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소유의 아반떼를 일년여 해결이 안되는 에어컨 문제로 여름이 오기 전에 바꾸기로 하여서 덜컥 주문했습니다. 자율적인 예산한계는 3000만원이었고 현대차를 여러가지 장기간 타본 경험으로는 V6 4기통보다는 엔진 소음 및 감성 품질 측면에서 나았다는 개인적인 편견을(사실은 뽑기 운이었을 듯 합니다^^) 가지고 있는 관계로 엔진은 V6인 것 중에서 고르자 그리고 SM5 2.0 CVT는 동력성능에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이 주위에 많아서 2.5로 이미 마음이 가 있던 상태였읍니다.  근데 조금만 예산을 초과하면 SM7 2.3, K7 2.7, 그랜저 2.7도 가능하다고 유혹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SM7은 한참 구모델이어서 탈락, K7은 너무 비싸서(!), 그랜저 HG 출시 직전 끝물상품(TG)이 가장 매력적인 선택이었읍니다만 년말에 신모델 예약을 받으면서인지 구모델 할인이 없어져서 포기했습니다.

현재 SM5 2.5 트림은 SE plus25 RE25 두가지만 있습니다. 두 트림의 차이는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인치업휠 및 타이어(17”), 고급형(?)계기판 우드그레인 내장, 마사지&메모리 시트, 메모리/후진 아웃사이드미러, SE 한급위의 카오디오 등이고 두가지 트림간 190만원의 차이가 납니다. 제 생각에는 약간 비싼 옵션 가격책정인 듯합니다. 맘에 안 드는 것은 RE25에만 18인치 휠/타이어+TPMS 추가옵션으로 제공한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TPMS는 ABS와 마찬가지로 전 트림에 추가옵션으로 제공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인수전 발표된 카탈로그 및 부산공장 기술부에 문의한 바로는 파워트레인은 닛산 VQ25V6 Jatco 6단기어로 바꾸어서 수치상으로는 2.0(공차중량:1470Kg)에 비해서 115kg 무거워지고(1585kg) 마력은 141+37hp/6000, 토크는 19.8+3.5kg-m 증가하였읍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공인연비는 12.5에서 10.12.4km/L나 감소했습니다 (기어비를 우찌 세팅하였길래, 아니면 왜 그랬을까요.). 참고로 소나타 2.4 1465kg 13.0km/liter 201HP, 25.5 kg-m 입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타사 2.4liter급 차량과 비교할 때 무엇을 내세워 선전을 해야 할지 딜러들이 난처해 할 상황입니다. 일단 외형 및 내장은 2.0CVTC II 모델과 큰 기능적인 변화랄 게 없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프론트 오버행이 길어서(940<1025) 소나타보다 전체가 길고(4820<4885) 폭은 작습니다(1587>1565). 듀얼 머플러를 썼다고 해도 소음감소 외에는 나아질 것이 없을 것 같은데 그나마 눈에 띄는 변화라면 변화입니다. 결국은 몰아보아야 어떤 고객층을 대상으로 튜닝해서 이 모델을 출시했는지 이해가 갈 것으로 생각했읍니다.

