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댓글 및 질문족 최종민입니다.

아래 글은 별 재밌는 내용이 아니고 글만 길어서 시간없으신분들은 BACK버튼을 눌러주세요.


배틀드라이버의 배경: 저는 37세이고 2어린이의 아빠입니다. 직업은 철강유통회사 관리팀 직원.
차는 황금색 아카디아 타고 있습니다.
테드 스티커는 없구요(제 운전습관때매 테드에 민폐끼칠까봐). 뒤에 혼다, 어큐라, 대우 엠블럼없구요. 트렁크에 브렘보 스티커만 있습니다.
윙?타입 리어스포일러있습니다.
수도권에 제 차같이 생긴(색, 스포일러, 브렘보스티커) 아카디아는 없을 겁니다.
보시면 아는 체 해주세요.


(그나저나 저번 10월 1일 아침에 동탄에서 검정색 포르쉐 993이 옆에서 클락숀울리셨는데 설마 저보고 울리신 것 아닌것 같습니다.)


우선 평온한 퇴근길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왔다갔다해서 선량한 운전자에게 불안함과 불쾌감을 드렸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평소엔 애도 딸렸겠다 대체로 얌전히 다닙니다. (노인네 모드)


그럼 본격적 배틀?기 올립니다.

우선 제 차의 특성은 95년식 아카디아 바디에 Acura RL 3.5엔진스왑, 오픈흡기, 스로틀바디 전면 스페이서, 리얼카본에어인테이크, 듀얼배기
후지쯔보 머플러, 엔드파이프에 볼트체결식 이너 사일렌서 부착(지금 부착중), 전륜 브렘보 로터스캘리퍼, 사선가공 12인치로터,
서스는 순정, 휠은 오즈레이싱 슈퍼레제라 18인치, 타이어는 한타 V12EVO(225-40-18), 리어스포일러, 사이드에어댐, 리어디퓨저 장착입니다. 즉 NA에 300CC업 스왑하고 모냥만 좀 낸 수준.


오늘  GT-R 35 랑 배틀?아닌 배틀을 했습니다. 제가 감히 GT-R이랑 배틀했다라고 건방지게 생각했습니다. 저혼자만의 착각이죠.
시간은 10월 13일 저녁 7시~7시40분쯤, GT-R과 같이 달렸던 위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조남분기점-청계요금소사이구간이었습니다.

 

외곽.경로.JPG

저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퇴근 중(구로구 온수동->강동구 둔촌동)이었고
같은 동네사는 동료직원이 포르테(Porshe아님니다. 주의) 세단을 타고 슝하고 지나가길래
재밌겠다 싶어서 같이 쐈습니다. 3500cc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해.

시흥요금소 지나자마자 본격적으로 같이 밟아서 요리조리 엎치락 뒷치락 가던중 조남분기점에 다달았습니다.
조남분기점에서는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목포로 가는 가장가지 차로쪽이 차들이 빠져서 한적하고
여기서부터 한 500m정도가 목포에서 온 차량들이 합류하기 직전 한가한 구간이라 역전 및 거리벌리기의 기회차로이죠.
(대부분의 분기점이 그렇죠)

3차로로 슝하고 가다가 다시 1차로로 들어갑니다.
목포에서 올라오는 차들이 합류하기 직전에 1차로로 들어가야 합류차랑 엉켜서 위험하지 않고
군포, 평촌으로 나가려고 미리 줄서는 차들때매 혼잡하여 속도가 안나므로 1차로로 가야합니다.

3차로에서 2차로로, 다시 1차로로 가려고 왼쪽을 봤더니 왠 푸르딩딩한 전조등빛이. 제가 평소에 졸졸 따라가기를 좋아해서
그차를 보내고 뒤에 붙었습니다.
그런데 띠용~~ 그 불빛은 바로 GT-R 35의 불빛이었던 겁니다.
예전에 강변 테크노파크 램프에서 검정색을 한번 본적있었는데 바로 뒤에 따라가게 될 줄이야. 영광이었죠.
(엊그제는 아침 출근근 목동에서 빨간색 SLS를 목격하기도..)

