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새벽 bat 최종전을 관람하기 위해서 용인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청담대교 진입 램프를 3단으로 빠져나와서 3차선으로 가속을 하는데, 1차선에 낯익은 검정색
 
베르나가 달리고 있는게 아닌가..
 
예전 포이동 살 때 집근처에 늘 있던 베르나로 간간히 공도에서 같이 달려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 차 차주분도 만만치 않게 쏘는 스타일이었던 걸로 기억이 된다.
 
물론 정식으로 인사를 한 적도 없었지만 공도에서 만나면 서로가 서로를 알지 않은가?
 
왜 그 누가 먼저라고 말 안해도 자연스레 베틀로 이어지는 그런 부류의 사람과 차들..
 
뭐 그 차량의 운전자도 그랬고 나 또한 그래서 몇번 베틀으르 해 본 적이 있었다.
 
청담대교 구간은 꽤나 긴 직선 구간으로서 가속하여 끝에 이르면 180km/h 정도는 충분히 뽑을 수
 
있는 구간이다..
 
역시나 내가 3차선 3단으로 풀가속을 하니 그 차도 내 차를 알아봤는지, 내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베틀이 시작된 것이다..
 
청담대교 직선구간을 지나면 S자 커브가 나온다..
 
150km/h 정도로 감속을 하고 뒤를 보니 역시 베르나도 따라오고 있었다..
 
뭐 더 높은 속도로 들어가도 되지만 안전한 것이 최고 아닌가?
 
S자 커브를 지나면 다시 긴 직선주로가 나온다. 여기서는 최고속을 뽑을 수도 있는 구간이다.
 
군대군대 움직이은 시케인이 보이지만 뭐 그리 염려할 만한 것은 아니다..
 
룸미러와 전방을 번갈아 가며 시케인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계속 가속을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160 정도 까지는 거의 내 차와 비등한 가속력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닌가?
 
1500cc 치고는 훌륭한 가속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내 차가 180을 넘어서 215km/h 정도의 속도가 되자 금새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좀 이상했다.. 악셀에서 발을 내려 놓았을 수도 있다..
 
아니면 차량들 사이에 끼어서 막혔을 수도 있고..
 
암튼 나는 그 차가 양재대로로 들어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분당 방향으로 가지 않고
 
서행하며 램프로 빠지고 있었다..
 
얼마지나지 않아서 그 차도 내 뒤에 붙었다..
 
 램프를 빠져나오면 다시 긴 직선 구간이 나오고 중간쯤에 무인카메라가 나온다..
 
무인카메라에서 속도를 줄인 후 다시 풀가속을 하였다..
 
물론 두대의 차량은 베틀모드였다..
 
양재대로로 빠지기 위해서 다시한번 램프를 빠져나가야 하는데 난 거기를 1년 이상을 나녔기
 
때문에 내 차의 한계속으로 클리어하는 것을 늘 연습해 두었었다..
 
5단 150km/h 정도의 속도에서 브레이킹 후 3단 90km/h 정도로 클리어 하는데, 뒤를 보니
 
그 차는 멀어지고 없었다.. 아마도 충분한 감속을 한 모앙이었다..
 
물론 내 차의 타이어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난 내 차를 믿기 때문에 별 걱정은 없었다.
 
종발이 서스 특유의 약한 언더주행은 그리 불안하지는 않았다..
 
직선주로에 접어들면서 풀가속을 하고 양재대로 본선에 들어서는 순간 이제 그차는 램프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다시 전방에 무인카메라가 나왔고, 나는 일부러 그차를 기다렸다..
 
둘다 카메라 앞에서 감속을 하였고, 두대의 차량은 다시 풀가속 베틀모드로 바뀌었다..
 
전방에 보이는 삼성의료원 육교사거리 신호가 계속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속도계는 140을 넘어서
 
150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때까지도 그 차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따라오고 있었고 나는
 
악셀페달을 계속 밟고 있었다..
 
전방에 지하도가 나왔다. 내리막이라서 200km/h는 쉽게 나오는 구간이다.
 
하지만 오르막이 끝나기 전에 약간의 감속을 해야 한다. 안그러면 자칫 서행하는 앞 차를
 
보지 못하고 추돌할 수도 있다..
 
