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5년 3월에 출고한 마칸터보가 벌써 4년이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제 주관이므로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음을 양지하여 주십시오.

4년간 출퇴근 용으로 매일 사용하고 5만키로를 갓 넘긴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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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택의 이유

부부 둘만 타는 기준 '한 대로 모든 게 가능한 차'가 필요했습니다.

문 4짝 (이전 차가 e46 330ci라서 부모님 모실 때 의자 앞으로 제끼고 뒤에 기어들어갔...), 4명 이상 탈수 있고, 짐도 꽤 많이 싣고, 눈이오건 비가오건 타야하고, 스포츠드라이빙도 즐기고 싶고, 빨랐으면 했습니다.  고르고 고르다 SQ5, 마칸터보, 레인지로버스포츠를 놓고 비교했는데 드라이빙의 즐거움이라는 개취의 영역에서 마칸이 압승을 했습니다.

첫 포르쉐가 SUV일 줄은(그것도 무척 감사하지만)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만.ㅠㅜ ...그래서 더더더더 열심히 뒤지며 정말 이걸 사야하는가 고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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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의미한 옵션 및 언급하는 이유.
 

20인치 스파이더 휠 + 사계절 타이어
 

  • 4계절 타이어를 끼우려면 20인치를 해야 한다고 해서(당시에는 타이어값을 고려하여) 이렇게 선택했는데, 대체로 4계절 무리없이 잘 탔으나, 지난 겨울에 윈터 타이어를 끼우고 눈/얼음길 달려본 후엔 앞으론 겨울엔 윈터, 여름엔 썸머를 끼울 예정입니다. 
  • 20인치를 끼우면, 휠하우스가 살짝 비어 보이는 아쉬움이 눈에 걸립니다. 지금처럼 윈터-썸머를 번갈아 쓸 예정이었다면 21인치를 선택했을 수도 있는데, 사실 빡세게 코너 돌지 않으면 일반 주행에는 (PASM을 동원하면) 성능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에어서스펜션으로 차고를 낮추지 않으면 21인치는 더 차가 붕 떠 보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파노라믹썬루프
 

  • 바짝 땡겨 앉는 시트 포지션을 선호하는 제겐, 썬루프를 열어도 고개를 들지 않는 이상 개방감이 안 느껴지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컨버터블과 달리 열리는 시작점이 거의 머리 바로 위라서 고개를 들지 않으면 개방감이 안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평소엔 뒷좌석에 타는 사람에게만 좋은 혜택같습니다. 대리운전 시 일부러 이거 경험해 보려고 가끔 뒷자리에 타곤 합니다. 열었을때는 앞장이 뒷장과 겹쳐서 시각적인 효과는 덜하구요, 닫았을때 시각적인 개방감이 더 좋습니다. 다시 산다면 안할 수도 있는 옵션인거 같습니다. (워낙 비싼 옵션인데) 다만 여름에 위 옆 다 열어놓고 도심에 저속으로 움직일땐 바람이 휑휑 도는게 느껴져서 쾌적한 것은 좋습니다. 


 

스포츠배기
 

  • 출고 당시에 이 옵션이 아직 도입 안되서 그냥 1-2년 탔는데요, 옵션이 나와서 추후 장착 후, 이건 절대로 빠지면 아니되는 옵션이라 생각합니다. 아예 차를 새로 산 느낌이랄까...


 

스포츠크로노패키지 (PASM 포함)
 

  • 터보 모델을 사는데 이걸 안하면 말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느낌이 크게 다릅니다. 다만 Launch Control은 거의 할 일이 없...었습니다. 어디 커다란 주차장/비행장에 가지 않으면 위험하겠더라구요.
  • PASM도 머스트입니다.


 

18 way Seat
 

  • 다음에 사도 반드시 할거 같습니다. 정말 미세하게 조정이 가능한데, 정말 편하고 여기도 조일 수가 있나? 하는 부분까지 조여줍니다.
  • 시트포지션이 정말 낮게까지 내려갑니다. 저는 키가 작아서 그렇게 내려가면 앞이 안보입니다만...


