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3월2일 화) GMDAT에 외근을 갈 일이 있어 국내영업팀 최고의 차량... YF를 잠깐 빌려 탈 수 있었습니다.

왕복 2시간 정도 운전할 기회가 있었는데 굳이 시승기를 남기는 이유는... 예전 현대차에서 느낄 수 없었던

좀 더 단단해진 하체, 무거워진 핸들감 및 동력성능에 대한 강한 인상이 남아서입니다. ^^;

 

운전구간은 종로구 서린동에서 부평 지엠 공장까지이고 시내주행 20%, 고속화도로 80% 정도의 비율로 달린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운전한 YF는 Prime 고급형 모델로 가장 최하위 트림보다 한 단계 높은 트림이었습니다.

풋브레이크가 장착이 되어있고 경제운전 안내 시스템 등이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작년 미국에 장기 출장을 가 여러 메이커들의 중형차를 번갈아 시승해보았던 경험을 토대로 쏘나타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제 관점에서 설명을 드린다면...

상당히 스포티 해져 어설프게 캠리의 뒤를 따르던 예전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어코드보다도 더 스포티해진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 Mazda 6와 Accord 중간 정도의 스포츠 성향을 지니고 있다해도 무방할 것 같네요.

실내는 동급 중형차 중에 상당히 정돈되어있고 깔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라면 모르겠지만... 쏘나타의 가장 큰 격전장인 미국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이 정도면 동급 중 가장 앞서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 ^^;

정말 허접한 혼다, 도요타의 실내보다 (물론 최상급 트림 기준이 아님^^) 훨 새롭고 인체공학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대신 변속기 부분에서는 좀 답답한 면이 있습니다.

초반 가속시 울컥하면서 반응하는 현대/기아의 특징은 그대로지만... 그 다음부터는 조금 답답하게 가속이 되었습니다.

특히 100% 연비절감을 위한 세팅 때문에 어떻게든 고단으로 변속을 해 lock-up을 시키는 로직인지라... ㅎㅎ 얕은

경사에서도 시프트 다운이 잘 되지를 않고 고단에 물린 채 2,000rpm 이하로 삐질 삐질 올라가더군요.

이런 변속기의 로직때문에 대부분의 쏘나타 고객들이 차가 잘 나가지를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대신 연비에서는 상당한 메리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페달을 깊게 밟아야 단수가 하나 내려가는 정도이니... 다운시프트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면에서는 좀 답답하더라구요.

하지만 이런 세팅은 비단 현대 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요즘 나오는 GM 차들, 특히 GF6 Hydra Matic을 장착한 차들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인 것 같습니다.

에퀴녹스를 타보면... 아니면 SRX를 타보면...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 이 차들 역시 킥다운이 잘 되지를 않아 답답한 느낌이

듭니다.

 

수동 조작시 어느 정도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수동 모드로 놓고 '-'를 한 두어번 치면 답답했던 가속이 좀 더 원활해

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3,500에서 4,000rpm 정도 올라가면 stage가 갑자기 올라가듯 엔진이 살아나면서 힘을 한 번 더 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같이 모시고 갔던 분들이 rpm을 높이자 무서워들 하셔서 ㅠ.ㅠ... 7천까지 올리면 어떻게 될 지 많이 궁금했는데

거기까지 확인을 못했네요.

왜 3천 rpm만 넘기면 차에 안 좋다고들 생각하시는지... 끌끌... ^^;

 

브레이킹은 역시 ㅎㅎ.... 저 같이 정지 지점 한참 전부터 미세하게 브레이킹을 하는 사람에게도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허접한 성능을 갖춘 것 같습니다.

제가 만약 2.4에 18인치 모델을 사면 바로 AP racing이나 블헴보로 바꿔버릴 것 같습니다.

세상에... 밀리는 정도가 아주 한심하네요 ㅎㅎ 타이어도 거의 새거나 다름없던데...

패드 좀 좋은 거 넣어주거나 디스크 크기를 키워주면 안되는 것인지 ㅠ.ㅠ... 많이 아쉬었습니다.

 

승차감은 같이 동승했던 분들에게 '마치 현기차의 자동차 만드는 철학이 바뀐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상당히 단단해진 하체가... 예전 물침대 같던 한심한 서스펜션 세팅 대비해 인상이 깊었습니다.

이제는 차량 세팅에 어떤 차별화를 시켜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겠다고 생각을 했는지... 쏘나타를 타면서 바뀐 하체

세팅에 연신 감탄을 하면서 운전을 했습니다. (나중에 다른 분들이 알았으니 조용히해... 하시더군요 ㅋㅋ)

앞서 말씀 드렸듯 성향이 동급 도요타, 혼다보다도 더 공격적이고 조금만 오버했으면 Mazda 영역까지 침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한국차에 어떤 identity가 부여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기분이 좋더군요.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글을 마무리 합니다.

총평을 드리자면 NF와는 완전히 다른 차라는대서 깜짝 놀랐고... 높아진 실내 품질 수준 (물론 전적으로 경쟁사제품 대비임)

에 놀라고... 마지막으로 허접한 브레이크 성능에 놀랐던 시승기였습니다.

엔진에 대한 부분은 평가를 안내립니다. ^^; 세타2던 뭐든...미국 EPA 기준 Full size 세단에 2.0을 넣은 차에 토크감, 마력감

운운하는 것은 ㅎㅎ... 너무 욕심쟁이 아닐까요?

6단 자동변속기의 세팅은... 저 같으면 깡통에 수동으로 사서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보완 할 것 같고...

초기에 움찔 반응하는 저질 성향은... 현기차를 타면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특징이니... 그냥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꽤 괜찮은 차'라는 생각이 들고... 중형차 중에 하나를 사야 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도 싶습니다.

뭐 차값 올리는 거 약오르고... (현기차 납품가는 우리 회사의 경우 10년 동안 거의 변한 적이 없습니다, 유가가 무지 올랐음에도)

옵션질 하는 거 보면 화나고... 불량을 국내에서는 쉬쉬 은폐하는 거 보면 폭파시키고 싶지만...

국내에서 가격 대비 성능 중 가장 뛰어난 메이커는 역시 현대기아가 아닐까 싶네요.

이번 YF를 시승한 후 투싼을 타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아졌습니다. 예전에는 관심도 없었는데...

그나저나 쏘나타 보고 일방적으로 욕하는 분들... 타사 중형차 한 번 꼭 타보셔야 하는 것

아닌가 싶네요... 이 정도면 수준급이라 생각이 들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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