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남진 이라고 합니다.

평소 마스터님을 비롯한 회원님들의 글을 즐겨보는데 글은 처음 남기는것 같네요.

재밌게 봐주세요.^^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즐기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일산방향에서 강변북로를 타고 내부순환도로에 올라타고는 언제나 습관처럼 시계를 들여다 본다.



'12 시 13분...'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본다. 타임 어택을 할경우 태릉ic(중간에 북부간선도로로 올라탐) 까지도착 예정시간은



12시 20~21분 정도. 그리고 정속주행을 할경우 12시 30분 정도.





교통흐름을 훑어보니 성산대교에서 내부로올라오는 차량들이 드문드문 보이고 뻥뚤린 길은 아녔지만 적당히 달릴만한 여건이었다.



썬루프를 열어 재끼고는 담배 한대를 물었다.



룸미러로 뒤쪽의 교통을 한번 살피고는 담배불을 붙여 한모금 길게 내뿜으면서 창문을 반쯤 열고는 정속주행을 하기 위해



2차선으로 들어갔다.



늦은밤 썬루프를 통해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머릿속을 상쾌하게 해주는것 같다.





내부순환도로에만 올라오면 이상하게 묘한 기분이 감돈다.



고가 도로이기 때문일까... 주변의 높은 빌딩의 옥상부근과 맞닿아 마치 하늘을 달리는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며 왠지



현실속이 아닌것 같은... 무슨 자동차 게임을 하는것 같은 미지의 세계로 빠지게 하는것만 같다.



썬룹을 통해 고개를 들어 하늘도 잠시 바라본다.



비록 별은 보이지 않지만 고개를 든 내 머리카락을 시원하게 쓸어주는 바람덕분인지 왠지모를 낭만에 심취하게 된다.





그렇게 담배가 다 타들어 갈때쯤 홍은동에서 올라오는 차들을 바라보며 홍지문 터널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그냥 중저음으로 나지막 하게 들리던 내차의 배기음이 터널에 들어가니 다소 크게 들리기 시작한다.



미리 준비되어 있던 재털이용 음료수통에 담배를 집어넣어 '치익~' 불이 꺼진 소리를 귀로 확인한후



썬룹과 창문을 닫았다. 배기음이 큰게 달릴때는 좋은데 정속주행할때는 적지않은 소음을 준다. 아무리 내차라지만...





내차의 소음이 남들에게도 민폐인것만 같아 배압을 낮추기 위해 속도를 조금 더 줄였다.



80km 정도 되었을까...





'에~~~~엥~~'



갑자기 터널안이 요란해 졌다.



'뭐야~이건.'



무의식중에 룸미러를 보았지만 터널안의 살짝 굽은 도로라 뒤쪽의 시야가 보이질 않았고 뒤쪽에서 무언가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되었다.



더불어 그차는 슈퍼차져라는 것을.



순식간에 내뒤로 다가올때까지 들렸던 소리중에 고알피엠에서 뿜어지는 숩차져 소리를 들었기 때문인데



정말 몇초사이에 무슨찬지 심히 궁금했다.



슈퍼차져라...무슨 차일까....





'쌩~~'



내옆을 스쳐 지나가는데 소리가 어찌나 큰지 내차까지 휘청거리는것 같다.



'오호~ 쿠퍼's 구나. 튜닝도 좀 했나보네'



정체불명였던 차가 내 옆을 지나가며 이제 식별이 되었으니 내차의 기어도 자동으로 내려간다.



'앙~앙~앙~'



6단에 있던 기어를 단방에 5단->4단->3단으로 내리고 쫓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레드존을 넘어 7500rpm을 찍고 4단을 넣고, 변속직후 6200rpm정도 되었던 알피엠은 금세 7000rpm



넘기고는 게이지의 끝인 8000rpm을 치닫고 있었다.



쿠퍼's의 배기음이 어찌나 큰지 내차가 이렇게 터널안에서 레드존을 넘기며 엔진을 돌리는데도 내차 배기음은 귀기울여야



들을수 있을 정도이다.



단방에 5단을 넣었다. 앞에 있는 차들이 순식간에 다가 오기 시작하며 그 차량들을 스치듯 지나간다.



저 앞에서 차들 사이를 헤엄치고 있는 쿠퍼's가 보이기 시작한다.





'쪼아쓰~!'



잠시 차들에 막힌 틈을 타 뒤에 붙었다.



5m...3m....1m....50cm...30cm...



나는 마치 푸싱이라도 할듯이 쿠퍼의 뒷범퍼에 내 앞범퍼를 붙이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너무 붙였나...쿠퍼의 뒷범퍼가 내 본넷에 가려 보이질 않을 정도였다.





여기서 잠깐 짚고 갈게 있다.



내가 그렇게 바짝붙어 모종의 앞박을 가하는 것은 일종의 인과응보다.



위에서 언급은 안했지만 멀쩡히 2차선으로 가고 있던 내 앞에서 엉덩이 한번 흔들고 간 뎃가라고나 할까...





나를 떨구고 싶은건지, 빨리 가고 싶은건지 쿠퍼도 앞에 있는 차에게 빨리 비키라고 바짝붙어 왔다리갔다리한다.



드디어 구멍이 생겼고 쿠퍼가 먼저 2차선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한다.



물론 나도 한번 꼬리를 물은 이상 절대 놓아 줄수가 없다.



본격적인 칼질이 시작되었다.





쥐를 쫓는 고양이처럼 차량들을 헤집기 시작했다.



근데 앞쪽의 시야가 너무 안보인다. 쿠퍼 지붕 왜케 높은겨...





두번째 터널을 들어가면서 다시금 길이 뚤리기 시작했다.