 

앞좌석 헤드레스트에 포르쉐 크레스트
 

  • 포르쉐 왈, 한국에서 가장 많이 선택하는 옵션이라는데, 저는 낭비했다 생각하는 옵션입니다. 다시 산다면 안할 겁니다.


 

휠 센터에 컬러 포르쉐크레스트
 

  • 역시 괜히 했다 생각하는 옵션입니다. 다시 산다면 안할 겁니다. 흑백으로 놔둬도 아주 무방한데...


 

기어손잡이 옵션
 

  • 이건 짱 마음에 듭니다. 기본 기어봉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 아이는 눈에도 다르고(예쁘고), 손에 잡히는 느낌도 확실히 다르고. 다시 사도 할 것 같습니다. 


 

3/ 선택 안 한 옵션 중에 언급할만한 것

에어서스펜션
 

  • PASM만 있어도 충분히 안락하게 조절 가능한데, 에어서스를 달면 무엇이 달라질지 미친듯 구글과 유튜브 검색을 해 보았으나...큰 차이가 없다는 걸로 결론을...(GT3를 공도에서 타시는 분들도 계신데 마칸은 충분히 소프트 합니다) 에어서스펜션으로 차고를 10mm 낮추는 기능이 있는데 이럼 아까 말한 휠하우스 비어보이는게 덜해서 조금 더 멋져보일거 같긴 합니다.


 

Full 가죽 인테리어
 

  • 이걸 선택하지 않으면 문짝 팔걸이, 대쉬보드 윗부분까지만 가죽이고, 그 아래는 플라스틱 재질입니다. 저는 좀 막(?)탈 용도였기 때문에 이만하면 충분합니다. 다만 환한 대낮에 플라스틱 부분이 눈에 띌 때 약간 아쉽기도 합니다.


 

Torque Vectoring Plus
 

  • 인제트랙에서 시승차로 엄청 빡게세 굴릴때에도 미세한 차이 정도였는데 공도에선 필요할까 싶습니다.


 

4 wheel steering
 

  • 없어도 일상 주행에서 전혀 불편함을 못 느끼겠습니다. 있는 걸 못 타봐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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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년 간 운행한 결과 좋은 점
 

정말 '한 대로 다 가능한 차'로 제겐 최적인거 같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들 모두 상쇄할만큼 만족도가 높습니다.

아우디 Q5 프레임을 써서 아우디나 마찬가지 아니냐, 그런데 너무 비싼거 아니냐라는 비방도 있었습니다만, 정말 타 보고 그런 말들을 하는 건지 궁금할 정도로 마칸은 Q5와는 그냥 다른 리그의 차이고 제가 선호하는 드라이빙 느낌을 주는 유일한 SUV 였기 때문에 가격도 받아들일만 합니다.


 

  • 직발: SUV가 이 정도면 왠만한 스포츠카만큼 빠른데 대만족. 케이먼 S와 붙어도 비슷하게...
 
  • 코너링: 트랙 코너 말고 일반적 시내/국도/강변로/고속도로 램프 정도라면 전 이걸로 충분합니다. 전자장비와 무관하게 차체가 다 받쳐주는 느낌. 뒷바퀴가 떡하니 넓게 벌어져 있고 뒷 타이어가 295라서 여기에 '안정적으로 기대어서 도는 느낌'이 들고, 4륜이지만 평소 80% 이상 후륜에만 구동이 가 있어 후륜느낌으로 탑니다. 하지만! 이걸 납작한 911에 비교하심 절대 안됩니다. (마케팅으로 밀던 '큰 911이다'는 말이 안됨.... 작은 카이엔에 스포츠성을 보강했다가 맞음. 카이엔 대비 범블비 같이 작고 민첩한 느낌?) 2톤에 가까운 무게를 가지고 코너를 확확 돌리고 급가감속을 하면 롤링/피칭/무거운 엉덩이 돌리는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애써 속도 올려놨는데 확 감속하고 다시 밟으려면 아까운 느낌...SUV에 비하면 아주 월등하고, 납작이들과 주행하면 스트레스 받습니다. 다만 운전석에 앉으면 워낙 컴팩트하고 단단한 차체과 주행감을 가지고 있어서 일반적 상황에서 스포츠카의 '느낌'을 받을 수는있습니다. 제가 SUV 사면서 가장 우려했던 것도 물렁꿀렁삐걱한 주행감각인데요, 다행히 마칸은 그 우려는 깨끗이 씻어줍니다. 다만 911과 비교하면 안된다는 겁니다. 아무리 드라이썸프에 뭐에 뭘 해도 무게중심은 높고 무거우니까요.
 