차가 많기도 하였지만 젠틀하게 살살가시더라구요.

감상이나 좀 해볼까하고 졸졸 따라가는데 쑤~욱하고 나가시는데 제차는 소리만 요란하고 점점 멀어지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1~2차로로 계속 달리시는데 군포IC지나면서 램프로 나가는차들 때매 3~4차로가 비길래 잽싸게 추월.
그러나 얼마못가서 평촌IC나가는 차때매 저도 막힘
다시 1차로쪽으로 붙음. 안보이시길래 평촌으로 나가셨나? 그러는데 제 동료 포르테가 2차로로 쌩.

이건 뭐 정신없네요. 복합 2:1 배틀이네요.

요놈을 따돌려야 겠다고 생각하고 한적한 4차로로 빠지면서 풀스로틀.
그런데 포르테는 가볍게 재꼈는데 1차로에서 뿅하고 다시 GT-R출현!
다시 뒤에 붙어가는데 학의분기점에서 4차로가 비니깐 기냥 내리달리시더라구요.
저도 4차로로 빠져서 밟았지만 빛처럼 달려나가시는 자태에 의욕을 상실하고 3/5 스로틀로 발발거리며 쫒아감.

잠깐 좌절하는 사이에 포르테 또 쫒아오며 저를 추월.

에이 "글래머는 포기하고 만만한 마눌이나 붙잡자"라는 유부남의 심정으로 재가속.
다시 포르테 추월.
하이패스차로 타야하니깐 2~3차로로 가다가 1차로로 쏙 끼어들어야지 하고 가는데
4차로가 또 휑하니 비네요. 저 평소에 안그러는데 다시 4차로로 얌체같이 차로변경.
쭈~욱하고 밀고 올라가다가 하이패쓰 맨 끝차로인 3차로로 쏙하고 들어가려는 찰라
GT-R이 톨게이트 일반차로로 진입하네요.
저는 하이패스차로로 쌩~~~!

어라~! GT-R을 재꼈네요.
성능으로 재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입이 살며시 좌우로 길어지네요.
4만원짜리 하이패스기계가 이리도 고마울줄이야. 이 시점이후로 GT-R은 안보이심.
역시 하이패스의 위력이 대단. (한건지 같지도 않은 차들때매 발목좀 시리신지 관광모드로 가셨을지도)

그리고 득달같이 내달리는데 포르테 또 추월함. 아! 1600cc지만 현기차의 엔지니어링이 무섭구나(20대 후반 젊은 직원의 간튜닝이 무서운건가요?)
다시 2~4차로를 요리조리. 판교분기점 지나면서 4차로로 쌩하고 달려나감. 경부 부산에서 올라오는 차들때매 천천히 1차로로 변경.
고개넘어 뽈뽈거리고 달리는데 아반테MD 튜닝차가 3차로로 미친듯이 달려나가네요. 그러더니 앞차에 똥침.
어~휴 저는 저렇게는 안하는데 역시 젊은이들은 간때문에 참... 웽하더니 금방 시야에서 사라짐.
모션을 보니 일체형서스 장착추정. 엄청난 칼질. 저는 위험해서 지레 포기(사실 아카디아갖고 250마력이상 터보차들한테는 안되죠)

그러고 성남요금소로 느긋이 나감. 1~2차로는 미리 하이패스타려는 차들때매 느릿.
3차로로 나가서 좀 빨리 추월하고 (포르테가 또 쫒아올까봐요....노이로제...수준)

넉넉히 2차로로 하이패스통과하려는 순간 우앙!하는 배기음과 함께 튜닝 투스카니등장.
고수들 속속히 등장. 완전 서킷을 방불케 하네요.(서킷타본적은 없지만)

평소에 이시간에 달리는 차들이 없는데 거~참 이상하네요.
아마 GT-R때매 다들 흥분모드이셨는듯.
라이트급 조무레기들 스파링하는데 울트라 해비급 등장하니 다들 어깨에 힘들어 간거죠.


