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최근에 '첫' 시리즈로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

 

미국에서 엊그제 귀국한 친구가, 갑자기 심야영화를 보자는 말에 껌뻑 넘어가,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본문에 앞서, 왕십리 CGV에서 아이맥스 3D로 '드래곤 길들이기'를 봤는데요. 꽤나 영상이 괜찮더라구요. 용 타고 날아다니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속도감이 제법 그럴싸합니다. 3D영화는 처음보는데, 가끔 깜짝깜짝 놀라기도 ㅎㅎ 한번쯤 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각설하고, 연희동쪽에서 왕십리까지 갔다가, 청담동에 사는 친구를 데려다주고 돌아오려니 고민이 생겼습니다. 올림픽대로냐, 강변북로냐!

거리상은 둘 다 비슷합니다만, 다른 분들도 아시다시피 올림픽대로에서 성산대교로 들어가는 길은 조금 복잡하게 꼬여있죠. 혹시라도 그 길을 놓치는 실수를 할까 영 불안해서 강변북로를 타기로 결정했습니다.

 

강변북로만 들어가면 집에 오는 길은 익숙하기에, 내비도 찍어놓지 않고 쭉 갤러리아 백화점 앞을 지나 한남대교로 향했더랬죠. 강을 거의 다 건너, 강변북로 방향이라는 이정표를 보고 진출램프로 들어서는데.... 아차! 이거이거, 잠실방향을 타버렸습니다.... =_=;

 

성수대교로 겨우 다시 빠져나와... 강변북로에 재도전(.....) 할까, 그냥 올림픽대로를 따라갈까 짧은 고민끝에 올림픽대로를 타기로 결정, 내려갔습니다. 이참에 성산대교로 빠지는 길도 확실히 외워둘 겸....

 

 

이미 새벽 세시가 넘은 시간이라 길은 굉장히 한산했고, 성수대교에서 성산대교까지는 카메라도 두어대밖에 없었기에, x00~x20정도의 속도로 쭉 크루징을 하면서 왔습니다. 어디 멋진 차라도 없나 두리번거리는데, 보이는건 트럭과 듬성듬성 달리고 있는 일반차들 뿐... 그대로 다른 차들보다는 조금 빠른 속도로 크루징을 했습니다.

 

그런데, 쭉 다른 차들을 추월하며 달리는데 갑자기 어떤 차에게 추월을 당한 겁니다. 계기판을 보니 현재속도는 x20.... 더 빨리 달리는 차는 대체 얼마나 성능이 자신있는 것인지 고개를 들어보니 읭..... 회색의 완전 100% 순정 상태의 택시... 뉴EF 택시였습니다. 게다가 루프 위 등이 꺼진걸 보니 누군가를 태우고 있는 상태... 택시들이 유독 빨리 달리기는 했지만 마치 "훗, 어디서 구EF가~"라는 듯 속도를 내더군요.

 

 

웬만해선 그러려니 하는데, 금방 스피드 액션이 돋보인 영화를 보고 와서인지, 뭔가 발끈!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5단에서 4단으로 시프트 다운 하면서 스로틀을 열었습니다.

 

사실 시프트 다운이라고 해도 사용 RPM은 3천 내지 3500정도더라구요. 애초에 고속도로에 나가본 적도 없기에, 이정도 속도에서 어느정도로 시프트 업/다운을 하고,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지는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그저 그란 투리스모라도 플레이하듯, 앞에 가는 저 택시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

 

그렇게 한 x40~x50정도까지 속도를 올려서, 택시의 바로 앞으로 들어갔습니다. 올림픽대로는 아버지가 운전하실때도 별로 타본 경험이 없어서 전방의 도로가 어떻게 배치되어있는지 알 수가 없기에 그 이상으로 속도를 내기는 조금 겁이 나더라구요. 게임을 하면서 배운 어설픈 교훈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길에서 함부로 속도를 냈다가는 바로 코스아웃=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무엇보다도 저 앞에 카메라가 있다고 내비가 시끄럽게 울려대기 시작해서 쭉 속도를 줄였습니다.

 

택시님도 뭔가 발끈하셨는지, 바로 옆차선으로 함께 달리십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지나치자마자, 스타트라인을 넘듯 다시 풀 스로틀... 슬슬 63빌딩 옆을 지나면서 고속코너들이 나오더라구요. 택시님이 앞서면 또 따라가서 앞서고, 또 택시님이 따라오시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여의도 뒷길을 달렸습니다.

 

 

배틀을 하는 차가 보이면, 다른 차들도 가슴 속의 질주본능에 불이 붙나봅니다 ^^; 택시와 둘이 쭉 달려오자 갑자기 로체이노 택시와 길가던 그랜저까지 참전....  서로 악을 쓰며 달렸습니다. 그러다가 또 카메라 나오면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다같이 서행(?)하고 ㅋㅋㅋ

 

모처럼이니 좀 더 밟아보자 하는 마음에 x60정도까지 가속을 해줬더니, 다른 차들이 더이상 보이지 않더군요. 승패-라기보단 그냥 다들 오밤중에 스트레스좀 풀고, 이제그만~ 하는 느낌으로 각자 페이스에 맞춰 크루징에 들어갔나봅니다. 이후엔 무사히 성산대교로 진입, 묘하게 진이 빠져서 규정속도 준수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네요 ㅎㅎㅎ

 

 

사실 배틀이라기보단 아는 사람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드라이빙을 한 느낌이었습니다. 다행히 길에서 만난 이름모를 그분들이 매너있는 운전을 하셔서, 오히려 도발되어 페이스를 넘거나 하지도 않았고요. 한동안 이러저러한 일들로 조금 쌓여있던걸 신나게 해소한 기분입니다 ^^

 

어쩌다보니 새 머플러의 성능테스트(?)도 겸하게 됐는데, 중저회전에서는 가속력이 확실히 개선된 느낌이네요. 게다가 소음이 줄어서 스트레스는 반감되고... 이래저래 만족스럽습니다 ㅎㅎ

 

 

 

에구,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조금 졸린지 글도 횡설수설하고 ㅋㅋ; 이만 자러 가야겠습니다.

횡설수설하고 지루한 글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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