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엔 온라인 상 일만 봐도 돼서, 재택 근무를 하고.. 일주일 만에 출근길에 나섰습니다.

오전 9시 45분 쯤 여느때처럼 분당 수서로에 올라섰지요. 지난 일년 중..  일주일간 수서로를 안달린건 처음이라 주행감이 좀 낯설기도 하고, 요즘은 연비주행 지향이라.. 차분한 속도로 크루징 중이였습니다.

 

청담대교를 건너 2~3 키로 달릴때까지 차들의 흐름도 무난하고 분주하지 않아, 90~110 사이를 오르내리며 줄맞춰 달리고 있었는데.. (그래도 잘 빠지는 차선을 선택하므로, 전체흐름보다는 조금 빠른 중.) 옆차선 뒤쪽에서, 눈에 띄지않던 은색 320 이 서서히 앞으로 나서는게 느껴집니다.  3개 차선 모두 널럴하지도 빡빡하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지하고들 달리는 중인데, 다가오던 320 이.. 제 차를 추월해가는 순간부터 급작스레 움직임이 경쾌해지더군요.

 

다가올때까지의 몸짓과 추월하면서 부터의 움직임이 좀 급격하게 차이가 나니.. 내차를 의식한 티가 팍 느껴집디다. 거기까진 그러려니.. 했고, 그냥 가던길을 달렸습니다.  물론 저는 의식 안한다고 해도.. 먼발치에서 달리며 상대차의 '행실(?)' 을 예의 주시하는건.. 거의 본능적인 시츄에이션인가 봅니다. ㅋㅋ 1~2 키로 정도를 뒤에서 살피며 줄맞춰 달리다.. 제 앞길이 좀 열리길래, 사이를 메꾸러 조금 밟아줬습니다.  그냥 줄을 당겨 서는 의미가 컸지만.. 한켠으로는 그친구를 조금 자극해 보려는 의도가 숨어있었을지도..

 

다시 추월한 뒤.. 50 미터쯤 뒤에서 부터 차선을 바꾸며 제 뒤로 달려오는 320 을 보고.. '점잖은 색에, 순수해 보이는 노말차이니 어느정도 타이트하게 달리다 말겠지..' 라는 선입견으로 힐끔힐끔 쳐다보는 정도였는데..  잠시 후 부터는 본격적으로 제 차 뒤로 붙었다 좌우로 바꿨다 하면서, 다이나믹한 몸짓으로 도전해오는게 느껴집니다.  제 우측으로 추월해 달리다, 간격이 좁은데도 불구하고 굳이 제 앞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 (당근 시그널은 off 상태로)  '어쭈.. 이럼 곤란한데..' 속으로 생각하며 기어노브를 수동모드로 옮겨 심었습니다.

 

앞에서 좌우로 페인팅을 쓰면서 두어번 왔다갔다 하는 320을 피해 , 옆차선이 비길래 옮겨 달리려는데 이번엔 제대로 블로킹.. 또 우차선이 비길래 옮기려니, 얼른 차선을 가로채 막더니, 반차선을 걸치고 양차선 다 못가도록 노골적인 블로킹이 들어옵니다. ㅎㅎ 이쯤 되면.. 입가에 미소가 슬슬 떠오르고, 오히려 차분히 한차선만 타고 일단 달리게 되지요. 

 

쑤욱 빠지는 듯 했던 3차선의 흐름이 둔해지길래, 왼쪽을 째려보니.. 대각선으로 빠듯하게 빈공간이 나오길래,  최대한 유연하게(를 지향하며^^)  시그널을 켜고 일차선으로 빠져 냅다 질러 달렸습니다.  320 은 금방..백여미터 뒤로 처졌지만,  내 뒤의 1,2 차선은 이내 막혀 따라붙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스펙상.. 배틀 상대는 아닌거 같아 거기서 멈추기로 하고, 또 줄을 맞춰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물론.. 여러분도 그렇듯이^^  가능하면 빠른차선을 선택해 가며, 라이벌이 따라붙지 못하도록 조금이라도 앞서가려는 몸짓은 계속 되었겠죠? ㅋ

 

2~3 분 정도 달렸을까..?

공간이 빡빡한걸로 알았던 3차선 쪽으로 맹렬한 속도로 320 이 자리를 헤집고 쫓아와, 무서운 속도로 추월해 갑니다.

