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몇 개월 전 이야기입니다.  허위/과장 0%, 진실 100%입니다. 별 이야기는 아니며 열심히 뒤쫓다 지쳐버린 이야기.. 친하게 지내는 동호회 친구들에게 이 얘기 많이 했지요.

사랑스런 제 애마의 차종은 사진과 같으며 2003년 9월 태생으로 화성까지가서 직접 받아온 순정 2.0 수동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인해 연상의 여인에게 작별을 통보하고 편치않은 마음으로 분당에서 출발, 외곽순환도로에 올랐습니다. 밤 12 시가 넘었던 시간..

I
청계 톨게이트를 지나고 평촌, 안양 구간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멀리 뒤에서 범상치 않은 불빛의 차량이 급차선 변경을 하며 다가오더군여. 직사각형의 HID 불빛..

‘혹시 R34 가 아닐까...?'

제 뒤에 바짝 붙어서 저를 압박하다가 마침내 제 옆을 스쳐갑니다. 일차선도 아닌데 왜이래.. (ᅳᅳ#) =3  
지금은 떼어져버린  NFS 튜닝샾 스티커가 붙어있어서 그런건지.....

‘헉 - 저것은 !!!’

무시무시한 LED ‘Full’ 튜닝의  구 SM5 였습니다.

‘점잖고 제대로 각잡힌 서민5호를 저렇게..
혹시 서해바다 오징어잡이어선 파트타이머..?
나에게 고단백 떡밥을 던지다니..이런 천인공노상을 수여할...’

기분전환도 할겸 라인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좀 과격하긴 해도 잘 달리더군여.
그러나..후후...
잘 탄 차선 열 칼질 부럽지 않은법 -

그리 속도를 내지 않았건만 제가 차선을 잘 타서 거의 비슷해지고 산본 IC를 지나 차는 적어지고 곧이어 나오는 터널 두 개에서 롤링스타트하여 풀악셀 - 상대는 뒷유리의 점이 되었습니다. 뭐..그쪽은 더 밟지 않은 것 뿐이겠지만요...

터널을 나와서 몇백미터 내리막의 중간에 카메라가 있지요. 속도를 줄이며 룸밀러로 그차를 신경쓰고 있었습니다. 이제 카메라를 지나 완만한 커브. 이 곳을 지나면 앞으로 수 km 는 가로등이 없는 구간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오른쪽을 신경쓰는동안 왼쪽 1 차선에서 갑자기 뭔가가 육중한게 엄청난 속도로 지나갑니다. 가로등도 없고 순식간에 멀어지는 테일램프.. 뭔지 파악을 못했습니다. 다만 테일램프의 높은 위치로 보아 SUV 구나 라는것만 짐작할 뿐..


II

3 단에서 추격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입춘제길... 방심한 틈에...
후후.. 그 잘나간다는 신형 렉xx 인가 보군...
하지만 내차는 완벽한 왁스 시공으로 ’공기저항계수‘를 줄여버렸다 !’

  제가 속도를 내어 좀 붙으니 상대도 속도를 냅니다. 근데 이상합니다.. 요즘 SUV 들이 참 잘나가긴 하는데  *90 정도 넘어가면 어지간해선  따라잡거든요.. 근데 잡히질 않는 겁니다.
가로등 구간이 나왔습니다. 무슨 차일까 궁금했는데 이제 모습이 드러납니다.

‘헉 ! 이런  타지망할.....’

포르쉐 카이엔입니다...전의상실...OTL..
잡는건 포기...그런데 내차가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냥 따라가 보기로 하고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봅니다.

사실 카이엔은 도로에서 만날거란 생각을 못했고 스펙도 잘 몰랐습니다. 귀가해서 스펙을 찾아보고는 참 당돌한 짓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여. x90 - y00을 넘나들면서 달리는데 거리가 줄지도 늘지도 않더군여. 그런데 문득 BMW X5 와 같은 경우 y10에서 리밋이 걸려있다는 얘기를 본 듯했습니다. 상대운전자의 간튜닝 상태에 따라 승산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더군요.

그런데 웬걸...  y00 이 넘었는데도 앞차가 조금씩 멀어지는 겁니다..그 때의 허탈함이란...
4단으로 끝까지 쥐어짜는데 레드존이라 5 단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 4단으로 조금만.. 조금만 더 달려준다면...따라잡을 수 있을 듯 한데..

‘드래그시  보통은 숏기어들을 좋아하지만 출력이 충분하다면 기어비가 느슨한 쪽이 더 유리할 수 있다’라고 하신 NFS 사장님 말씀이 기억나더군여. 드래그는 아니지만 출력이 좀 더 있고 기어비에 여유가 있다면...

좀 멀어졌지만 끝까지 따라갔습니다. 두 대 모두 시흥 톨게이트에 진입하고 나오자마자 전 부천 IC 로 빠져야 하는 상황... 하지만 다시 따라가기로 맘먹고 달려봅니다. 이대로 보내면 아쉬울 것 같아서..

두 대 모두 악셀링 - 차들이 드문드문 있었습니다. 두 대 모두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어가며 수 km를  진행하다가 장수 IC에서 차들이 대량 진입.. 카이엔은 더 이상 달리지 않으려는 듯... 1 차선으로 제가 추월해 가며 차를 자세히 보았습니다. 터보 마크가 보이더군요.

나중에 스펙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y00 정도에서 주저하는 듯한 모습도 몇 번 보였지만 그 차는 그다지 밟은게 아니었다는 것... 국내 카이엔들에 리밋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암튼 출력에 여유가 많이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더군요..그럼 날 잠시 귀여워해줬다는 것인가..?  OTL ..

어쨌든 역시 포르쉐..
정말 멋졌습니다.

국내 SUV 는 베라크루즈 정말 좋아합니다 - 크...

요즘은 국산이건 수입차건  쿠페 뿐 아니라 세단과  SUV 들의 성능들이 너무 좋아서
무거운 2.0 세단 오너로서 참 난감합니다..

세차나  깔끔하게 해주며 소모품 잘 교환해주면서 그냥 조용히 다니고 있습니다.
오래타야 되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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