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몇 달만에 노모를 모시고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당연히 편안히 다녀올 마음이었지요, 하지만 달려본 적이 없는 차와 달려 볼 기회가 자연스럽게 제공되는 상황을 맞게되니 뿌리치기 참 어렵더군요.



세브링 컨버터블, 외형을 보니, 휠과 하체는 튠되었고, 머플러도 순정이 아니더군요...어느 정도 튜닝이 되었는지는 당연히 모르구요...

슬슬 옆에서 앞으로 뒤로 왔다 갔다해도 별 눈길을 주지 않더군요, 아마 제 (라이트 튜닝)MI16이 외형도 그저 그렇고 해서 별로 달릴 것 같지 않았던가 봅니다.

마침 그때 빠른 속도로 추월해 지나가는 대우 수입차(?)를 급가속으로 추월한후 잠시 미친 듯 빠른 속도로 혼자 달렸습니다.

노모께서 갑자기 차의 소리와 거동이 이상함을 느끼셨는지 “얘야 차가 왜이러니 ~~”



룸미러로 보니 그제서야 세브링도 꿈틀거리며 빠른 속도로 다가 오기 시작하더군요...

무언가 호기심이 발동한 모양입니다.

흐름이 복잡해서 달릴만한 장소가 나타나기까지 조금 빠른 속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흐름을 여유있게 이리 저리 빠져나갔습니다.



얼마 후 앞의 여유가 좀 보이고 한차선이 조금 열렸습니다. 드디어 세브링이 치고나가기 시작, 저는 뒤를 바짝 따라 함께 가속 4단 7000에서 변속후 5단 6500쯤 넘어서는 과정에서 Mi16의 추진력으로 거리가 급격히 감소되고 오른쭉 차선이 비워있는 것을 보고 치고나가려 하는데... 어 ~ 앞을 막네요...

이런 매너를 가진 것 같아 보이진 않았는데 실망감.

아니면 길을 열어주려고 배려했는데 동시 액션이 일어나 본의 아니게 앞을 막게 되었을 수도...



시야가 가려진채 잠시 붙어 달리는데 속도는 이미 *00을 쑥 넘긴 상태 세브링이 갑자기 차선변경을 하고 옆으로 빠지는데 앞의 상황을 보니 급차선 변경이 불가피... 

평소에 그렇게 단단한 느낌을 주던 써스가 *00을 넘긴 고속에서는 왜 그렇게 말랑 말랑하게 느껴지는지... 휘청 흔들리는 차체에 불안감을 느끼신 노모께서 또 한마디 “얘야 너무 빠른 것 같다...”



세브링 커버터블에 승차한 두 분의 평균연령이 20대쯤으로 보이던데... MI16에 승차한 두 사람의 평균은 6학년 몇 반쯤이니... 젊은 분들이 노인네들에게 떨어지기 싫었는지... 여하튼 무안했던지 마구 칼질을 하며 사라져 가더군요,

저는 칼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노모 모시고 그럴 필요도 없었습니다,

하여튼, 아직도 제가 철이 덜 들어 또 쓸데없이 기름 쏟아 붓는 일을 했네요...
 
추가:
본인의 실험주행(배틀)은 전용 와인딩 로드나 트랙이 아닌 일반 공도의 짧은 구간에서의 주행 결과로 사실상 상대 차의 드라이버가 최선을 다했다는 객관성을 가지기 어려운 제한적인 단거리 구간에서의 달리기 였음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이런 결과는 차량의 전반적인 성능 평가와는 별개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본인은 가능한 드라이빙 스킬이 배제된 단순한 기계적 달리기 성능 평가에 조금 더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그런 부류의 사람중 하나로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