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아침부터 무지 덥다. 젠장... 또 출근하라니... 기분까지 찝찌름 해진다. 그

래도 먹고 살려면 출근해야지. 이 기분을 날려버리려고 10까지 오라는 말에 반항이라도 하

듯 새벽부터 셀프세차장엘 가서 열심히 땀흘리며 세차도 하고 여의도에 가서 엔진오일도 교

환하고 강변북로를 이용해서 잠실로 출근을 했다. 지금이 두번째 교환이지 아마도... 리퀴몰

리 0w40 꽤 괜찮은 느낌이다. 새 오일로 교환했는데도 엔진 회전 느낌에 별다른 변화가 없

다. 단지 머플러 소리가 좀 더 빡빡 해졌다는 느낌 뿐... 아무튼 그렇게 에어컨도 안나오는

사무실에서 7시까지 일을 하고 그래도 얼굴을 보면 기운이 나는 여자친구 집에 가서 어머님

께서 차려주신 저녁을 먹고 조금 쉬다가 다시 집으로 향했다. 매일같이 다니는 길이지만 오

늘은 영~ 신호대기에서 출발할 때도 울컥거리고 1~2단 변속시에도 왜이렇게 울컥거리고

타이밍이 안맞는지 모르겠다. 성수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에 합류하니  막바지 휴가를 즐기

려는 사람들이 모두 기어나온 듯 완전 주차장이다. 몸도 지칠대로 지치고 마음도 마찬가지

고 여하튼 에라 모르겠다. 에어컨도 꺼버리고 그냥 창문을 열었다. 후덥지근하고 매캐한 뭔

가가 코를 자극한다. 그래 너네들도 먹어라. 하며 괜히 심통부리듯 엑셀을 밟아본다. 오늘

은 정말 달릴 힘도 없는 것을 느끼며 정체가 풀리기 시작한 암사동 부근부터 그냥 80킬로 크

루징에 들어간다. 만사가 귀찮다. 기어변속도 그렇고 ... 다행히 짧은 기어비로 5단으로도

4~50킬로부터 커버가 되기 때문에 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만남의 광장도 지나고

하남에서 합류되는 부분을 지나려는 찰라, 그 부분에서 아반떼 엑스디 레이싱 한대가 hid

에 17인치는 되어보는 듯한 휠, 그리고 한껏 내려놓은 차고를 뽐내며 본선에 합류하게 되었

다. 훗~ 멋지군... 그래도 오늘은 아니야. 하며 그냥 내갈길을 갔다.(마티x cf 버전 -_-)

그래도 왠지 신경이 쓰였는지(의도적으로 신경 썼겠지.-_-) 룸미러와 사이드 미러로 그 차

량을 확인하는데 갑자기 확~ 가속을 하며 내 차 옆으로 붙더니 동서울ic 표를 뽑으러 같이

들어갔다. 속도를 줄일 때 둘이 동시에 방~ 철컥 ~ 방방~ 철컥~ 방~ 철커덕.. 하는 소리

와 함께.... ' 휴... 역시 난 안돼. '

줄을 잘 선 관계로 내가 먼저 빠져나오고 3단에 알피엠을 살려놓고 기다린다. 앞은 보질않

고 룸미러만 쳐다보는 모습이란....나도 어쩔 수 없는가보다. 그 엑스디도 역시 예상을 뒤엎

지 못하고 풀가속 하는 모습을 룸미러에 선사한다. 좋아. 나도 풀가속!~ 재빠르게 쉬프트업

을 함과 동시에 살짝 들리는 타이어의 비명. 끼긱~  좋아좋아. 일단 그 엑스디의 뒤에 붙어

서 자태를 감상해보니 흰색차량에 옵셋 적당한 휠에 215는 됨직한 타이어와 한껏 낮춘 차체

가 연출하는 뒷태는 내가 좋아하는 대머리(스포일러를 떼어낸 민둥민둥한 트렁크라인 )까

지 합세하여 더욱 멋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고 엔드 머플러는 대배기량 차량의 순정머플러

인지 애프터마켓용 저소음 형 머플러인지를 달고 있었다.  그런데 눈에 들어온건 트렁크 우

측 하단에 붙여놓은 v6 2.7이란 엠블렘이 눈에 들어왔다. ' 오......이건 엑리사?? (엑스디에

엘리사엔진스왑)' 호오... 무섭네... 쩜되겠군... 하고는 시선을 약간 아래로 두는데 머플러

윗쪽 범퍼에 붙은 스티커는 inside Beta(인텔 인사이드 스티커 모양으로  저렇게도 만들더

군요.)  오잉??? 뭐지??  뭐가 진실이야?  머리나쁜 나는 순간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에이

몰라 . 달려보면 답이 나오겠지. 하며 차선을 잘 탄 관계로 내가 선두를 탈환했다. 으크크.