  • 고속주행: 이정도 높게 앉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철길 달리는 듯한 안정성이 듭니다. SUV를 타고 Y 영역에서 이 정도를 느낀 적은 없습니다. 이 안정성은 꼭 고속 주행아니어도, 강변북로를 80키로 정도만 달려도 느낄 수 있는 꽉 잡아주는 안정감입니다. 크루징 스피드에서도 타이트하고, 필요할 때 방방 속도 높이는 스트레스가 적어 장거리 GT카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여겨집니다. PASM을 스포츠 이상으로 세팅하면 롤링 피칭은 적당히 잡아 줍니다.
 
  • GT영역: 만약 500-600마력 이상의 Grand Tourer를 타 보신 분들은 100키로 이상의 속도에서 앞으로 튀어 나가는게 약간 답답하다 여기실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고성능 GT카는 x50km 이상에서도 다운쉬프트 안해도 낮은 RPM에서 마치 상한선이 멀은 듯한 편안함으로 스트레스 없이 쭉쭉 밀어줘야 하는데, 이 아이는 다운쉬프트를 해야 제 성에 차는 시원한 가속이 나옵니다. 토크분배는 저 RPM부터 고르게 되어 있는데, 계기판 115km/h에서 이미 2천rpm을 찍습니다. 이럼 편안한 고속 크루징에 최적은 아니죠. 펀치력은 충분한데 엑셀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쉽게 줄어듭니다.  대신 가장 많이 쓰는 50-100km 사이에선 힘과 편안함은 차고 넘칩니다.
 
  • PDK: 이건 기본 사양인데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아무리 마칸터보라도 PDK가 없었으면 이 느낌이 안났을 거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다시 매뉴얼 차를 소유하고 싶긴 한데요, 그건 그냥 순전히 재미이고, 성능만을 생각하면 비레이서가 PDK를 이길 방도가 없어 보입니다. 스포츠플러스에 놓고 구불구불 달리면 사람보다 똑똑합니다.... 만, 이게 아주 익숙해 지고나면 메뉴얼로 돌려놓고 패들쉬프터를 쓰면 더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평상시에도 D에 놓지만 틈틈이 패들로 개입해서 가감속할 때 다운쉬프트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엔진브레이크를 적극적으로 쓰게 만들고 덕분에 타이어와 브레이크패드 수명이 왕창 길어졌습니다.
 
  • 외모: 차는 이뻐야죠. 어느 각도에서 봐도 예쁩니다. 카이엔보다 훨씬 비율이 좋습니다. 이번에 페이스리프트된 디자인보다 이전 디자인이 훨씬 마음에 들어서 정말 다행이다 싶습니다.
 
  • 여담인데, 이 차에 윈터타이어까지 장착하니 겨울에 천하무적의 느낌이 듭니다. 이거보다 더 눈길을 잘 달리려면 뭘로 가야하나 싶기도.. (레인지로버가 정말 그렇게 더 뛰어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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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년간 운행한 결과 아쉬운 점
 

  • 창문 열고 달리면 60km/h만 넘어도 풍절음이 심하고, 80km가 넘으면 귀가 멍해질 정도 버벅입니다. 아니 최고의 스포츠카 메이커가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의아합니다. 330ci는 창문 다 열고 100km/h로 달려도 살랑바람밖에 안 들어왔는데... 무튼 그래서 국도에서 창문 열고 팔 걸치고 즐기는 쾌적한 드라이빙이 좀 어렵습니다. 창문과 함께  파노라믹선루프까지 함께 열면 차안은 정신 없습니다. 재미있는건, 대각선 창문을 함께 열면 이 소리가 줄어들더라구요. 
 