시동은 최근의 삼성차가 다 그렇지만 카드형 스마트키는 옷 주머니에 넣고 문 그냥 열고 타고 시동단추만 누르면 됩니다. 계기판의 시인성은 괜찮고 색상은 점잖은 편이고 좀 나이드신 분들께도 무리 없는 색상 및 디자인입니다. 운전석 메모리 시트는 사용자 3명에 대한 시트 및 사이드 미러 위치가 기억됩니다. 전동식으로 에어를 넣어서 허리 상중하 3단 쿠션 튀어나옴을 조절해 운전자 허리에 맞추게 되어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의 체형에 맞추기 쉬울 거라고 생각됩니다. 후진시 사이드 미러 각도가 아래쪽으로 내려가며 이것도 사용자별 저장이 됩니다. 오디오는 파나소닉이 달려있는데 집사람 평이 좋습니다.  내장은 제 취향이 아닌 우드그레인을 많이 썼읍니다. 만일 사고가 나는 경우  우드그레인 보다는 부드러운 재질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우드그레인이 대중이 원하는 취향이겠지요. 옵션으로 225/45R18 타이어/알미늄휠 및 TPMS가 달려 있습니다. 시야는 키가 작은 편인 제 집사람도 괜찮습니다. 앞과 뒤가 어디에 있는지 감을 잡는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핸들은 유압전기식 차속감응입니다. 전기모터로 유압을 생성하여 시스템이 복잡해지긴 합니다만 핸들링 감은 아주 부드럽고 그리 가볍지 않아 절도도 있는 편입니다. 시동 걸고 주행시 소음은 유입이 매우 적습니다. 렉서스만큼은 아니지만 음악 듣는데는 별로 문제가 없는 수준이고 엔진음도 고회전수가 되면 운전석에서는 잘 들립니다. 도어트림에 3M문풍지 같은 게 둘러져 있는데 내구성이 걱정이 됩니다. 6단 기어는 맘먹고 킥다운을 하지 않으면 변속충격을 느끼기 힘든 수준입니다. 가속페달의 반응은 저-중속에서는 즉답하는데 고속 가속시 제 예상보다 약간 늦게 밀어주는 경향이 있읍니다. 제 생각에는 가속성능은 엔진출력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 약간 굼뜨다가 되겠읍니다. 고속에서의 핸들링과 소음방지는 수준급입니다. 타사 고급세단 못지 않습니다. 코너링은 소나타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고 제가 그린 라인을 끝까지 잘 따라 갑니다. 성격은 일단 뉴트럴이고 극한으로 가면 언더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아직 길들이기 중이라 시스템이 개입할 정도로 몰아붙여보지는 못하였읍니다. 하지만 소나타에 비해 120kg의 차이만큼 몸무게가 무거운 건 어쩔 수 없는지 아니면 제작진이 의도한 건지 상당히 둔중합니다. 도는 중과 돌고 난 후 롤링은 잘 억제되어 있읍니다. 노면이 요철이 있는 곳에서는 18인치 타이어가 노면을 살짝 튀는 듯이 탑니다만 기본으로 달려나오는 16인치를 달면 승차감이 좀더 푹신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바이제논 어댑티브 헤드램프는 가로등이 없는 구불구불한 국도가 아니면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쨌던 잘 동작하고 필요할 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브레이크는 앞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후 디스크인데 처음에 푹신하게 밟히고 점진적으로 강해져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반적인 주행시 제동 성능에 불만은 없으나 소위 꽃혀 서는 맛은 전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속-제동성능을 조금만 강화했으면 합니다만 턱턱 서면 옛날의 모 기아차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상품성이 떨어지겠지요.  공기청정기 및 방향제가 내장되어 있어 마사지 시트와 함께 집사람에게는 많은 점수를 땄습니다. 패밀리 세단은 마눌님에게 잘 보여야 합니다(동서고금의 불멸의 진리입니다). 주유구/트렁크 스위치가 운전석 도어의 유리창 스위치 뒤에 위치한 것과 시트 열선 스위치가 시트 옆에 위치한 것은 좀 불편합니다. 뭐 익숙해지면 안보고 누를 수 있으니 괜찮겠지만요.

 

이상을 요약하자면 편의장비를 가능한 한 많이 집어넣고 소음방지에 주력한 고급형 중형 패밀리(장보기) 세단이 되겠읍니다. 뭐 비싼 거 다 알고 산 저는 불만이 별로 없읍니다만 문제는 가격입니다. SM5 2.0 최상트림과 2.5 최하트림과의 가격차는 100만원입니다. 물론 2.0 트림 가격대폭은 600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2.0 최하트림과는 700만원 정도 차가 납니다. SM5 2.0최상트림을 살 사람은 2.5로 갈 것을 예상할 수 있읍니다. 하지만 SM5 2.5 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SM7 2.3을 살수 있으며 여기에 300-400만원을 보태면 그랜저HG K7 최하트림을 살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소유한 자동차 급이 나타내는 효과를 생각할 때 이 차가 여러가지로 어중간해서 과연 팔릴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눈에 안 띄니 팔릴 지도 모르겠읍니다만. 글쎄요. 원래 고급세단의 최하트림이 베스트 셀러인 것은 사실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자동차 구매시 가격한도 내에서 크기나 차급보다는 기계적인 완성도 및 내구성을 가장 중시하는 성향이라서 동력성능과 만듬새는 목적에 맞고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만 다른 구매할 사람 입장에서 가격대비 여러 부가가치를 생각하면 그다지 권하기는 힘들겠네요. SM5 2.0이 가장 마음에 들지만 동력성능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이나 2.4L 패밀리 세단을 사길 원하는데 현기차가 싫은 사람은 구매를 고려해 봐도 되겠습니다. 스포츠(?)패밀리 세단을 원하신다면 올해 나올 소나타 터보를 기다리십시오. 고급세단을 생각하신다면 현기의 HG2.4또는 K7 2.4, 만일 현기차가 싫으시다면 르삼의 올해 새로 나올 SM7으로 가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