'직빨에서 잡아 볼까'



마지막 차들사이에 같혀 3단에 90km정도로 달리고 있다가 길이 뚤림과 동시에 서로 풀악셀을 치기 시작했다.



롤링 스타트다.



난 이미 3단을 넣고 있었고 쿠퍼역시 킥다운 되는 소리가 들린다.



추월을 나가기 위해 2차선으로 나가면서 이번에는 엔진을 8000rpm까지 돌리고 4단을 넣었다.



찔끔~ 1미터 정도 옆으로 다가갔다.



쿠퍼도 비슷한 출력에 풀악셀인지라 거리의 변화없이 그대로 달리기 시작한다.



4단도 8000rpm까지 돌리고 5단을 넣었다.



180...190...200...210...



6단 넣을 타이밍을 재는 사이에 쿠퍼의 뒷문짝까지 붙었다.





이런 된장...2차선과 3차선에 차가 있다.



1차선에도 저멀리 차가 보인다.



이번에 추월은 힘들것 같고 다시 쿠퍼뒤 1차선으로 붙었다.



오...이런...



2차선에 앞서 달리는 차가 1차선에 있는 차보다 빨리 달린다.



파고 들어야 할 틈이 점점 좁아 지고 있다.



'쿠퍼가 과연 저기를 들어갈까...'



난 솔직히 자신 없다. 만약 저사이로 쿠퍼가 칼질해서 들어가면 난 닭쫓던 강아지가 지붕위로 올라간 닭을 처다보는 것처럼 차들 사이에 갖혀



멀어지는 쿠퍼를 그냥 지켜 봐야만 한다.



'저기 들어가는건 좀 무린데...쿠퍼야~~'



쿠퍼의 브레이크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추월을 감행하는가보다.



'샤악~'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빠져 나가버렸다. 작고 단단한 차체의 위력이다.





난 별수 없이 200km에 가까운 속도에서 앞차의 보조에 맞춰 브레이킹~~~~방~방~힐엔토를 치며 3단을 넣고 2차선의 차가 먼저 지나가길 기다렸다.



쿠퍼가 점점 내 시야에서 사라지려 하다가 터널을 나가며 카메라 앞에서 감속하는 모습이 보인다.





거리가 적지않게 벌어졌다.



이윽고 나역시 다시금 풀악셀을 밟으며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쿠퍼는 벌써 저멀리 정릉나가는 곳을 지나 좌코너에 접어 드는것 같다.



할수 없다...



앞으로 코너에서 풀라인을 잡아야 겠다.



평소라면 코너들어가서 추월할때 이외에는 언더가 나든,오버가 나든 왠만해서는 차선 하나만 지키며 다녔는데



3개 차선을 다 잡아야 거리를 좁힐것만 같았다.





첫번째 좌로 굽은 코너.



3차선에서 아웃을 잡아 늦은 아펙시를 찍고 최대한 인쪽으로 파고들며 1차선의 중앙분리대쪽으로 붙였다.



그리고 다시금 코너를 탈출하며 아웃라인인 3차선으로 붙으며 풀악셀~~쭉~~~



다시금 직선 주로가 이어진다.



4단에서 5단으로 180...190...200..210...215...



아직도 쿠퍼와 거리가 그다지 가까와 지지 않았다.



대단하다. 평소에 차선 1개 가지고도 못잡은 차가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풀라인을 잡으면서 거리를 생각보다



좁히지 못하는걸 보니 조금 조바심도 나기 시작한다. 문득 예전에 e36 m3와 각축전을 벌이던 일이 떠오른다.



쿠퍼도 하체가 좋긴 좋구만...





이번엔 종암나가기 직전 연속코너이다.



다시 나올 좌코너를 대비해 아웃라인인 3차선을 고수하며 220을 찍고 있다가 브레이킹~방방~4단으로 떨궈서



160km만들고 1차선의 인으로 붙였다가



바로 우코너 3차선쪽으로 숏컷을 치며 단숨에 아웃라인을 인으로 만들어 우코너의 인을 물었다.



우코너를 빠져나오며 풀악셀을 치는순간 조~앞에 쿠퍼가 보인다.



속도가 얼만지는 모르겠다.



생사가 갈린 상황에서 속도계를 바라보는건 사치이다.



그져 알피엠 게이지만 힐끔힐끔 쳐다보며 기어 단수를 조절하고 내차의 거동을 몸으로 살필 뿐이다.



마지막 필살기...



우코너의 인으로 계속 붙이다가 순간 언더를 내며 2개 차선을 건너뛰어 1차선으로 붙었다.



사실 이곳이 약간 역뱅크라 핸들을 돌리지 않아도 언더를 내듯이 관성으로 한번에 두개 차선을 건너뛸수 있다.





드디어 10m정도 거리를 두고 쿠퍼 뒤에 붙었다.



난 속으로 쿠퍼가 나와 같은 방향인 북부간선도로로 올라가길 바랬다.



다시 한번 쇼부를 보고 싶었다.





근데 웬걸...북부 올라갈려면 이쯤에서 2차선이나 3차선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들어가질 않는다.



먼저 우측 깜박이를 켜고 3차선으로 붙었다.



북부 올라가는 역뱅크 코너에서는 승산이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목구멍으로 침이 꼴~깍 넘어간다.



쿠퍼의 브레이크등에 불이 들어오며 비상등을 껌뻑~껌뻑~ 거린다.





으흐...이대로 끝인가보다.



아쉬움을 삼킨채 나역시 비상등을 점멸했다.



북부간선도로를 올라타며 쿠퍼's를 내려다 보았다.



'멋진 차구만...'                





-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