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사실 배틀이랄것도 없네요.
 
 
동기넘의 개인전 뒷풀이에 참석하기위해, 인사동엘 나갔습니다.
서양화과 82학번 동기들인데,미대라 당근 여자들이 많습니다.
다들 아직은 학교때 모습을 간직하고 있긴 하지만, 아주마의 속성은 어쩔수 없군요.
 
자연스런 스킨쉽에.. 남편들한테 오랜만에 모임이라 전화들 던져놓고..
2시 가까운 시간까지 회포를 풀었습니다.
일년만에 모였는데, 다행이 제가 늦게 열한시쯤 도착하다보니 술이 덜돼 테이블위에서
춤추는 수준까진 가질 못했슴다.
지난번 모임땐, 홍대앞 빠에서 코요테어글리 함 해줬는데...ㅋㅋ
 
 
 
혼자 차를 갖고간 덕에 강남쪽으로 오는 친구들을 태웠습니다.
용산에 동기넘 하나 떨궈주고... 제일한강교를 건너 흑석동에 한 뇬 떨궈놓고...
수서에 사는 동기뇬을 델따주기위해, 강남대로에 들어섰습니다.
" 익렬아..촌촌이 가라. 차가 어째 좌우로 흔들린다. 술 많이 마신거 아니니?"
수서에 사는 여자동기가 불안해 합니다.
" 두시간전에 맥주 오백했는데 뭘.. 노래방서 다 깼고...염려 놓거라, 선용아~"
"차가 어째 덜덜거리고, 뒷머플러에 빵구가 난거같은데, 진짜 괘안은거얌?"
"냠... 하체가 다른차랑 줌 달라서 그런거얌.."
" 아무래도 이상하다 야~ 차 손줌 봐야되지 않을까..."
 
40넘은 여자동기에게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초난감...
걍~진동을 최소한으로 줄여 뽈뽈거림서 갈수밖에 없었죠.ㅡ,.ㅡ
 
 
 
수서에 던져주고 돌아오는 길...
모교에 교수로 나가고 있는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애들은 잘 들어갔어? 못나가서 미안해. 힘든 일이 줌 있어서..."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다 전화해준겁니다.
 
대딩때 과 꺼플이였던 친구...
졸업하며 오해가 있어 헤어졌었지만,
덕분에 우린 20년 넘게 둘도없는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답니다.
" 차..한잔 할까..? 길앞에 나가 있을께..."
친구가 조심스럽게 얘기합니다.
 
"지금 삼성인데, 15분 내로 갈께..."
사실은 수서를 막 벗어나고 있을 무렵이였습니다.
친구의 작업실은 잠원동 청구아파트...
시간은 2시 30분...
 
 
영동대교방면으로 들어섰습니다.
금요일 밤이라, 차들이 많긴 하더군요.
 
2단으로 시프트 다운... 타이트하게 6000 알피엠을 채우며 전력질주...
늦은 시간의 승용차와 택시들을 슬라럼하며 달립니다.
영동대교 삼거리를 슬라이딩하듯, 산뜻한 스킬음을 내며 좌회전..
친구에게로 가는 길에, 머뭇거림은 없습니다.
 
압구정로를 달려 한남대교 남단에 이르니 13분 경과..
잠시 신호대기후, 부드럽게 가속하는데...
후미에서 달라붙는 푸른색의 HID 라이트...
 
'훗.. 몬대...'
암생각없이, 스로틀을 열었습니다.
몇대의 차들을 칼질해 나가는 내 뒤에서 " 푸슛 퍽~" 하는 블롭밸브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우쒸..첨엔 제이엡의 흡기음인 줄 알았습니다.
 
1단 6500 알피엡에서 시프트업... 쭈욱 뻗어 나갔습니다.
내차의 옆엔 모범택시.. 우측차선의 조금앞엔 체어맨 한대...
틈이 좀 좁긴 했지만, 액셀페달을 깊숙히 밟았습니다.
 
어쭈구리..룸미러의 HID 라이트가, 쑤욱 하고 가까워집니다.
올... 장난 아닌데...
6500 알..105키로에서 씨프트업 들어가고.. 뒷차는 오른쪽으로 치고 나옵니다.
'틈이 좁은데...자신있으니 치고 나오겠지..' 빠져나가는 건 네몫이니, 걍~밟을께..하고,
이엡은 130 을 넘기는 순간...
 
전광석화와 같이 우측의 체어맨과 내 프론트사이를 치고나가는 뒷모습은...
수프라 였습니다. 보무도 당당한 뒷모습은 정말 아름답더군요.
킴스전 삼거리까지는 약 400 미터...
 
145 에 이르는 순간, 액셀을 늦추지 않고 4단 시프트업...
풀 스로틀로 추격합니다.
삼거리까지는 250 미터정도 남았는데, 수프라는 속도를 늦춥니다.
브레이킹에 대한 불안감인지, 봐주느라 줄인건지는 파악안됨...
 
암튼 조금전과 똑같은 방법의 수퍼칼질로 수프라의 프론트와 옆의
택시사이를 찢어 나갔습니다.
동시에 떨어지기 직전의 좌회전을 받고, 킴스쪽으로 나아가 유턴해 돌아오니...
수프라는 신호대기에 서 있더군요.
 
 
 
짧은 순간이였지만, 살짝 흥분되는 즐거운 드래그였습니다.
테드 회원이신지도 모르겠네요.^^
 
 
 
 
집앞에 나와있는 친구를 태웠습니다.
 
" 정말 시끄러운 차군...^^  강바람이나 쐴까.."
 
대딩때 바이크사고로 병원에 누워있던 내게...
매일아침 꽃을 갈아 꽂아주었던 친구였습니다.
서울의 반대편에서 이른아침 찾아와...
 
 
 
잠원 고수부지로 나가 캔커피 한잔씩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거닐었습니다.
 
" 그때도..바이크 세계일주를 하겠다던 너의 엉뚱함이 좋았어..."
 
한남대교 밑을 비추는 수은등 불빛에 비친 그애의 모습은...
그때처럼...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