'에공..끝난 줄 알았더니..'  전체 흐름으로 봤을때 그 속도는 너무 위화감을 주는 터라, 320 이  아주 사생결단 한 듯이 보이더군요. '웅..이러면 안되겠지만, 추접스런 꼴을 안보일수가 없구만..' 모드에 돌입하게 됩니다.

 

다시 수동모드로 기어놉을 옮겨놓고, 우측으로 따라붙었습니다.

국산 2천 씨씨보단 스포티 하지만, 어쨌든 절반 출력의 320 에는 애니타임 똥침모드가 가능하겠지요.  아까는 일부러 멀리 돌아갔지만.. 본색을 드러낸 이상 이젠 석을 줌 죽여야 겠습디다.  깊은 킥다운으로 3단 5천까지 내려 최속발진.. 아주 궁둥이가 뜨끔할 위치까지 바싹 다가붙어 주면서,  320 룸미러에 커다란 제 얼굴이 비출정도로 다가섰습니다. 좌우 페인트 모션으로 '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것보다 가까이 있슴.' 글씨 위로..제 큰 얼굴이 아주 섬뜩하게 보이도록 늘어붙었지요. ^0^

 

 

---- 그때부터  막혀있는 차들사이를 몹쓸운전으로 헤집고 다님서, 고의로 가로막는 내용은 중략..^^ ----

 

 

한동안 궁둥이를 쓰다듬으며 조금 달려주니, 그제서야 320은 조금 당황한 기색이 보이며, 좌우측에 빈공간이 나오는데도 선뜻 옮겨서질 못하더군요.  언제든 제가 먼저 치고 나올듯이 보였나 봅니다. 맞습니다.. 이바닥 생활좀 하고 방귀좀 뀌다 보면.. X..Y 영역 상관없이, '미션임파서블에서 티티랑 카레라처럼 나란히 비비며 돌아도 좋아' 모드가 됩니다. ^^  두어번 경고주행을 해도 거칠게 덤비면 할 수 없게 되는것이죠. 

 

320 룸미러에 한동안 웃는 제 얼굴을 보여주다,  지대 슬립스트림(작용도 안할 속도지만) 으로 왼차선으로 빠져 잠시 풀스로틀.. 분당구청으로 빠지기 직전 휘어지는 터널을 160 정도로 헤집고 돌아들어가, 우측 시그널을 켜고 횡~하니 고속로를 빠져나갔습니다. 룸미러를 보니 저 뒤에서 기를쓰고 달려오는 320 도 우측으로 붙는게 보이네요.  사거리 신호가 저 앞에 보이는데 마침 좌회전 신호길래, 타이트하게 달리다 야무진 브레이킹 후, 90도 코너를 꺾으려는 순간..  신호 뒤늦게 빠져나가는 승용차 한대가 빌빌거림서 제앞으로 가로질러 옵니다. 헉...

 

은 아니고.. 1,2 차선이 좌회전 차선인 경우.. 1차선 대기차량들로 왼쪽이 블라인드 상태라면, 좌회전 신호가 열려있더라도 확인없이 고속으로 코너링 들어가는건 당연히 안되는 일인게죠.  당연히 예측하고 들어갔기에 충분히 속도를 줄여, 그차를 보내고 코너링을 마저 마쳤습니다.  50 미터 남짓한 이후에 다시 빨간신호라, 꽤 빠른 속도임에도 차분히 브레잌 페달을 밟아 정차했습니다.

 

앞서.. 행태에도 큰 실망을 했지만.. 320 이친구 점입가경입니다.

아주 품위를 물말아 먹은 듯.. 빨간신호를 그대로 무시하고 부앙~ 하고 제옆을 지나쳐 달려가더군요. 분당구청 직전에 우회전 하려는지 우측으로 다른차들 틈을 비집고 기어들어가는데.. 아주 한심하단 생각이 물씬.  그나마 그것도 신호열리고 따라붙으니 또 따이게되고.. 냠.

 

차가 깨끗해서 드럽다는 평가를 하긴 줌 그렇지만,  참 오랜만에..드럽게 운전하는 냥반을 만났드랬답니다.ㅋ

 

 

 

 

 

깜장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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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가장닮은 매체인 자동차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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