그런데 룸미러를 보니 또 멀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전방에 적색등 신호가 보였고, 정지선에 차를 세웠는데, 내 옆으로 오지 않고 내 뒤에 차를 세우는
 
것이 아닌가?
 
내 차의 가속력을 뒤에서 지켜보겠다는 의도였을 것이다.
 
신호등이 바뀌고 6000rpm 정도에서 계속 변속을 하는데 뒤에 계속 따라오고 있었다..
 
참 잘 나가는 베르나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내 차를  이렇게 잘 따라 온 1500cc 베르나는
 
없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언덕을 넘어서자 전방에 붉은색 신호등이 보였다.. 이번에는 그 차가 내 옆에 섰다..
 
뭔가 이상했다.. 뒤에서 계속 따라오는 것 하며, 180km/h 이후의 구간에서 웬지 더딘 가속력 하며
 
이제는 옆에서 뭔가 일을 벌이겠다는 기세였다..
 
나도 질수는 없지 않은가..
 
신호가 바뀌고 두대의 모빌은 풀가속을 했다.. 그런데 뒤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옆에 있으니
 
변속때마다 블로우오프밸브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터보! 그럼 이제까지 내 뒤에서 달린 이유가 있었군...
 
이제는 내 차를 점으로 만들겠다는 거군...어쩔수 없지.. 나도 최선을 다 해야지..
 
그런데 앞서서 사리질 것만 같던 그 차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다..
 
다음 신호까지 나란히 갔으니깐 말이다.. 물론 부스트를 얼마나 썼는지는 나도 모른다..
 
아마도 무리하지 않고 달리신거 같다.
 
어차피 터보와 na의 출력을 비교한다는 것이 좀 그렇지 않은가...
 
구룡터널 앞 신호등에 1차선에 베르나 2차선에 내차 그렇게 나란히 서게 되었다..
 
그런데 그 차 운전자가 먼저 말을 걸어 왔다..
 
' 차 잘 나가네요'
 
나도 ' 네. 터보 올리셨네요?'
 
그 차 운전자' 세피아  잘 나가는데 2.0인가 봐요?'
 
그렇다 알파, 베타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가나가 다 잘 나가는 차량을 만나면 2.0으로 스왑을
 
한 줄 안다. 당연하다. 현대차를 기준으로 본다면 베타 1.8로 스왑하느니 2.0으로 스왑하는게
 
당여한 거 아닌가? 뭐 베타는 1.8이나 2.0이나 스왑하는데 틀린 것이 뭐가 있겠나..
 
적어도 엔진과 밋션을 집어 넣은데 있어서 차이 점은 없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난 ' 2.0 아닌데요'
 
그 사람 왈' 그럼 1.5? 상당히 잘 나가는데요'
 
' 1.5 아니구요 1.8입니다'
 
' 그래요? 1.8에 뭐 하셨는데요?'
 
' 2mm 보어업했어요. 출력이 150마력 정도 나오는데 웬만한 베타한테는 공도에서 안집니다'
 
' 네 그래요? 저도 티뷰론들이랑 자주 달려봤는데, 그 세피아 상당한데요'
 
' 베르나 터보도 잘 나가는데여^^'
 
잠시 후 신호가 바뀌고 두대의 차량은 각자 갈 길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  베르나 예전엔 분명 1.5 dohc 였는데 터보를 올렸나 봅니다..
 
하여간에 터보의 매력은 배기량을 무색케하는 시원한 가속력과 풍부한 토크라고 할 수 있겠죠.
 
반면 자연흡기엔진의 매력은 레드죤을 넘어서도 나오는 꾸준한 가속력과 코너에서의 미세한
 
악셀워크가 가능하다는 것과 내구성입니다.
 
이제는 터보도 많이 안정화 된 듯 싶네요..
 
베타 터보만 해도 그렇죠..
 
암튼 오랜만에 재밌는 베틀이었네요.. 비록 1.5지만 터보와의 베틀을 해 볼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
 
더더욱 좋았구요.. 운전자분 메너도 좋았구요, 그 분 기억속에 세피아 1.8의 강한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어서 더더욱 좋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