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6의 뒤꽁무니에 바짝 붙어 좌에서 우로, 다시 위에서 아래로 시선을 옮긴다.
캬 조오타!
근육질 몸매에 두툼한 허벅지, 튼실한 발통!
정말이지 독일차 답게 단단하고도 안정감이 있어 보인다.
만약 나에게 이런 차 하나가 생긴다면 최소한 2박 3일 동안은 차에서 내리지 않을 지 모른다.^^

중간중간 빈 공간이 생기면 여지 없이 치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끈질기게 따라붙는 허접 나부랭이를 얼른 따돌리고
싶어하는 눈치다.
두 차량이 꼬리를 물고 거의 동시에 차선을 변경하는 모습은 흡사 구렁이 담넘어가는 바로 그짝이다.
헐~~~
나를 떨쳐버릴라꼬?
그거이 맘대로 잘 안 될껴...

그나저나 이 A6 드라이버, 차선변경시 절대로, 네버, 방향지시등을 켜질 않는다.
에거거~~~
오늘 지대로 임자 만났나 싶었는데 운전매너는 영 황이다.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을 바꿔주는 센스!
달리고자 하는 자의 지극히 기본적인 매너 아닌가!

상대가 이런 정도라면 지금의 이 상황은 배틀이 아닌 단순한 폭주에 불과하다.
본인이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방향지시등도 안 켜고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타운전자는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
순간, 이쯤에서 배틀 아닌 배틀을 멈춰야 하는게 아닌가 하고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장고 끝에 목적지인 상일IC까지만 따라가 보는 걸로 마음을 다잡았다.

드문드문 막히는 도로사정상 A6와 아반떼는 그렇게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별일 없이 한참을 달렸다.
빈틈이 생길 때 마다 어김 없이 이어지는 A6의 차선변경 시도.
방향지시등이 고장난 불량차량이긴 하지만 차선변경 자체는 깔끔한 편이다.
짧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는 능력은 드라이버의 기량도 기량이지만 디젤엔진의 강력한 토크빨이 크게 작용한 때문이리라.

소통이 원활한 고속도로였거나 일반 국도였더라면 더욱 흥미진진한 배틀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군데군데 무리를 이루어 주행하고 있는 차량들로 인해 잠시 가속한 후 다시 감속해야 하는 상황만 되풀이되는 점이 못내 아쉽다.

결국 동서울 톨게이트 직전까지 A6를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오른쪽 차선이 빈 것을 확인, 날 버리고 도망가려고 애쓴 A6를 애증의 눈으로 바라보며 풀악셀을 감행한다.
점점 룸미러에서 사라져가는 A6를 뒤로하고 상일IC를 나와 집으로 집으로 고고~~~  


* 별 내용도 없는 어설픈 글이지만 요즘 테드에 올라오는 배틀기가 드물어서 한번 올려봅니다. 지송!!
   다음엔 좀 더 흥미진진한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제 차 뒷유리에 테드 스트커가 붙어 있는데 그날 주행하면서 다른 운전자분들께 누를 끼치지나 않았는 지    모르겠군요.
   나름대로 방향지시등은 100% 넣었고 안전거리 또한 확보하려고 노력했는데....^^  
   모쪼록 테드 회원님들 안전운전하시고요,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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