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랭이 찢어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오늘(정확힌 어제) 제차 가랭이가 찢어졌습니다...   ㅜ.ㅜ

토요일 일요일 주변 지인들과 1박 2일 일정으로 태백 준용써킷의 슈퍼300 레이스를 관전하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먼저 제차 소개를 하자면 투스카니 2.0 수동 5단이며 IHI PE1420 듀얼볼베어링 터빈 및 강화 컨로드, 단조 피스톤 및 그에 맞는 연료장치로 셋팅된 휠마력 300마력급 터보튜닝이 되어있습니다..

주 운전패턴은 주말의 가벼운 와인딩로드 주행 및 데이트용으로 컨셉을 잡아서 승차감과 주행안정성을 양립시키기 위해 빌스타인제의 컵킷이 장착되어 있고 강화 스테빌과 우레탄 부싱으로 마무리..  타이어 또한 극도의 하이그립 타이어가 아닌 일반 스포츠 타이어이며 빗길, 마른길을 가리지 않고 안락하고 편안하고 빠르게 달릴수 있게 세팅된 상태입니다..

감량에는 별 신경을 안써서 기본적인 AV 시스템이 달려있기에 메이커 발표의 공차중량보다 50Kg 정도 무거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현재 최고속은 5단 연료컷에서 250KM/h 정도 나오며 부스트 콘트롤러로 로우 0.5바 하이 1.2바로 세팅해서 전투상황 외에는 0.5바를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터빈 보호의 목적도 있지만 밋션의 내구성이 너무 약해서 입니다.

하드코어 와인딩 및 써킷주행은 써킷전용으로 셋팅된차(스쿠프 터보)가 따로 있고 일상용으로는 경승용차인 티코 또는 최근 구입한 세피아1.8을 주로 사용하기에 투스카니의 주행거리는 극도로 짧음에도 불구하고 대략 5,000 Km 에 한번씩 밋션이 블로우가 발생하네요...  

보통 드래그 위주나 최고속 주행의 빅터빈 사양으로 셋팅된차는 주로 5단이 잘 깨지지만 저같은 경우는 와인딩 주행을 주로 하다보니 2,3단이 자주 깨집니다.  

밋션이 몇번씩 깨지다 보니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운전 스타일이 조금씩 변하게 되더군요... 밋션에 최대한 부하가 적게 걸리게끔 계산하면서 달리게 됩니다..

예전에는 하이부스트인 상태에서 LSD가 없어 휠스핀하며 좌우로 요동치는 차를 억지로 이끌고 정말로 극악하게 와인딩을 달렸습니다..  부산근교 및 동해안쪽 산속 시골길을 달리는데 편도 1차선 꼬부랑길에서 직선 200Km 을 넘기며 그상태에서 5->4->3->2 단으로 급감속하며 헤어핀 진입.. 다시 요동치는 차를 이끌고 직선 재가속...  다시 급감속...  한방의 실수로 아끼는 애차를 날려먹을수 있는 상황으로 계속 밀어붙이다 보니 차도 상하고 나중에는 와인딩을 달리는게 스트레스가 되더군요...

나이를 조금씩 먹다보니 조금씩 마인드가 변하기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자아도취 같은게 있었는데.. 지금은 직업 레이서도 아니면서 왜 위험하게 달리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하고 심각하게 고민시작...

그래..  즐겁게 차를 즐길수 있겠금 운전스타일을 바꾸자... 그래서 요즘은 아침일찍 또는 늦은 저녁에 썬루프 및 창문 활짝열고 음악 살짝 틀어놓고 차안으로 들이치는 바람을 느끼며 상쾌하고 부드럽게 달리는 주행을 즐깁니다..

100으로 돌던 코너는 80으로 돌고...  직선에서 무리하게 가속안하고 부드럽고 힘있게 가속..  코너와 코너를 부드럽게 연결하면서 달리는 기분으로 주행방식 변경...  그래도 기본 출력은 있어서 같은 구간서 160 정도를 마크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차나 사람이 받는 스트레스는 하늘과 땅차이더군요... 달리면서 아늑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진정한 즐거움을 찾은 느낌...

그렇게 차를 아끼는 주행을 하다보니 밋션이 깨지는 빈도도 줄어들고 기타 중한 정비가 필요한 경우도 많이 줄어들어 정말 평화롭고 여유롭게 몇달을 보냈건만...  결국 어이없게 오늘 4단을 깨먹었습니다..

보통 부산에서 태백을 갈땐 고속도로를 주로 이용했지만 이번에 같이 동참했던 지인들은 소규모 와인딩 주행 친목 동호회원들이다 보니 이왕 가는것 재미있게 가자~ 로 결정..  차가 뜸한 저녁 10시경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경주까지 순식간에 이동 후 포항을 경유하여 와인딩 로드를 타고 태백에 입성..

중간에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주유 2번 후 태백 경기장 아래 숙소에 도착한 시간에 새벽 2시경.. 지도상으로 보면 거리가 짧아서인지..  고속도로 타고 갈때 보다 시간이 더 단축되었네요...  통행료도...  ^^

다음날 경기장에서 마나부 오리도 선수와 다니구치 노부테루 선수의 환상적인 드리프트 콘트롤을 보고 넋을 잃어버리고... 환상적인 달리기 성능을 보여주는 일본의 GT 머쉰들에게 침만 질질 흘리다 부산으로 귀가...

