듯 쿵쾅거리거나 앞뒤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은

상당히 개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뒷쪽의 무게중심이 높은 듯한 위화감이나 차체가 낭창대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이전 세대들에서는 느껴지지 않던, 키 큰 종이상자의 아래를 잡고 흔들면 상자 윗부분이 휘청거리는 듯

차체 상하가 묘하게 서로 어긋나 뒤틀리고 있다는 위화감이 느껴지며 뒤쪽에서 이런 느낌이 많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차체의 유연성이라 할까요. 댐퍼와 스프링의 셋팅이 어떠하건간에 차체 자체가 노면 충격을 받아들이는

성질은 구 세대인 HD와 XD에 비해 오히려 퇴보했다는 느낌입니다. 김해를 중심으로 창원과 부산을 오가는 국도의

거친 노면을 빠르게 달리면서 느껴지는 차체 강성은 구형 모델보다 전반적으로 아주 높아졌음이 분명하다고

느껴집니다만, 구 세대의 차체가 충격을 적당히 흡수하던 것에 비하면 MD의 차체는 충격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고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튕겨내는 듯한 느낌인데, 도대체가 어찌하면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싶어집니다.


차를 리프트로 들어 하체를 보며 대략적으로 유추해보자면, 차체 각 부분별로 보면 멤버 추가 및 보강철판 추가 등

전 세대보다 분명 보강이 되어 있지만 각 부위로 연결되는 부분은 이전 세대보다 나아진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체 멤버 고정부위 및 범퍼레일 고정부위와 이어진 멤버는 그저 일자로 죽 이어지다가 사라지는 형태입니다.

충격을 다른 부위로 분산시키는 구조나 충격이 집중될만한 부위의 보강 같은 건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국부 위주의 보강 설계가 주행특성이나 승차감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후속인 AD는 MD에서는 보이지 않던 각 멤버와 멤버간의 연결구조나 보강물이 있음을 감안하면 현대차도

문제점을 어느 정도 인지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주행안정성 관련해서는 지난 5년간의 수많은 시승기와 미디어에서 전후륜 움직임의 일체감 부족을 지적했지만

저는 차체 상/하가 따로 노는듯한 느낌이 더 큰 문제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차체 구조상 문제는 아니라고 여겼으나 지속적인 위화감에 의문이 들어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던 중,

1) NCAP 등의 기관에서 진행한 Side Impact Test를 느린 영상으로 보면 충격시 타 차종대비 상/하부 틀어짐이 크고

루프판넬과 뒷유리가 유난히 파도치듯 낭창대는 것이 확연하게 보여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울러, 엔진룸을 열어보면 휠하우스와 엔진, 크로스멤버를 떠받치고 있는 2) 사이드멤버의 형상이나 철판 두께,

타 부위와의 결합 구조가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썩 신뢰성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냥 길쭉한 작대기 두 개가

나와있는 걸로 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3) 전륜 로워암 뒷쪽과 후륜 토션빔 액슬 피벗 부위의 부싱을 보면 그 자체가 비틀어지며 작동되는 형태로

되어 있으며 그 유격도 상당히 큰 구조로 되어 있는데, 애프터마켓에서 필로우볼이라 칭하는 볼조인트 형태의

구조물로 교체한 경우 차체의 불규칙한 흔들림이 상당히 개선되더라는 반응들이 많이 보입니다.


위의 3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MD 특유의 불안정한 주행감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편, 직선 주행시에도 요철을 지나기만 하면 차체가 좌우로 휘청이며 방향이 틀어지는 문제가 있어 많은 분들께서

MDPS의 유격과 CTBA의 특성 때문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정차 상태에서 앞타이어를 보며 스티어링휠을 돌려보면 아주 약간만 건드려도 앞타이어가 반응을 하기에

유격 문제는 분명 아니라고 판단되며, CTBA의 특성이라 하기에는 승차감이 좀 불쾌한 것 외에 이 같은 문제점을

항시 동반하지는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단적인 예로, 역시나 CTBA가 장착되었던 쉐보레 스파크는 x50km/h에서도

아무런 불안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고로, 이 두 가지는 문제의 근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러한 특성들 때문인지...

