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차 바꾸시기 1년 전쯤 이야기니 대략 2009년 정도로 기억합니다.


새벽에 인천공항으로 들어오시는 아버지 픽업하러 혼자 아버지 S430을 끌고 나왔습니다.

가족들하고 있을때나 S430에 손을 대봤지 혼자서 S430 몰아보는건 처음이었던지라 좀 들떴던 것도 사실이었죠.

새벽시간이라 차들도 없었지만 급할 것도 없고 객기 부리다 차에 흠집이라도 났다간 큰일인지라 그냥 크루즈 컨트롤 세팅해놓고 느긋하게 달렸습니다.


사건(?)은 가양대교 근처에서 터졌죠.

인천공항 고속도로 올리려고 강변북로 3차선에서 대략 100km정도로 달리는데 뒤에서 하이빔이 날아들더군요.

당연히 새벽시간이니 1, 2차선은 텅 빈 상황이었습니다.

뭔가 싶었지만 일단 4차선으로 차를 비켜줬습니다. 그랬더니 옆에 와서 나란히 달리는데 LED 빛으로 공중부양할 기세의 SM5더군요.

처음에는 제 차도 아니고 아버지 차니 신경 끊으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뒤로 붙어서 연달아 하이빔을 날려대서 슬슬 신경을 긁네요.

저도 살짝 약이 올랐는데, 마침 방화대교 진입램프에 다 와서 에어서스펜션을 제일 하드한 세팅으로 바꾸고 120km 정도에서 램프에 진입했습니다. 헌데 SM5도 따라서 인천공항고속도로에 진입하더군요.  방화대교 올라오자마자 제 옆으로 추월하길래 그냥 지나가나 싶었는데, 제 차 바로 앞으로 끼어들어와서는 바로 급브레이크/재가속하는, 전형적인 시비를 걸어오네요.


결국 저도 뚜껑 열렸습니다. 하이빔 두번 날리고 1차선으로 차선 변경해서 SM5 옆으로 붙은 다음에, 한 템포 쉬고 기어레버 옆으로 제껴서 수동모드로 놓고 풀악셀 밟았습니다.

처음에 깜짝 놀란게, 4,000RPM 이상 엔진 돌려본게 처음이었는데 엔진소리가 완전히 바뀌더군요. 조용하던 차가 으르렁대는 울부짖음과 함께 로켓처럼 튀어나갔습니다. 차는 순식간에 200km에 도달하고, 옆에서 깔짝대던 SM5는 뒤로 뒤로 쭉쭉 멀어지네요. 무슨 튜닝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기량이 두배 차이나니 당할 도리가 없었겠죠. 


살짝 달려주다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 쿨다운해서 조금 가다 보니, 다시 꽁무니에 달라붙으려 하더군요. 일부러 뒤에 바싹 붙을때까지 내버려뒀다 뒤에서 하이빔 날리자 마자 막바로 풀악셀 치면서 튀어나갔습니다. 그렇게 떨궈 놓고선 다시 크루즈 컨트롤 세팅하고 편안하게 달리면서 옆에서 포르쉐911하고 아카디아(어떤 분인진 모르겠지만 스킬 절륜하신듯. 오히려 911을 뒤에서 몰아치시더군요. ㅎㄷㄷㄷ) 배틀 붙는거 구경하면서 무사히 아버지 모시고서 돌아왔습니다.


S430 몰다 보면 시비거는 차들이 몇번 있었는데, 하나같이 양스런 튜닝에 맘먹고 밟으면 제대로 따라붙지도 못하는 차들에, 고속코너링으로 붙으면 제 속도도 못이기고 휘청거리면서 나가는 기본도 안된 차들이더군요. 그러면서도 시비거는건 외제차에 가진 자격지심인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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