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받은 후 몇 일 몰아본 소감입니다. 

차량은 2만3천킬로 탄 X3 3.0 디젤 모델입니다.

이미 X3는 신차 사진까지 돌아다니는 시점이라 지금 글 쓰기도 뭣하지만 구입전 도움을 얻으려고 여기 테드 게시판을 뒤져봤으나 짧은 글조차도 찾을수 없었기에 구입후 제가 올립니다. 혹시라도 관심있으신 분이 계실지도...

 

실내나 옵션은 정말 아무 것도 볼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싼 티는 안난다는 점이 좋습니다.

국산차들은 성능이나 편의장비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무래도 대중을 위한 차를 만들다보니 독일3사나 렉서스 같은 고급스러운 맛은 전혀 없습니다. 그게 꼭 나쁘다는 게 아니라 대중차메이커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에 돈을 쓸 이유가 없으니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제 입장에서는 국산차의 싼티나는 인테리어는 좀 아쉽긴 합니다.

 

외부디자인은 호불호가 나뉘지만 제가 보기엔 나쁘지 않습니다. 처음 나올 때 워낙 특이하게 나와서 그런지 오히려 단종 시기가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구닥다리 느낌은 좀 덜합니다.

예쁘지는 않지만 저나 와이프에겐 좋아보입니다.

 

소음은 나름대로 많이 억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디젤엔진에 파노라마 썬루프까지 달고 있으니 아무래도 가솔린세단처럼 조용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투싼IX나 스포티지R을 먼저 타본지라 거기에 비교하면 매우 조용합니다. 특히 급가속시 엔진음이 듣기좋은 중저음입니다. 투싼이나 스포티지는 급가속해보니 터질듯한 신경질적인 소리가 나더군요. 소음의 절대적 크기도 차이가 나지만 그 질감의 차이는 더 컸습니다.

시승해본 프리랜더2도 많이 시끄럽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X3보다 약간더 조용했던것 같기도 한데 기억이 확실치 않습니다.

 

온로드 핸들링은 프리랜더2가 가장 실망스러웠고 투싼과 스포티지는 이전의 SUV들에 비해 확실히 한단계 올라선 느낌이었으며 X3는 그보다도 한 단계 더 높은 위치에 있다는 느낌입니다.

비록 출력은 떨어지지만 운전재미 면에서 카이엔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작고 가볍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더 나은 부분도 있습니다. 구형 카이엔 터보를 타본 기억으로는 하체가 450마력을 감당하기엔 약간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X3 3.0D는 218마력을 충분히 감당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카이엔 터보는 악셀에 힘만 주면 쉽게 도달하는 200킬로 이상에서 불안한 감이 있었는데 X3는 마음먹고 밟지 않는 이상 200킬로 이상 달릴 일이 별로 없어서 상관없을듯합니다.

한마디로 절대적인 스피드에서 안정감은 카이엔이 좋을지라도 각자 주로 달리는 상대적인 영역에서의 안정감은 X3가 더 좋습니다.

프리랜더는 오프로드에서는 가장 낫겠지만 온로드 핸들링은 제 기준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동급 차종들에 비해 약간 느리기도 하거니와 SUV특유의 롤링이 잘 느껴집니다.

 

승차감은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에서 워낙 딱딱하다, 뒷좌석 승차감이 형편없다, 타이어나 쇼바를 바꾸어서라도 편하게 타고 싶다, 는 이야기를 많이 읽어서 약간 걱정했는데 우리 가족 기준에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와이프가 원래 타던 뉴이엪 쏘나타의 뒷자리보다 훨씬 편하고 좋다고 합니다.

3.0D도 처음 수입되었던 06년식은 다이내믹 버전이라 더 딱딱하다고 하는데 이 차는 그 이후에 나온 일반버전이라 그런지 불편할 정도로 딱딱하지는 않습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좀더 딱딱한 다이내믹 버전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의장비나 전자장비가 별로 없다보니 다른 BMW차들과 달리 잔고장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몇년전만 하더라도 BMW오너들이 전자계통 잔고장으로 일년에도 몇 차례씩 차를 수리하는 것을 보았는데 X3는 그런 이야기가 별로 없습니다.

 

연비는 디젤차답게 좋습니다. 차를 받은 후 몇 일간 주로 국도만 달렸는데 연비가 대략 13-14킬로 정도 나왔습니다. 시내 주행을 같이 하더라도 10킬로 정도는 충분히 나올것 같고 SUV치고는 화끈한 달리기 실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연비 인것 같습니다.

인피니티 EX는 제로백이 6초대이지만 떨어지는 기름게이지를 보면 악셀을 밟은 발에서 힘이 저절로 풀린다던데 X3 3.0D는 제로백은 7.7초로 좀 떨어지지만 기름걱정 없이 밟을수 있으니 오히려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7.7초면 왠만한 세단들과 달려도 가속력이 떨어지지는 않으니 만족합니다.

 

불편한 점은 디젤엔진이 원래 좀 그런 것인지 회전 질감이 거칠고 부드러운 맛이 없습니다. 그리고 약간 시끄럽고, 편의 장비가 좀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조금만 더 넓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점을 개선해서 신형이 나온다고 합니다.

 

구입 전 같이 염두에 두었던 차종들은 티구안, 투싼/스포티지, 쏘렌토R, 프리랜더2, Q5 2.0d, EX/FX, GLK, 투아렉 등이었으나  우리 가족의 필요성에 부합하지 않아 고민끝에 배제 하였습니다. 만약 X3가 아니었다면 시승해보고 마음에 들었으면 아마 GLK로 기울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다 보니 아예 타보지도 못했네요.

 

선택의 기준은 1. 온로드에서 운전재미 2. 실내공간과 편의성 3. 적재공간 4. 오프로드 주행성 순서로 고려하였습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