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종 : 미니 쿠퍼 디젤 SE 트림 (편의상 쿠퍼 D SE)

- 출고 : 12/07/23

- 딜러 : 도이치 분당 정식 출고

- 운행 : 약 8,100km (13/01/15 기준)

 

미니는 테드를 포함해서 워낙에 많이 다뤄진 차종이다보니 구구절절 많은 얘기를 하진 않아도 될 거 같습니다. ^^ 다만, 디젤 엔진이 적용된 미니의 시승기(운행기)는 많지 않은 거 같아 실 오너 입장에서 미니 쿠퍼 전반적인 특성보다는 디젤 모델 쪽에 포커스를 맞춰서 간략하게 적어 보겠습니다.

 

■ 구매 동기

- 결론적으로, 구매 동기에 미니는 부합되지 않는 차량이랄 수 있습니다. 나름 장거리(왕복 60km 이상) 고속도로 운행을 위한 연비 좋은 소형차를 찾는다며 수입차라니요. 그것도 신차로. 그런데, 미니는 그냥 그렇게 저희 가족으로 훌렁 들어왔습니다.

 

- 원래 미니는 저희(아니 제가)가 찾던 차량은 아니였습니다. 소형차라 리스트에는 있었지만, 얘도 반드시 고려해야해 !!! 는 아니였습니다. 죽전이라는 위성도시(?)에 사는 탓에 대중 교통이 조금 불편해 집 근처와 강남까지의 왕복 출퇴근을 고려해 처음에는 경차로 접근했었습니다. 하지만, 고속도로(분당-수서도 고속도로로 봅니다) 운행 위주라는 얘기를 하니 이미 동백 등에서 경차로 출퇴근 하는 친구부터 지인들의 걱정(만류)이 많았습니다. 경차로의 고속도로 운행은 좀 위험하다. 그리고, 연비도 생각보다 좋지 않다. 선입견일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경차(개인적으론 활용면에서 레이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는 집사람과의 최종 의견 조율에서 제외키로 했습니다.

 

- 그래서, 소형~준중형급 디젤 승용으로 다시 범주를 정하고. 국산/수입을 가리지 않고 쭈우욱 리스트. 골프부터 DS3 까지... 아무튼 기존부터 최근 출시된 디젤 소형/준중형차량은 가능한 전부 다 시승을 해봤습니다. 당연히, 가격과 유지 비용 등을 고려한 가장 무난한 선택은 i30 디젤. 골프는 무난함이 장점이였으나, 막판에 미니 때문에 그냥 튕겨져 나갔습니다.

 

- 글이 좀 길어졌는데, 결과적으로 가장 마지막에 딜리버리 서비스를 받아 집 앞으로 찾아온 미니 쿠퍼 D SE 를 마나님께서 시승하고... 그냥 계약으로. 그렇게 미니가 저희 가족 품으로 들어왔습니다.

 

■ 쿠퍼 디젤의 장단점

- 쿠퍼 D SE 는 쿠퍼 D 에 비해 선루프, HID 등 각종 편의사양이 대거 삭제된 Special Edition 이라기보단 Sale Edition 에 가까운 트림입니다. 물론, 기본적인 안전 사양은 모두 적용돼 있고 파워트레인이 동일하기에 조금이나마 경제성을 목적에 둔 차량 선택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 결정했었죠. (결과적으로, 아니 개인적으로는 조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 N47C20A 2.0L 터보 디젤이 적용된 엔진은 생각처럼 매끄럽진 않고, 파워풀하진 않지만 실용영역(80~120)구간에서는 큰 불만없이 경쾌하게 반응해 줍니다. N47D20 엔진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구형이라는 거. 하지만, 현재도 충분히 미니에게는 과분한 엔진이라는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 112마력 27.6토크는 1750~2750사이에서 나오는데, ELM327 로 봤을 때 3000rpm 에서 1.3bar 가 찍혔습니다. (제가 본 부스트 최대치입니다) 143마력 31.1토크가 나오는 SD 모델은 순정 상태에서 1.7bar 가 찍힌다더군요. 미션은 기본적으로 가솔린과 동일한 아이신제 TF-80SC 로 알려져 있는데, 일단 기어비 자체가 동일해 연비면에서 좀 불리한 감이 있습니다.