빠른 와인딩 주행에서는 XD는 비교대상도 안 되고, 93년식 엘란트라와 비교하더라도 조작시 직관적인 응답이나

코너링 스피드, 안정성 면에서 더 뒤떨어지는 부분이 보여지는데, 특히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의 언더스티어와

떼었을 때의 턱인 등 모션의 변화가 선형적이고 명확하여 코너링시 자세 컨트롤이 직관적이던 엘란트라에 비해

MD는 그런 영역에 들어서기도 전에 차체 앞뒤가 좌우로 불규칙하게 휘청대어 바로 속력을 줄여야만 했습니다.

비단 과격한 주행시 뿐만 아니라 시내 정속주행시 노면 요철을 만나면 전후륜이 좌우로 수평으로 튕기는데,

비라도 오는 날엔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이러한 문제는 195/60R15 사이즈의 순정 타이어를 끼운 10년차 중고 XD를 탈 때도 단 한 번 없었던 현상이고

동일 플랫폼인 K3에서도 동일하게 발생되는 점을 보아서는 명백한 설계 오류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으며,

전문지식과는 별개로 타 차종과의 비교만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건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고 봅니다.


MDPS 관련하여는, 32bit가 적용되어 그런지 모르겠으나 초기 모델에 비하면 한결 세련된 핸들링 감각을 보여주며,

나아가 AD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느껴집니다.

허나, 비슷한 구조의 칼럼식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이 채용된 스파크S와 비교하면 여전히 헐렁하고 무딘 느낌입니다.

제 느낌엔, 이 정도면 어지간한 소비자들은 못 타겠다고 항의하지 않겠지... 라는 생각으로 튜닝을 마친 것 같습니다.

헌데, 그 생각을 좀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경차 스파크S의 핸들링이 MD보다 조작이 더 편하고 고급스러웠습니다.



- AD와의 비교

AD 디젤 7단 DCT 모델과 비교해본 일이 있었습니다.

구매 당시 수동변속기 혹은 선루프 둘 중 하나를 포기할 수 있었다면 망설임 없이 AD를 선택했을 것입니다.

실제 주행해보니 전혀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정 상태에서 그 정도의 완성도라는 것은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MD 대비 AD는 1열 바닥 패널 내/외부 좌우에 각각 1개씩, 전륜 휠하우스 앞쪽 끝단에 두꺼운 멤버를 덧대고

2열 시트 등받이와 트렁크 사이에는 엉성한 철판뼉다구만 붙어있던게 구형 차들처럼 ∩자형 격벽을 붙이면서

용접 포인트를 늘리는 한편 앞뒤 사이드멤버를 더 굵게 키우고 형상을 약간 변경하는 식으로 당장 눈에 보이는

부분만 해도 여럿 보강되어 있습니다.


체감되는 차체 강성이 MD보다 아주 좋아졌고 동일 구간의 노면이 거친 곳에서 빠른 코너링이나 급차선변경시

차체 전체가 한 덩어리인 듯 일관성 있게 움직이며 전후륜이 좌우로 튕기는 현상이 거의 발생되지 않는 점은

매우 당연한 것임에도 무척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허나, 뒤쪽이 무게중심이 높은 듯 불안한 점은 MD와 매한가지여서 XD 시절의 아래로 착 깔린 느낌과 비교하면

여전히 좋은 주행감각은 아니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차체 구조물 자체가 튼튼해진 것과는 별개로 충격을 흡수하는 느낌은 그다지 개선된 느낌이 아니었고

오히려 너무 단단하기만 한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또한 핸들링은 MD 끝물과 비교시 확실히 좋아졌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차체 자체의 댐핑만을 고려한다면 차체 강성을 보완한 AD라 하더라도 MD와 비교시 일장일단이 있어보입니다.


