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yota prius 3rd generation 시승기

 

학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에서 프리우스 3세대 버전을 Enterprise에서 5일간 렌트하였습니다
예약은 priceline에서 full size 등급으로 하였는데 시보레 말리부, 도요타 캠리중에 캠리를
선택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다가 바로 옆에 있었던 프리우스를 보고 이걸로 할 수 있겠냐고 하니
선택 가능하다고 하길래 바로 갈아타버렸습니다 ㅎㅎ

 

시승한 차량은 프리우스 3세대 버전으로 비행기 안에서 심심풀이로 읽어본 컨슈머리포트에 의하면
가격대는 대략 2만불후반-3만불초반 이고 경쟁차종은 시보레 말리부,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현대 쏘나타 등 중형급 차종의 고급형 모델정도에 해당하는 고가의 차량입니다.
3세대로 바뀌면서 차중이 증가하여 시내주행 연비가 다소 안좋아졌다고 합니다만 44mpg의
경이적인(?) 연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44mpg은 대략 18.62kpl)
컨슈머리포트에서는 도요타 일부 차량의 추천을 보류하고 있는데 프리우스는 급발진사고 여파를
살짝 비켜났는지 추천리스트에 당당히 올라있습니다.

 

외관과내장

 

우주선(?) 같은 프리우스의 디자인은 미국내에서 상당히 각광받고 있는 듯 합니다.
외관은 연비 상승을 위한 공기역학에 중점을 둔 것 처럼 보이고
다만, 195에 15인치 알로이휠이 껑충하게 보입니다. 연비를 위해 어쩔수 없었겠죠.
내장을 보면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디지털 속도계 및 에너지 이용상황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어 와~ 신기하다는 느낌을 줍니다만 엔진rev 를 볼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약간 작은 듯한 스티어링휠이 스포티하게 보이며, 우주선 조종간처럼 생긴 변속레버는
아주 작은 힘으로도 톡톡 움직이는 것이 마치 오락실에서 운전하는 듯 한 느낌을 줍니다.
스티어링휠 옆에 파워 온/오프 버튼이 있고, 스마트키가 기본으로 주어집니다.
내장재 품질은 중간정도 수준이나 가격에 비하면 많이 실망스럽습니다.
미국애들이 그런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하니 당연한 것이겠죠.
시트도 기본 직물시트이나 품질이나 착좌감은 나쁘지 않고, 시트 높이가 대략 높은편이라
카렌스정도의 느낌정도 되더군요.
트렁크 크기는 작지 않습니다만 배터리 때문일까요? 높이가 다소 높아서 여행용 가방을
싣고 내리는데 허리가 많이 아프더군요.

 

주행느낌

 

주행모드는 EV, ECO, PWR 중에 고를 수 있는데 차량 특성에 충실하게 운행해보고자
하였으므로 항상 ECO모드로 주행하였습니다.
파워버튼을 누르면 주전원이 들어오고 주행이 가능해집니다. 엔진 시동이 바로 걸리지 않아서
조금 어색합니다만, 장시간 주차를 하였다면 배터리 충전을 위해서 엔진 시동이 잠깐 걸렸다가
주행을 시작하지 않으면 이내 곧 꺼집니다. 기어레버는 좌측N 좌상방R 좌하방D 직하방B 모드로
작동하고 레버는 바로 원래 자리로 돌아옵니다. P모드는 바로 옆 스위치를 누르면 작동하고
주차브레이크는 족동식으로 작동합니다. 기어를 D로 바꾸어도 일반 오토매틱 차량과 달리
엔진위치가 바뀌지 않으므로 계기판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무슨 모드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때 브레이크를 떼면 전기모터에 의하여 크리핑이 걸리므로 사고위험이 다분히 있습니다.
다만, D모드에서는 도어락이 걸리고 P모드에서는 도어락이 풀리므로 도어락 작동으로 짐작이
가능하지요. 정체시에 P모드와 D모드를 적절히 사용하면 파사트의 오토홀드 모드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속을 위하여 악셀을 살짝 밟으면 전기모터로만 움직이는데 거동이 상당히 무겁다는 느낌을
줍니다. 가속력을 더 얻기 위하여 악셀을 대략 3분의1 이상 밟아주면 엔진시동이 걸리면서
엔진+모터의 추진력을 얻게되고 악셀을 끝까지 밟아주면 거의 굉음을 내면서 가속이 되는데
부드럽게 등을 떠밀어주는 느낌이 아니고 출력을 쥐어짜내는 듯한 기분나쁜 느낌입니다.
엔진 회전수는 거의 최대로 솟구친 상태로 계속 가속되는 느낌이 신형SM5의 급가속시의
느낌과 비슷한데 이게 무단변속기의 특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내가 원하는 가속력을 얻기 위하여 악셀페달을 밟아주어야 하는 양이 정비례하지 않고
초반에는 무겁게 움직이다가 엔진이 작동하는 시점에서 급격하게 상승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몸에 익숙해졌던 악셀감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어서 적응되기까지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특히, 악셀페달 조절만으로 항속주행을 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너무 살살 밟으면 속도가 급격히 감소하고 너무 밟아주면 계속 가속이 됩니다 --;

