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출근하는 중, 런칭 중인 뉴 760Li 를 잠시 시승했습니다.

매장에서는 한창 딜러분들 런칭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운전석에 앉았을때 가장 큰 시각적 변화는 뉴 7 시리즈로 오면서 돌아온 시프트레버 위치와 형태입니다.  기존의 스티어링 컬럼 방식은 조작감도 가볍고, 시각적으로도 스티어링휠 주변을 복잡하게 만들어 운전석에 앉으면 정신사나웠던게 사실입니다.  레이아웃으로만 보면 70 년대 미국차 같기도 하고,  오버해서 보면 봉고등의 승합차 같기도 하지요.

 

역시 전통적으로 운전중 오른손이 쉴때는, 뭉뚝~한 말뚝기어 레버를 잡고 있어야 편안한 기분이 듭니다.  뉴 7시리즈의 말뚝 기어봉은, 모양도 잘생기고.. 잡았을때 그립감에서 휴먼테크 디자인의 정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좌측으로 빼서 팁트로닉 변속을 할 수 있도록 한것도 자연스럽고요. 

 

대쉬보드는 인디비주얼 패키지로 피아노그레인 처리되어있는데, 기존의 식상한 월넛에 비해 묵직한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대쉬보드 전체 윤곽은 구형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스크린 비율 11인치 모니터의 노트북 수준 해상도(뒷좌석 모니터 역시) 로 3D 뷰가 지원되는 등 개선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스티어링 휠의 가로 스포크 양쪽 위로 잡다한 레버가 올라오지 않아 계기반에 좀 더 시선이 집중됩니다.  스티어링휠 가죽의 그립감이 한결 보드랍고 착 달라붙는 느낌이고 디자인 또한 고급스럽습니다. 이전 모델에서는 스포크 중앙 (에어백부분)이 배불뚝이처럼 튀어나와 부담스러웠는데 새 모델에서는 자연스러운 위치로 들어갔더군요.

 

 

 

시동시 엔진회전의 질감은 상대적으로 한결 부드러운 듯 합니다. 시승 전에 기존 760을 타고 갔기때문에 금방 비교되는점이 좋더군요.  트윈터보로 544 마력을 5250알피앰에서 내는 후덜덜한 효율성에 76.5kg 토크가 1580 알피앰부터 6000 알피앰에 이르는 플랫한 성능으로, 잠깐 풀가속 하는동안 시원스러운 달리기를 보여줍니다.  517 마력 86kg 토크의 S600 이, 활시위를 당기듯 현기증을 일으키는 가속감성이라면 뉴 760은 리니어한 가속감으로 좀 더 플랫한 느낌을 줍니다.  S600 에 비해 피칭이 적고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출발시 서행상태에서 차선을 변경하려  스티어링을 살짝 꺾었는데,  마치 마이너스 캠버를 준 차량처럼 써억~하고 옆차선에 접어듭니다. 처음에는 캠버세팅이 달라졌구나 했는데,  잠시후 설명을 들어보니 예전 페어레이디처럼 4WS 가 적용되어 있더군요. 70km 이하에서는 역방향 15도(?), 이상 속도에서는 동방향으로 3도까지 능동적인 조향운동을 해줍니다.  고속에서는 큰동작을 안해봤지만, 저속에서는 현격히 핸들링이 손쉽고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체감상 M3 정도의 가속감과 엇비슷한데 한결 부드러운 감성.  제원상 100 키로 가속은 4.6 초로 수퍼스포츠카 수준입니다.

 

최적화된 터보팬의 로직으로 리터당 8km 의 놀라운 연비를 이루었고, 브레이킹 시 F1 에 적용되었던 에너지 재생시스템으로 밧데리를 충전해 평상주행시, 충전기로 인한 회전저항을 줄여 출력향상에 보탬이 된다는 얘기.  8단 자동변속기는 탑기어까지 물려보진 않았지만, 매우 부드럽고 빠른 변속을 이룹니다. 매뉴얼 모드로 잠시 변속할때는 전혀 변속 스트레스를 느낄 수 없습니다. 

 

S600 의 괴물스러운 출력과 토크에 비해, 기존 760 의 밋밋한 감성이 조금 아쉬웠는데 BMW 가 드디어 출력경쟁에서 추월을 시도한데 절로 혀를 두르게 됩니다.  아울러 연비 효율성도 극대화 했다는 점이 무한경쟁 시대의 치열함을 짐작할 수 있게하는 대목이네요.  가격에서는 구 모델에 비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인디비주얼 옵션에 따라 2억6500~ 2억 7700 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복고 디자인 된 정감있는 인테리어와, 수퍼카를 능가하는 달리기 실력, 서스펜션셋을 스포츠모드로 고정하면 언제든 얼빵한 스포츠카 정도는 가볍게 추월할 수 있는 성능을 잠시 즐기는 동안,  목구멍은 마르고 입 가장자리엔 침이 흘러 새어나오는게 느껴집니다.  '역시 벤츠..' 하면서도 근간 벤츠의 아이템들을 보면,  조그다이얼이나 칼럼시프트,  등에 뭐 업은 듯한 리어트렁크 디자인까지 BMW 를 좇는 추세를  간과하기 어려웠는데, 이번엔 760에 출력까지 추월당하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어찌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깜장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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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가장닮은 매체인 자동차를 통해,

사람과 자연, 이성과 감성, 문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