(참고로 태백 써킷의 관전 포인트는 1번 코너 약간 못미친 제동푯말 50m 옆 펜스에서 구경하시면 손에 닿을듯이 가까운 거리에서 화려한 쉬프트 다운을 구사하며 제동력 경쟁을 벌이며 헤어핀을 파고드는 머쉰의 생동감을 정말 생생히 느낄수 있습니다..  힐앤토를 구사하는 혼다 VTEC 직관 배기음은 귀마개가 필요할 정도더군요.. ^^)

내려올때는 7번국도를 경유하여 동해안의 해안절경을 감상 후 경주에서 다시 경부고속도로를 탔는데 일행의 차중 한대가 트러블이 발생하여 경주휴게소에서 응급조치 및 식사 후 다시 고속도로 진입...

문제가 발생한 차를 에스코트 해주는 개념으로 2차선에서 천천히 정속주행을 하는데... 하는데...

운전석 백미러에 보이는 SUV 뒤로 동그란 제논 헤드램프가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메이커가 포르쉐이고 언젠가는 꼭 내손에 넣어야 겠다고 다짐하는차가 최신모델의 GT3 이기 때문에 백미러에 비치는 동그란 헤드램프의 정체는 997임을 단박에 알아챌수 있었습니다..

와~  운좋게 포르쉐의 배기음을 만끽하겠군~  하며 창문 살짝 열고 음악 볼륨을 줄입니다...  어떤모델일까? 두근두근 거리며 그차의 정체를 파악하기 바빴는데...  

아... 제가 제일 좋아하는 GT3 입니다... 그것도 노란색의... GT3 앞의 SUV는 GT3의 포스에 밀렸는지 차선을 변경하여 제차 앞으로 밀려났고...  전 SUV 뒤를 따르면서 스톤칩 맞는게 최고 싫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1차선으로 차선변경..

(사실은 GT3 구경하기 위해서 뒤에 붙었다는 표현이 솔직하겠네요...  ^^)

부스트 콘트롤러의 하이부스트 스위치를 꾹~ 누릅니다... 아니나 다를까?  GT3가 방~ 하고 쉬프트 다운을 합니다...

총알같이 내빼기 시작하는 GT3...   빵빵한 그 자태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저도 쉬프트 다운하며 풀스로틀... 그차와 배틀을 하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다만 현재 드림카로 머물고 있는 말그대로인 드림카의 성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와인딩이 아닌 주행중인 차가 제법 있는 고속도로에서는 E46 M3 와 달려서 앞선적도 있었고 한적한 국도의 직빨에서 E39 M5 를 가시권에 둔채로 계속 추격했던적은 있었지만... 포르쉐와의 경험은 처음입니다...  그것도 실물로는 처음보는...  포르쉐의 라인업에서도 아주특별한...  최고의 NA 머쉰과는...  

조금씩 멀어지네요...  그래도 허탈할 정도로 심하게 벌어지는건 아니고... 진짜 감질맛날 정도로 서서히 멀어집니다..

물론 GT3의 오너 되시는분이 풀스로틀을 하셨는지 아닌지는 확인이 안되지만... 차를 아끼시는지... 아님 아직 고출력의 RR 머쉰을 손에 완전히 익히지 못하신건지...  전방 장애물에 대한 반응이 좀 빠르신듯 브레이킹 포인트가 약간 빨라서 계속 추격이 가능합니다...  220 ~ 240Km/h 를 오가며 슬라럼을 하는 순간...  배기온 게이지에서 워닝 경고등이 뜹니다..

차를 아끼는 차원에서 배기온도 800도로 워닝을 세팅해 놓은 상태였는데..  일단 1000도 까지는 뭐.. 하면서 무시...  

아니..  솔직히는 내가 저차를 따라잡고 있어~ 하는 벅찬 감동감에 깨져도 좋다...  조금만 더 버텨라 하면서 엑셀을 바닥까지 밟은 상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언양휴게소 인근에서 만나서 부산까지 순식간에 논스톱 주행을 했네요...  

포르쉐가 제차 앞을 달릴때도 있었고 포르쉐가 제차 뒤를 따를때도 있었습니다... 4단과 5단만 써가며 차가 적당히 있는 고속도로에서 환상의 최고속 주행...  유온이 걱정이었지만 다행이 늘어지는 느낌은 없네요...

이차를 타고 이정도 장거리를 고부하를 준적은 없었기에 내심 걱정이 되긴 했지만...  톨게이트 까지 무사 안착...  요금 계산시에도 일부러 그차의 뒤에 줄서서 멋진 자태를 넋을 잃고 감상합니다...  그 거대한 리어타이어가 2단에서도 휠스핀을 해대며 멋진 스타트...

배기음, 자세, 주행능력.. 모든게 완벽합니다...  

요금 계산하고 흥분을 가라 앉힌 뒤 차에서 이상 소음이 발생합니다...  이녀석... 역시 탈이 났구나! 싶었죠...  유온이 걱정이었기에 크랭크 메탈쪽을 의심했으나 클러치를 끊은 후 공회전 에서는 엔진 소리가 매끈 합니다..  

4단에서만 소리가 나네요...   에구~  또 밋션이구나...  그런데 이번에는 4단이네?  4단두 깨지는구나?  

일단 전화기를 들어 샵에다 전화 후 일단 내일 입고 하겠습니다~  하고 통화를 마친 후 털털 거리며 집 주차장으로 무사 안착...  

지하 주차장 전용 자리에다 무사히 주차 후 충분히 후열 후 시동을 끕니다...  엔진룸 쪽에는 별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였고...  배기온 피크치를 확인하니 900도...  양호..

그런데 인터쿨러 보호용으로 설치해 둔 매쉬가 떨어졌네요...  이런적은 없었는데...  

녀석... 뱁새가 황새 따라간다고 고생 많이 했구나?  그래도 너처럼 멋진 뱁새는 흔치 않을꺼다!

태어난지 5년된 구형이지만...  그래도 매끈한 하얀색 바디가 오늘은 유난히 멋지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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