 

0-60mph는 직접 측정해보지는 않았으나 2리터급 중형차량정도는 되는 듯 합니다.
가속이 어느정도 진행되다가 항속주행으로 접어들면 엔진출력이 감소하면서 가속시에
오그라들었던 연비게이지가 다시 솟구치는 것이 이제 기름좀 아끼겠군 하는 위안감을 줍니다.
발전기 작동은 가속할때를 제외하고는 수시로 이루어지는데 변속레버를 바로 뒤로 당겨주면
엔진브레이크를 걸어주는 B모드에서는 생각보다 충전이 많이 되는것 같지는 않고
풋브레이킹이 시작되면 충전량이 급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속이 이루어지다가 신호대기를 위해 정차하면 바로 시동이 꺼집니다.

 

승차감은 껑충한 타이어를 신었음에도 생각보다 하체가 단단한 느낌을 주며 도로의 요철상황이
거의 걸러지지 않고 몸으로 그대로 전달됩니다. 미국버전의 차량들이 대체로 물침대같은 푹신한
승차감을 준다고 누누히 전해들었던 것과는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80mph 이상의 항속 주행에서도 불안한 느낌은 거의 없었지만 NF의 편안한 승차감에 이미 길들여진
저로서는 장시간의 고속주행이 피로감으로 몰려오다보니 캠리로 할껄 하는 후회감이 들더군요.

 

연비

 

가장 기대를 했던 연비를 차량 반납후에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계산해 보았습니다.
차량 인수시의 마일리지가 2mi 반납 마일리지가 527mi 5일간 총 525mi 운행을 하였고
운행조건은 고속도로(65-70mph) 85% 일반국도(45-55mph) 10% 시내주행(35mph) 5% 정도로
정체구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신호대기에서 일반 제한속도인 45mph까지는 거의 풀가속을 자주 하였습니다 ㅎㅎㅎ
고속도로에서는 대략 75-85mph정도로 약간 빨리 움직인다 싶은 차량들과 보조를 맞추어
운행하였고 최고속 측정을 위해서 잠시 세자리수까지 올려본적은 있습니다.
풀탱크로 인수하여 2.75 USD/gal 주유소에서 20USD씩 두번 주유하였고
반납전에 2.80 USD/gal 주유소에서 18USD로 풀탱크로 채워서 반납하였으니
연비를 계산해보면 대략 21 gal 주유하였고 525mi 운행하였으니
25mpg (10.58kpl) 이 나오네요 ㅎㅎㅎㅎㅎㅎ

 

총평

 

하이브리드 차량은 미국에서 교통정체가 많은 LA나 뉴욕, DC 등 대도시 지역이 아니면 경제성이
썩 좋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도요타나 혼다 등 일본업체들이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앞서나갈 수 있었던 이유도 교통정체가 극심한 대도시에서의 단거리 주행이 많은 일본의
자동차 이용문화가 한 몫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자동차에 도입된 전자장비가 운전자의 편의성을 도모하는 것을 뛰어넘어 자동차의 출력에
직접 간섭하게 됨으로써 운전자의 의도가 전자장비에 의해 점점 통제되어간다는 느낌을
본 시승을 통하여 받게되었습니다. 에너지 소비효율의 극대화와 환경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은 인정합니다만 환자군에 속하는 한 사람으로써 장난감을 하나 둘씩 뺏기는
애들같다는 씁쓸한 생각도 동시에 드는 것은 어쩔수 없네요.

 

p.s. : NF 2.0이 이렇게 가볍게 잘나가는 차인줄은 미쳐 몰랐네요. 급발진사고 나는줄 알았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