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으로 이주 해 와 언 횟수로는 3년, 기간으로는 1년 8개월쯤 되었다.
남들은 일부러 드라이빙을 위해 자유로를 탄다지만 나는 가끔씩 밤 늦게 지방에 갔다 올라오거나 서울에서 친구를 만나고 귀가하다 보면 자유로를 타게 된다...

대략 밤 늦게 귀가하다보면 밤 11시에서 12시 사이에 걸린다.  
오늘도 11시 40여분쯤에 가양대교를 지나다 SLK350을 만났다.  난 아무런 생각없이 X20으로 달리고 있었다... 엄청난 힘을 숨기고 있는 머플러를 감상하다, 저런 고성능카로 왜 저렇게 천천히 가고 있을까 생각하는 중, 어디서 튜닝머플러의 굉음 소리가 나더니 투숙이가
차 사이를 헤치며 앞으로 달려나간다..  그리고 곧 이어 자세를 낮추고 터보를 장착했는지
대구경 머플러를 장착한 아방이가 뒤따라간다..

사람마다 심리는 모두 다르겠지만, 나는 그런 상황을 만나면, 차는 평범하지만 한 번
따라갈 볼 까 하는 경쟁심리를 느끼 곤 한다. 특히 상대가 크게 차이가 난다 생각치 않을
때는 더 그렇고, 때로는 무모하지만,슈퍼카 하고도 붙어 본다.  
차가 없는 고속도로면 몰라도, 제법 차들이 많이 다니는 이 시각의 자유로라면 어는 정도는 힘을 있는대로 짜아내서 따라갈 수는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배틀을 하는 것은 일년에 약 두번 있을 까 말까 하는 일인데.
오늘은 어느 덧, 내 손과 발이 움직여 3단으로 다운 시프트하고 곧 추격에 나섰다.
알피엠은 바로 6000까지 올리고 4단으로 올린다.   아방이에게 많이 다가가자 방화대교 진입구 지나 카메라앞에서 아방이가 비상등을 켜며 매너있게 신호를 한다.  

대게 사람들은 이 카메라 앞에서 90이하로 낮추지만 난 속도를 낼 땐 100이상을 유지한다.
오늘도 100정도 유지하다 카메라 약 10미터 앞에서 바로 3단으로 풀 가속한다.  아방이는 바로 따라잡고  투숙이의 뒤꽁무니를 잡는다.  투숙이가 앞에 진행하고 있는 차들에 막혀 속도가 떨어지고 같은 3-4차선쪽으로 가던 나도 나란히 가는 두 차에 막혀 속도가 죽었다.  
앞이 뚫리기를 기다리다 열리자 마자 곧 바로 풀가속에 들어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투숙이는 뒤로 밀리고, 곧 바로 아방이가 앞으로 들어왔다.  내 차의 최대 힘을 뽑기 위해 잠시 3단 6500정도의 회전수를 올리고 다시 4단으로 시프트하며 따라붙지만, 튜닝한 아방이는 점점 더 앞서 나간다.  역시 튜닝한 차는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순간 다시 카메라 앞 아방이가 신사답게 다시 비상등을 켜 주고, 같이 속도를 줄였다 풀 가속한다.  이 때 다시 투숙이가 어디선가 앞서 들어와 죽 뻗어 나간다.   나도 순간 X80을 내지만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어느 덧 장항 I.C를 지나 나의 목적지 진입구인 킨텍스 I.C에 가까워지며 투숙이에게 비상등을 켜며 즐겁게 달렸다는 표시를 하고 진입로로 들어섰다..
오늘의 결론은 역시 머쉰의 능력은 어쩔 수 없구나.라는 배움과 상대로 느껴지지 않았겠지만 같이 달려 준 두 드라이버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사실은 두 드라이버의 레이스에 내가 끼워 들은 셈이지만 말이다..

회원님들에게  내 차를 아직 밝히지 않았는데,, 나이에 맞지 않게 아직 11년된 에스페로를 몰고 있습니다..  
이 녀석과 처음부터 연을 맺은 건 아니지만, 약 3년동안 타 오면서 고장 한 번 없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해 주는 것이 고마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죠...

언젠가는 더 성능이 좋은 차로 업그레이들 할 꿈을 갖고 열심히 살아갈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