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출고한 메르세데스의 기함, 벤츠 S 600 의 전반적인 점검을 위해 하룻동안 시승하면서 느낀 임프레션을, 간략하게 정리해 봅니다.


MB 코리아 산하 공식딜러사인 효성벤츠를 통해 주문한, 블랙색상의 S600 인데 한국 수출용 풀옵션 사양이라 모든 편의사항은 구비되어 있지만, 유럽과 미국버전에 적용된 전방 레이다 시스템은, 국내 교통법규상 승인이 안되어 빠져 있습니다.





프론트 신형번호판은, 전방 센서 오작동 사례를 발생시켜 가로폭이 좁은 번호판을 부착해야 합니다.








V12 기통, 5514 cc에 바이터보를 적용, 실용 영역대인 5천 알피엠에서 수퍼카의 성능인 517 마력..무엇보다 1800 RPM~ 3500 RPM 까지 85kg/m 의 플랫한 최대토크의 괴력을 보여주는 S600..


BMW7 시리즈에서 시작된 조그셔틀 장치는 그 편의성때문에 MB에서도 따라할 수 밖에 없었나 봅니다. 독일차를 탈때마다 느끼는거지만, 계기류와 버튼류의 터치감과 조작감에 혀를 두르게 됩니다. BMW 와 아우디의 버튼, 스위치류 조작감은 직답적이고 단단한 써스펜션과 일치한다는 느낌이고, MB 의 조작감은 1만큼 눌렀을때, 0.7 정도에서 클릭감이 느껴집니다. 국산 고급 승용차의 0.2~0.3 정도에서 느껴지는 클릭감, 렉서스나 인피니티에서 느껴지는 0.8~0.9 의 클릭감에 비해 훨씬 고급스럽고, 의도적인 작동여부를 의식한, 작지만 큰 차이의 단면입니다. 실내의 모든 버튼류를 하나하나 살펴보고 눌러보는 동안, 왜 MB 의 감성이 위대한가를 이미 공감하게 됩니다. 액셀페달을 밟기 전에 미리.. 마치 매너좋고 배려심 많은 데이트 상대를 처음만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분좋은 기대를 갖게 되듯이, 멋진 주행질감에 대한 설레임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아랫급 타사차와..그렌져TG, SM 과 엔에프 소나타에도 있는 스마트키 시스템이 MB S600 에는 구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도어 오픈 버튼을 눌러 문을 열고, 키를 꽂아 돌려야 시동이 걸리죠. 12기통의 시동음은 범상치않은 사운드를 냅니다. 짧은 시동음과 함께 위잉~ 하면서 회전하기 시작하는 엔진음은.. 조용하면서도 짧고 경쾌합니다.

















롱바디임에도 뒷좌석은 딱 필요한 만큼의 스페이스만 제공합니다.


이시대 최고의 D세그먼트.. 오너드라이버와 소퍼드리븐을 위한 럭셔리한 실내.





후륜 275/ 45 전륜 255/ 45 타이어는 S500 과 싸이즈를 공유..



























시승은, 강남 일대의 도심에서 세시간 정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S600 을 몰고 하드코어한 와인딩이나 뻥 뚫린 고속도로를 쌔려밟고 달리는 일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시간이 여유있음에도  교외로 나가지는 않았지요.  100 키로 가속 4.6 초.. 수퍼스포츠카 영역의 가속감을 애니타임 애니웨어 맛볼수  있었습니다.

알피엠 영역대는 액셀페달을 누를때, 3 단계 정도로 구분됩니다.  일상주행을 위해선 1천 알피엠 내외만 지키면 노말한 3000cc~ 4000cc 국산 고급차를 모는정도의 주행감성이고, 1500 알피엠을 넘기는 순간  순식간에 토크가 치솟으며, 4000 정도까지 거침없이 치고 나갑니다. 이내 변속이 이루어지면 또다시 최대 토크시점으로 알피엠이 연결되며 이번엔 엄청난 속도감으로 상체가 시트에 푹 파묻히게 됩니다.

