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깔끔하고 재미있는 배틀을 하여 배틀기를 함 올려봅니다.

지난 토요일(9일) 오후정도였습니다. 안면도 대하축제에 가기 위해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지요. 일행들은 모두 안면도에 먼저 가 있고, 저는 퇴근 후 혼자서 허겁지겁 내려가는 중이었습니다.

아주 깔끔한 자태의 흰색 아반테 투어링이 상당한 왕똥꼬를 밖으로 내밀어놓고 앞서가고 있더군요. 옆으로 자연스레 추월해가면서 보니까 사이드스커트만 해 놓았고, 휠타이어 및 서스펜션이 단단해보이도록 세팅되어있었습니다. 이때가 5단 110km/h 정도였는데 쉬프트다운 안하고 악셀에 힘만 조금 더 주면서 가속을 하였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백미러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는데 역시나 저 멀리서 조금전의 투어링이 차선을 바꿔서 열심히 가속해 오더군요.

차량 소통상황은 적당적당한 수준이라고 해야 할까요.. 두어대 헤치고 풀가속으로 10초정도 달려나가면 또다시 서너대의 차량들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는정도였습니다.

앞 차량들의 바리케이트에 막혀 빈 틈을 노리고 있는 사이 어느새 투어링이 제 똥꼬에 바짝 붙었습니다. 백미러로 자세히 투어링의 노즈를 관찰할 수 있었지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큼직한 인터쿨러가 자리하고있군요. 윈도우를 조금 내리니 블로우오프벨브 소리도 들려옵니다.

어느덧 바리케이트에 빈틈이 생기고 3단 쉬프트다운 후 풀드로틀을 하였습니다. 투어링 열심히 따라오지만 조금씩 조금씩 멀어집니다. 사실 잘 이해가 안되더군요. 베타 + 터보면 분명 내차보다 훨 쎈데;;

다시 또 바리케이트... 롤링상태에서 서로 앞, 뒤로 서있을땐 조금이라도 먼저 가속을 시작해야 많이 유리하지요. 백미러를 힐끔힐끔 보다 틈이 벌어져 다시 풀드로틀을 시도했는데 앗차 타이밍을 잘못잡아서 후미의 투어링이 이미 가속을 시작했을때에 제가 가속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웬일??? 조금씩 조금씩 투어링이 멀어집니다;;;; 이상하다.... 뿌우우푸휘이이잉~ 파쇼우~!!!! 모든 사운드는 터보가 확실한데;;;

1차선에 차량 한대 가고있는 쪽으로 제가 차선을 잡았고 투어링은 2차선쪽으로 차선을 잡았는데 1차선 차량이 차선을 막은채 너무도 서행운전을 하여 투어링이 앞서게 되었습니다. 제가 차선을 바꾸어 투어링 뒤에 섰지요. 앞에 바리케이트가 열리는것을 보고 투어링의 힘찬 배기음을 들으며 저도 함께 풀드로틀을 시작하였습니다.

어라????!!! 점점 가까워지더니 이내 추월이 가능하더군요???

그렇게 제가 또 앞서고..  또 차선때문에 투어링이 제 옆으로 오게 되었는데 윈도우를 내리시네요. 옆에서 속도조절을 하시느라 악셀워크때문에 블로우오프벨브소리가 연신 파쇼우~ 빠쇼슈슈슝~ 하면서 납니다. 과연 뭐라고 하실까 궁금한 마음과 약간의 쑥스러운 마음에 저도 윈도우를 내리고 쳐더봤지요.

저한테 엄지손가락을 내미십니다 ;;;; 아무말도 안하시고 그냥 엄지손가락만 쭉 쭉 연신 내미시네요;;; 저는 그냥 목례로 답했습니다 ;;


미천한 제가 어떻게 아반테 투어링 터보머쉰을 제압할 수 있었는지 지금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 차는..
94년식 현대 엘란트라. 1.8 ABS 수동을 베이스로
2.0 DOHC (4G63) 엔진을 얹고.
차량 총주행거리 31만정도, 엔진스왑 후 주행거리 15만정도이고..
기본적인 흡배기튠 이외의 퍼포먼스튜닝은 일체 없으며..
무거운 17인치 휠에 K104 215-40-17을 낑구어 순발력이 많이 딸리고.
뭐 대충 그정도 사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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