 

- 가솔린 미니도 마찬가지지만, 미니는 악셀러레이터를 전개하다 발을 떼면 기본적으로 엔진 브레이크 모드(?)로 들어갑니다. 실제 기어가 떨어지진 않지만 rpm 보정이 이뤄지며 킥다운을 바로 준비하는... 근데, 디젤은 이게 더 큽니다. 따라서, DS 모드나 수동 모드에서 나름 빠른 변속을 통해 재미나게 달릴 수 있는데...

 

- 6단 100km 에서 2000rpm 이 걸리니, 디젤로서는 참으로 특이한 셋팅인 거 같고. 덕분에 연비가 생각보다 좋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8천km 가량 운행하면서 찍힌 누적 평균 연비는 14.3km/L. 발표 당시 구연비는 20.5Km/L 라고 홍보했지만, 차를 사면서도 그걸 그대로 믿진 않았었습니다. 다만 16~17km/L 정도 나오지 않겠냐 ? 했는데

 

- 제 예상대로 2013년에 새롭게 발표된 복합연비(신연비)를 보면 16.4km/L 던가 ? 아무튼, 실제 연비는 15Km/L 정도로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물론, 고속도로 구간 연비로 보면 25km/L 를 상회하기도 합니다. ^^) 어쨌든, 연비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엔진 브레이크가 빠르게 걸리다보니 브레이크를 거의 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 ^^

 

- 동호회에서 확인한 바로 미니 쿠퍼 디젤들은 기본적으로 쿠퍼 S 쇽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증가된 중량 때문인 거 같은데... 일단, 제가 구입한 쿠퍼 D SE 는 15인치 휠/타이어가 장착된 상태라 승차감 부분에서 노멀 혹은 SD 와는 좀더 낫지 싶습니다. 방지턱 등 요철을 넘을 때 그냥 쿵. 요철을 넘은 직후 뭔가 리바운스 되는 그런 느낌이 없습니다.

 

-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승차감이 안좋다(단단하다)로 알려져 있는 거 같고요. 나쁘다 ? 는 사실 주관적인 면에서 보면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충격을 완화해 불쾌감을 주지 않는 직설적인 면이 저는 더 좋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노면이 좋지 않을 경우엔 예상치 못한 충격이 가해지니 이 부분은 확실히 유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NVH 면에서는 가솔린 미니도 결코 정숙한 차량이 아니기에, 오히려 디젤이 더 조용하다는 얘기들도 있습니다만. 그건 상대적인 면인 거 같고. 절대적인 면에서는 분명이 디젤이 더 시끄럽습니다. 다만, 가솔린대비 엔진룸 내에 흡음재 등이 다량 적용되어 디젤 특유의 소음이 바닥으로 깔리기 때문에 실내에서는 정숙하게 느끼는 거 같으나 시끄럽습니다. ^^

 

- 소음대비 진동은 예상 외로 스티어링이나 쉬프트 레버로 전해지는 진동량이 크지 않은데, 이 부분은 운행거리를 감안하면 특별히 내세울 부분은 아닌 거 같고. 조금 더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다만, 초기 품질 편차 부분은 무척이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꽤 많은 디젤 차량들이 조립 불량 등으로 엔진룸에서 떨리는 잡소리가 발생합니다.

 

- 제 경우는, 좌측 헤드램프 바로 옆 흡기 인테이크의 조립 및 제품 불량으로 D 모드 정차 시 등에 다다다다다하면서 떨리는 소음이 발생했는데, 출고 직후부터 그랬고 꽤 많은 차량에서 발생하는 걸 보면 설계 미스 혹은 QC 의 아쉬움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시동을 끄면 터빈 돌아가는 소리 등이 외부에서 들리는데 이 부분은 조금 더 지켜볼 예정이구요.