근데 고속도로도 나들이 차량으로 차가 많아서 하필이면 애매한 마의 속도로 가감속을 해야

하는 상황. 동서울ic를 지나 제1~2 중부로 나뉘기 전 까지의 오르막을 오르는데 뒤에서 미

는 느낌이 장난이 아니다 . 심한 압박. ㅠㅠ 엑리사가 맞는가보군...그렇게 오르막을 올라와

서  나는 곤지암으로 빠져야 하는 관계로 3~4차선으로 옮겼는데 그 엑스디는 2차선에 있

다. 이대로 안녕인가보군. 훗.. 어..어랏~ 그렇다. 그 엑스디는 나를 따라 '한판더~ ' 를 외

치며 3~4차선으로 옮겨탔다. 좋아~ 이번엔 그분이 차선을 잘 탄 관계로 선두를 탈환했다.

다시한번 뒷태를 감상하니 감탄사가 나온다 .  그 엔드머플러에서 나오는 그 까랑까랑함. 약

간 과장을 하자면 에무스리의 순정 배기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아무튼... 1터널에 진입하

기 전까지 버스가 1차선을 가로막고 있는 관계로 움찔움찔할 뿐이었는데 빈틈이 생기고 대

략 120 부근에서 급가속을 하는 순간 가속력이 정말 탁월했다. 나는.. 마의 속도 4단7천알피

엠 이상으로 가감속을 하려니 엔진이 죽는다고 소리친다. ' 미안. 그래도 아침에 좋은 오일

줬자나. 조금만 참아봐 -_-;; '  다행히 초반에 살짝 놓친 기분이 들어도 이내 잘 따라 붙는

다. 연속되는 S자 차선변경에서 그분이 먼저 들어가면 뒷쪽에서 상향등 세례를 받고 나는

방향등 점멸 후 그 뒷분에게 미안하다는 의미로 비상등 두번을 연신 날려대며 다시 앞으로

사라져 드렸다. 그러다가 다시 1~2차선 봉쇄 후 풀 브레이킹... 어휴 . 11인치 투피가 빡시

게 열받았는지 브레이크를 다 밟아도 그냥 앞으로 막 굴러간다 . 손에 땀이 나고 흠.. 너무

붙지 말아야겠군. 이란 생각이 들며 때마침 경안ic를 지나니  차들도 많이 없어져서 적당한

차간거리를 유지했다. 그 분도 브레이킹이 밀리는지 감속해야할 상황이면 비상등을 켜주기

시작한다. 땡큐~  2터널까지 다시 풀가속으로 gps y00오버를 살짝 하다가 다시 속도를 줄

이고 그렇게 3터널까지 이어갔다. 드디어 클라이막스인 3터널 직후 길고 완만한 오르막이

나왔다. 여기서 승부를 봐야할 터... 일단 중간에 서행차량으로 속도를 줄였다가 대략 100킬

로 부근에서 롤링 스타트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4단 풀가속후 쉬프트램프에서 불이 번쩍 들

어오는 것을 확인한 후 x50에서 5단 변속. 쳐짐없이 따라간다. x80이 넘어서면서 서서히 간

격이 좁혀져 오면서 대략 오르막이 다 끝나갈 무렵 y19를 넘기며 2차선으로 추월을 해나간

다. y20계기판은 이미 꺾인 상태이고 알피엠은 7천 4백 부근이다. 차는 울부짖는다.'나 죽는

다고.' 내리막으로 접어들었을 때  때마침 2차선에 서행차량이 있어서 살짝 감속하는데 그

엑스디분이 양보를 해주려는 지 살짝 따라서 속도를 줄인다. 하지만 고속 코너길이라 확실

한 감속이 어렵다. 괜히 위험한 상황을 만들기보단 내가 다시한번 브레이킹을 하여 속도를

줄이고 다시 1차선 변경후 엑스디의 뒤를 따라간다. 이내 곤지암ic가 다가왔고 그 분께 상향

등 네번을 날려서 '즐거웠습니다. ^^' 라고 한 뒤 라이트를 끄고 비상등을 켜드렸다. 그 분

도 즐거웠다며 비상등으로 인사를 하고 그렇게 헤어졌다. 느낌상으론 엘리사 순정엔진에 흡

배기도 순정인 차량 아니면 베타에 하이캠 세팅인 듯한 동력성능이었다. 아니면 베타 순

정? 설마 그정도는 아니었는데 ... 아무튼 간만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된 배틀을 해본 것 같

았다. 몸과 마음에 쌓였던 피로는 어느새 싹 달아나 있었고 입가엔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엷

은 미소만이 잔잔히 남아있었다. 곤지암 tg에서 요금을 계산해주던 '누님'이 혹 오해했을 지

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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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안전운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