아직까지는 어지간한 가속감에 머리의 혈류가 뒤로 제껴지는 느낌을 받아보지 못했는데, S600 의 무시무시한 토크는, 뒷쪽으로 피가 몰리며 살짝 현기증이 느껴질정도로 대단하더군요. 불과 200~300 미터정도의 열린 도로에서 순식간에 200 키로 가까운 속도로 올라서며, ESC 가 온 상태임에도 RE050 타이어가  노면을 박차며 미미한 슬립이 전해올 정도로 박진감 넘칩니다. 액티브 써스펜션은 이내 단단해지며  타이어의 쿳션감만 전해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널럴한 출력덕분에 릴렉스한 기어비에 자동 5단으로 설정되었는데, 변속감은 거칠지도 부드럽지도않게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간헐시간과 질감으로 이루어집니다. 서행할때는 써스펜션이 부드러워져  에쿠스나 체어맨처럼 소프트한 모드로 전환되어, 도로의 굴곡이 오히려 즐겁게 다가옵니다. 차선을 변경하거나 코너링을 할때 인텔리젼스 시트의 럼버서포트에선, 마치 어린시절 아빠가 강하고 부드럽게 허리를 감싸안듯이, 코너 바깥쪽의 옆구리를 감싸올라옵니다. 처음엔..정말 놀랬네요. ^^

조금 타이트하게 코너링을 해보니, 순간적으로 하체가 단단해져 마치 외륜쪽이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직진할때의 느낌과는 달리 부풀어 오르는 럼버서포트와 함께 횡G 를 급감시켜 주는 느낌이 감동적이기까지 하더군요. 다른 부분들은 그냥 2억 6천6백짜리 차가 이정도야 기본이지 했는데, 로봇처럼 감싸안는  시트 하나에 확~ 감동해버리는게 스스로 신기하게 여겨졌습니다. 이래서 새로운 기술이 자동차의 부가가치를  엄청나게 높혀주는구나.. 했지요.

뉴 S600 의 거침없는 가속감은, 4200 CC 엔진을 고회전으로 쥐어짜 400 마력의 출력을 이끌어 내는  마제라티 콰트로포르테에 비해, 517 마력의 출력 차이보다 훨씬 강한 임팩트를 줍니다. 차량중량은 비슷하지만, 84.6kg 의 플랫한 최대토크가 월등함으로, 체감속도는 한결 강할수밖에 없다는 생각..

토크 50 정도의 뉴 M5 보다도 강할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레 하게되는건, 400 키로의 체중차이를 토크폭이  능가할것이라는 예상 때문이기도 합니다. 코엑스앞에서 영동대교쪽으로 약 1키로정도를 풀스로틀 해봤는데, 순식간에 200 을 넘을때까지 한시도, 헤드레스트에서 머리를 끌어내기가 버거웠습니다. 이륙하기 직전 젯트의  가속감에 버금할 정도였지요. 600 마력대의 수퍼카들 느낌은 어떨까 하고 궁금해지더군요.

브레이크 감성은 스포티하지 않지만, 설곳에 정확히 설수있다는 확신감을 주는 정도였고, 운전석은 7시리즈처럼  결코 큰차를 운전하는 느낌을 주지않습니다. 주변이 빵빵해 폭신한 이불을 덮고있는 기분이였지만, 콕핏은  타이트하고, 싸이드미러나 룸미러로 관찰되는 좌우후방이 결코 방대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CLS처럼 싸이드  윈도우 라인이 좀 높아서, 옆에 가까이 붙어있는 차의 옆구리 위치를 가늠하기가 좀 불안한점이 아쉽더군요.

가속과 서행을 반복하면서.. 문득.. 굳이 3억대가 넘는 퓨어스포츠카를 비싸게주고 살필요가 있을까를 잠깐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편리하고 쓸모있는 공간을 갖고있는 차가 왜 납작하고 비좁은 가야르도보다 쌀까..

하하..비교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기분좋은 엔진음만 걸러 들려주고, 폭발적인 가속감과 엄마품같이  포근한 정숙한 실내.. 풍부한 사운드의 오디오에 잔잔한 재즈만 틀어놓으면 창밖 풍경은 이내 로맨틱한  영화의 한장면이 되어 버리는데..



하루간의 데이트였지만.. 달리든 달리지 않든.. 격정적이거나 혹은, 잔잔하게 시종일관 뿌듯한 감동을 주는 MB S 600 의 매력에 푹~ 빠졌던 시간이였습니다.  공식딜러에 의한 국내 수입가격은, 2억 6천 6백. 등록비 포함가격은 2억 9천~ 2억9천 5백.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