 

- DPF 는 작동 주기를 제가 꼼꼼하게 모니터링 하진 않았습니다만, 대체적으로 2~3회 가량 주유하면 DPF 가 동작되는 거 같습니다. 운행 거리는 약 1500~1800km 사이로 볼 수 있겠고. ELM327 로 모니터링 했을 때, 평상 시 배기온(Cat B1S1)이 평균 200도 미만이라고 할 때 DPF 동작 시에는 4~500도 가량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 고속 주행 시에는 600도 이상까지도 올라가고, 당연하게도 DPF 동작 시에는 배기음이 바뀝니다. 오오오옹~ 하는 특유(?)의 공명음 비슷한 게 시트 뒷부분에서 올라오는데. 개인적으론 이 소리가 참 맘에 드네요. ^^ 특이한 건, 과거 DPF 가 달리지 않은 뉴스포티지 운행 시에는 머플러에서 특유의 톡 쏘는 듯한 냄새가 났는데 미니 디젤은 안납니다.

 

■ 쿠퍼 디젤 총평

- 어찌보면, 쿠퍼 디젤은 포지션이 참 애매한 차량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구입한 쿠퍼 D SE 판매량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보면 또 그렇진 않은 거 같습니다만... (마케팅의 승리 ?) 해치백임에도 2 도어 쿠페로 승하차가 불편함은 물론, 적재 공간도 많지 않아 활용성이 크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디젤이라곤 하나, 연비적인 측면에서도 유사 경쟁 차량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나타낸다고 보기도 어렵고요. 더군다나, 작은 차체에 2.0L 엔진 채용한 것에 비해서는 디튠이 너무 과도하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같은 계열로 FR 에 적용된 N47D20 은 184 마력을 뽑고, 퍼포먼스 패키지를 적용하면 200 마력 이상도 뽑는 엔진인데... 112 마력. 143 마력이라는 건.

 

- 물론, 그 만큼 튜닝에 대한 마진이 크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의외로 미니 디젤은 관련 파츠가 많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소모품 조차도 아직 서비스센터에서 재고를 충분히 보유하지 않은 걸 보면... 가솔린 미니(특히, 쿠퍼 S)와 같은 퍼포먼스 위주로 튜닝하기엔 조금 한계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 재미적인 측면에서 봐도, 디젤 특유의 짧은 rpm 구간으로 뭔가 쥐어짜듯 힘겹게 달리며 요리조리 치고 나가는 그런 맛을 기대하기에는 디젤은 이미지가 좀 상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파워 밴드를 보면 최대 출력이 4000rpm 에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몇 번 달려보니 사실상 4000rpm 으로 항속하는 건 힘들어 보였습니다. (너무 시끄럽습니다 !)

 

- 엔진 내구성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저속 토크 위주로 구성된 엔진에서 4000rpm 혹은 그 이상으로의 주행이 과연 미니 디젤에 적절한 것인가 ? 는 계속 의문으로 남을 거 같고. 출퇴근 용도로 구입했지만 개인적으로 좀 대단히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저는 NA 취향인가 봅니다. -_-)

 

- 무엇보다, 모든 미니들이 그렇다지만 수동 모드에서 레드존에 다다랐을 때 업쉬프팅이 되는 부분은. 음. 꼼꼼하게 따져 보지 않은 제 잘못(?)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알던 BMW 라면 이런 셋팅은 하지 않았을 거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다른 BMW 들도 수동 모드에서 레드존에 다다르면 업쉬프팅이 되나요 ? 제가 잘 몰라서~)

 

- 하지만, 위와 같은 여러 단점과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미니는 여전히 미니 그 자체만으로의 매력이 있는 거 같습니다. 특유의 T 자형 센터페시아 디자인으로 인한 UX 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 컨트리맨은 이번에 도어 패널로 윈도우 스위치가 옮겨졌습니다만 - 미니만의 고집. 재치라던가. 하는 것들 말입니다. 미니는 성깔있는 여자 친구 같습니다. -_-

 

- 계속 얼르고 달래주지 않으면 삐져 버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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