  • C 필러 기울기가 커서 디자인은 좋은데, 트렁크가 아주 크진 않습니다. 특히 좀 높은 걸 실으면 문 닫히다 걸리는 경우가 발생.. 하지만 큰 짐은 의자 눕히면 해결됩니다. 제겐 마칸 매력도를 떨어뜨릴 정도의 문젠 아닙니다만, 유모차를 싣거나 4인 가족이 짐 꽉꽉 싣고 여행 다니려면 불편할 수 있겠습니다.
 
  • 터보래그가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저 RPM에서만 분명히 있고, 고 RPM으로 가면 거의 안 느껴집니다. 그래서 숙달된 후 패들쉬프터를 잘 사용하시면 필요할 때 터보래그 거의 없이 바로 가속할 수 있습니다. 레드존이 7000부터인건 좀 아쉽...지만 터보에 SUV인데 라고 위안을..
 
  • 오토홀드: 발을 떼도 브레이크가 걸려 있는 훌륭한 기능인데, 언덕의 경우 알아서 걸어줍니다. 근데 아직도 모르겠는건, 평지에서 어떨땐 브레이크를 꾹 누르면 홀드 걸리고 어떨땐 아무리 눌러도 안 걸립니다. 크게 신경쓰이진 않습니다.
 
  • 스포츠배기를 달았지만, 그래도 소리가 엄청 우렁차진 않아서 늘 2프로 아쉽습니다. 듣기 좋은 정도. 하물며 스포츠배기를 달지 않으면, 실내가 정말 조용합니다. (콜드스타트를 할 때만 우렁차고 1분 후에 잠잠해 집니다) 예전에 권영주님께서 마칸터보 시승기에 '배기음보다 엔진음을 시원하게 들을 수있다'라고 쓰셨는데 맞습니다. 그래서 소리가 중요하면 스포츠배기는 머스트이고, 이걸 모두 개방하고 스포츠 플러스로 달려도 차 안이 막 우렁차진 않다는 점만 참고하세요. 하지만 전천후 SUV에 너무 많은걸 바라는 것 같기도 하고 우렁찬걸 즐길라면 세컨카가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 연비: 연비를 기대하고 산 차는 전혀 아니지만....에어컨까지 틀었을때 도심 4키로대가 나올때는 ㅠㅜ 보통은 가다서다 하면 5-6키로다 나오구요, 완전 연비 운전하면 9키로대 나옵니다. 10은 본적 없습니다. 그래서 기름통은 무조건 큰 옵션으로(선택 가능하다면) 하십시오. 지금은 탱크 꽉 채우고 연비 운전하면 이론상 600키로까진 갈 수 있습니다. (몇 리터 탱크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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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4년간 정비사항
 

  • 뽑기 운이 좋았는지, 정말 아무것도 사소한 것도 고장이 안나서 정기점검만 넣었습니다. 특별히 돈 들어갈게 없어서 워런티 연장을 과연 해야하나 고민중입니다.. 10년은 탈 걸 생각하면 이제부터 돈 들어가기 시작하나 싶어 걱정되기도 하고요.
 
  • 참고: 엔진오일 보충을 꽤 자주 해야 합니다. 매일 출퇴근으로 운행하면 4개월 정도에 한번 1리터씩 보충해 줘야 합니다. 여러개를 사서 쟁여놓고 하나씩 씁니다.
 
  • 참고2: 장거리 갈때 어쩔 수 없이 고속도로에서 일반유로 보충한 적이 여러번 있습니다. 현재까지 아무 문제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만족도는 현재까지 최상입니다.  모든 영역에서 일정 수준 이상을 보여주는 차로 소수만 진입할 수 있는 독보적 영역에 있는 듯 합니다. 나중에 기변을 해도 더 큰 차가 필요한게 아니면 또 사지 않을까 싶을 정도.
 

제가 주차해 놓고 앞에 서 있는데 마침 길가던 사람 둘이서 서로 '야 저거 살바엔 카이엔 사겠다'라고 이야기 하는 걸 듣고 피식 웃었습니다. ㅎㅎ 제겐 둘은 너무 다른 차라... 그리고 전 늘 상위 차종의 하위 등급보다 하위 모델의 상위등급을 선택했기도 했구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고, 다른 궁금한 점 있으시면 답글 + 본문에 보강하겠습니다.
 

안전한 운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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