에구~ 저는 또 제 페이스대로 걍 졸졸졸 감. 그저 포르테만 따라 오지마라 라는 심정으로.
경원대 옆을 지나 성남IC로 내려가는 우측으로 굽어진 도로에서 4차로쪽으로 빠졌다가 차들 합류하기 전에 1차로로 들어가는데
맹렬하게 달려가던 투스카니 4차로에서 막혀서 답답하게 가시네요. 저는 1차로로 유유히. 성남IC합류차들 어느정도 지난 다음 다시 한적한 3~4차로로.
투스카니 따라올가봐 요리조리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감.
(어제 아우디 A4를 잠깐이나마 재꼈던 구간이거든요)

그사이에 투스카니 맹렬하게 치고 나가네요. 성남IC에서 서하남IC사이에 2개 차로씩 갈라지는 교각구간의 3차로로 달려나가는데 투스카니는 4차로로
가시더라구요. 아마도 저처럼 서하남 으로 나가실 모양. 저는 서하남에서 나가는 차로가 2개가 되는 구간에서 들어가려고 3차로로 그대로 유유히 진행.
투스카니도 바이바이! (사실 포르테에 압도적으로 앞서려는 심정에)

서하남IC 램프로 들어서자 포르테가 저~~~기 뒤에 열심히 오고 있겠지라는 기대를 갖고. 괜히 전화하면 위험할까봐 문자를 보냄

간단히 "서하남" (해석 : 나는 벌써 서하남으로 나왔다. 차뽀개지도록 밟지않는이상 못따라오겠지? 그러니 포기하고천천히 와)

30초정도 기다렸는데 답이 없는 걸로 보아 역시 제 예상대로 열심히 스티어링휠을 돌리고 있겠군.이라고 생각하는데
옆에서 클락숀 작렬. O.o!  T.T 으윽 찰거머리 같은 동료직원의 포르테가 옆에 붙네요.

신호대기에서 핸드폰통화. 직원은 GT-R을 잠깐 보기만했을뿐 저 쫒아오느라 바빴답니다.

(장유유서를 몸소실천하는 직원의 겸손한 인사성멘트에 기분좋아짐.)

투스카니인지 젠쿱인지는 무섭게 치고나가더라라고 그러구요.

 

참 잘달리더라...그러나 동네에서는 자중하자라고 조언.격려하고 제 갈길을 갔습니다.

 

배틀 덕분에 평소에 1시간거리를 40분만에 왔네요.

공도레이서들간에 회자되는

"5분 먼저가려다 50년 먼저간다가 아니라 5분 먼저가려다 50분 먼저간다"라는 명언이 생각납니다.

 

배틀 중 주행속도는 시속 (최저 40) 80에서 x60정도.
평소보다 약간 한적함.

 

배틀할때엔 너무 차가 없으면 동력성능차가 순위로 이어지기 때문에 재미가 없잖아요.
너무 차가 많으면 도로구조와 교통흐름을 잘아는 터줏대감이 운전하는 마티즈(예로)가 일등이죠.
저는 3500cc타는 터줏대감이라 그나마 GT-R의 발냄새라도 맡아서 영광이었고 하이패스때매 우승???하는 감격을 누렸습니다.

GT-R은 흰색이었구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35모델이죠.
특징이 있다면 왼쪽 번호판등 전구나갔어요. 그리고 넘버가 "허"

혹시 차주가 이글을 보시면 반가왔고 영광(1.5억짜리 차를 5백만원짜리 차가 감히 쫒아가서)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이만.

 


PS.

제가 배틀다운 배틀을 해본 것은 평생 한번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제 아카디아 대 미지의 젠쿱 (대낮 평택안성간 고속도로에서)

오늘은 배틀도 아녔지요. 혼잡한 퇴근길에서 차로잘타기였죠머.

이글보신분들.. 다 읽으셨다고요? 그것보세요. 별 내용없다고 말씀드렸죠. 회원님의 소중한 시간뺐어서 죄송합니다.
즐거운 드라이빙 라이프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