이게 과연 좋은 건지 아닌지는 저보다 잘 아시는 분들의 몫으로 남겨야 할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AD는 주행'감'에서 MD보다 훨씬 튼튼하다는 느낌을 주며 그 만족감이 크지만,

실제 주행성능은 하체 셋팅 차이를 제외하면 MD보다 획기적으로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고 약간 더 나아진

정도인 듯, 즉 느낌으로는 1세대 이상 진보인데 실 성능 향상은 0.5세대 정도라 느꼈습니다.



[총평]


주절주절 말이 많았습니다만, 저는 일단 그냥 수동변속기와 선루프 둘 다 원해서 구매하였고,

데일리카로는 별 불만이 없습니다.

이전 세대의 아반떼보다 커진 차체, 그리고 갓 출시된 AD와 비교해도 그리 구형이라고 느껴지지 않으며

전체 조화로는 AD보다 통일감 있고 더 미끈한 외관 디자인과 AD보다 마음에 드는 날렵한 실내 디자인...

(제 취향으로는 AD는 뒷쪽이 마치 등이 굽은거 같아보여서 ㅡㅡ;;)

AD에 비해 느낌이 거칠지만 성능 면에서 그다지 아쉬움은 없는 점...

스파크S 대비 절반에 못 미치는 연료비 지출... →할부값 포함하여 유지비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마음놓고 달리고 싶을 때 예전에 타던 XD처럼 편하게 휘두를 수 없다는 점 하나는 아쉽습니다.

차가 그냥 불안합니다. 단순히 야생마처럼 다루기 까다롭다는 차원이 아니라, 맘 편히 시원하게 내뺐다가는

허리 다리 부러져서 나뒹굴 늙은 당나귀 같습니다. 불안하다고 해서 스릴있지도 않고 그냥 불안하기만 합니다.

AD였어도 근본이 다르지는 않았겠지만, 튼튼하기라도 하니 한결 더 마음 편하게 달릴 수 있었을텐데 싶어서

한편으로는 XD 중고차 타던 시절이 속편했던 것 같아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ㅡㅡ

오래 탈 생각으로 디젤/수동변속기+선루프라는 현 시대 추세에 거스르는 변태 사양의 신차로 구매한 만큼

하나씩 보완해가며 AD에 가깝게 만들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거라 생각하면서 낡아빠져 폐차할 때까지

마음 편히 타야겠습니다. 무서워서 운전에 보다 집중하게 되는 좋은 점도 있고요.

피차 크루즈나 AD로 구매했더라도 보령미션이 어쩌니 개선판에 그친 플랫폼이니 불만 많았을 것 같습니다. ㅡㅡ;;
(정신승리?)


아무튼, 신차 뽑았을 땐 예상한대로 정말 형편없다고 느끼다가,

나름 타면 탈 수록 적응해가며 그럭저럭 자기만족하고 있습니다.

주행성 제외하면 패키지와 경제성 면에서는 아직 동급 최강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서 있을 땐 정말로 폭스바겐 골프 안 부럽습니다. 조용하고 넓고 깔끔하여 쾌적합니다.

움직이기 시작하면 옛날에 타던 엘란트라나 XD가 더 좋았는데 하는 생각이 나지만요.

완전히 순정 상태로는 일상주행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차체와 하체 보강은 조금씩 하려고 합니다.


최근의 현대차는 정말 완벽한 것 같다가도 꼭 중요한 부분 하나씩은 놓치는 것 같습니다.

MD는 다른 부분은 칭찬할 만한데, 가장 중요한 기본기를 구세대보다도 더 빼먹은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가장 기본기인 내구성과 안전, 주행안정성만큼은 절대 놓치는 일 없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