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7131.jpg


친구의 997터보 수동에 칩튜닝한 후 테스트를 위해 약속장소로 가는중이었다.

2주전에 세차한 후 처음으로 건조한 늦은 저녁 시간에 M5를 몰고 나가고 싶은 맘은 충동적인 감정상태가 심장 박동수를 높였기에 가능한 것이다.


올림픽대로를 통해 갈 수도 있지만 항상 강변북로의 영동대교 이후 천호대교까지의 구간을 워낙 좋아하기에 일부러 다리를 두번 건너는 비효율을 감소하고라도 먼 루트를 택했다.


천호대교를 건너 다시 올림픽대로에 진입하면서 전방이 뚫린 것을 확인하고 3단에서 80%정도 밟고 가속해 나가는데 좌측사이드 리어 뷰 미러에 비친 불빛이 멀어지기는 커녕 더 가까워지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가속패달을 바닥까지 때렸다.


모든 M5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유독 나의 M5는 쓰로틀개도 80~100% 사이에 힘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가속패달을 바닥까지 비비고 4단으로 변속하는 시점에 내게 그의 엉덩이를 보여주고 앞서나갔던 그차는 벨로스터 터보였다.


V8 5.0 400마력이 1.6터보에 확실히 밀린 것이 분명했다.

차선을 잘 탄 탓에 일단 다시 앞서 나갈 수는 있었지만 다시한번 붙어보면서 도대체 어느정도의 출력인지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앞서가다가 그가 다가오길 기다렸다.

내 뒤에 붙는 시점에 다시한번 붙자는 신호로 6단에서 3단으로 다운시프트를 하면서 Rev. matching을 하는 것을 나의 하만머플러를 통해 그에게 전달했다고 확신하고 풀액셀을 했다.


160km/h언저리에서 4단으로 변속하고 200km/h정도 되었을 때 일부러 차선을 3차선으로 바꿔 내가 풀가속하는 상황에서 나를 어느정도 차이로 치고나가는지를 보고 싶었다.


한마디로 나를 가볍게 재꼈고, 같은 무게의 차라면 최소 70마력은 앞서는 듯한 가속으로 치고 나갔다.

궁금했지만 튜닝의 정도를 파악할 수는 없었고, 차량의 컨트롤 능력이나 운전기량이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대략 500kg정도 차이나는 중량을 고려하면 엔진마력으로 350마력 정도 되면 내 M5는 아쉽지만 1차선을 내주어야할 정도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순발력이나 뚜렷하게 나를 추월해나가는 모습으로만 보면 그 이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한국의 고속화도로에서 독일차들의 절대 강세인 시절은 끝났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한 것이 한국인으로서 묘한 자부심을 느끼게했다. 


작년에 세일했던 ESS 560마력 수퍼차져킷을 사지 않은 것을 잠시지만 후회했었지만 그래도 NA V8 400마력 수동은 너무나 매력적인 조합이라 출력의 크기만으로 가치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공도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안전마진을 두고 얼마나 호흡을 맞추며 즐겁게 달릴 수 있느냐가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배틀이라고 생각한다.


노면의 온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즌이라 후륜구동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여건이 되었다.

수명을 다한 M5의 뒷타이어를 조만간 교환해줘야 겠다.


-testkwon-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