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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마 RS2가 사고가 나는 꿈을 꾸었다.

눈을 떴을 때 다시 현실로 돌아왔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고 안타까웠던 나머지 눈을 뜨고도 나의 RS2를 잃게 되었다는 그 느낌이 한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일진이 개판일 것 같은 불길함이 있었지만 실제로 하루종일 아무런 일도 없었다.

요즘 너무 바빠 애마들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확실히 적었다.

늦은시간 귀가하면 세아이들의 잠들어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맥주 딱 한캔을 마시며 와이프와 하루의 일들을 이야기하며 모터스포츠나 테니스를 보다가 잠이 드는 날이 좋아 야밤에 애마를 데리고 나가는 우선순위가 밀린 것이 사실이다.

 

전날 애마가 사고가 나는 개꿈을 꾸었는데도 이날 따라 나가고 싶었다.

주차장에 깔끔하게 서있는 RS2보다 거의 한달동안 타지 못했던 RS4에 더 눈이 갔다.

그래 나가자!!!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동안 창문을 살짝 열었을 때 들어오는 외부 공기가 너무나 맑고 시원했다.

첫번째 교차로 신호등에 서있는동안 어떤 코스를 밟을지를 결정했다.

 

동작대교를 건너 강동쪽으로 가는 강변북로를 탔다.

자정이 지났기 때문에 차들이 현저히 적었다.

 

오일온도가 80도 정도 된 것을 확인하고 나니 이제 쓰로틀을 좀 과감하게 열어도 되는 조건이었다.

청담대교로 올라가는 램프를 지내 좌우측으로 굽이치는 코너는 의외로 재미있다.

 

잠실대교 빠지는 램프를 지나 언덕 오르막을 오르며 좌측으로 꺾였다가 내리막으로 내리꽂는 이 구간은 강변북로 구리방향에서 최고로 좋아하는 코스이다.

 

차가 전혀 없는 조건에서 이 오르막 좌측 코너를 180km/h로 돌아 내리막에서 천호대교 빠져나가기 전까지 제동에 큰 부담없는 조건에서 230km/h는 가볍게 나온다.

 

천호대교를 올라타 올림픽대로로 갈아타고 외곽순환고속도를 통해 중부 만남의 광장까지 단숨에 질렀다.

만남의 광장에 도착해 본넷을 열고 엔진을 쓰다듬는 손에는 이미 RS4와 만 5년을 함께 한 추억이 담겨있다.

 

차를 돌려 서울방향으로 향했다.

유턴을 해서 고속화도로에 합류해 정말 간만에 풀액셀로 가속을 했다.

순식간에 220km/h에 도달하고 언덕을 넘어 내리꽂는 중간에 카메라에서 감속 후 다시 재가속하는 바로 이 코스는 올림픽 대로로 빠지는 램프 직전 정말 깨끗한 노면을 즐기며 초고속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전혀 무리하지 않고 각단 5500rpm만 사용하고도 RS4는 이 구간에서 275km/h를 찍어준다.

올림픽대로로 빠지는 램프를 130km/h로 꺽으면서 중간에 한번 차가 살짝 튀는 악조건이기는 하지만 별 무리 없이 감아 돈다.

 

올림픽 대로로 접어들어 또다시 가속을 해 카메라를 지나 직선후 우측코너로 굽은 언덕길은 190km/h로 커버하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직선에서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구간 고속으로 접근하면 차가 가라앉아 땅에 착 붙는 느낌이 극대화된다.

 

이 이상의 속도로 언덕을 충분히 오를 수 있지만 그 이상을 안내는 이유는 언덕 정상에서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그 지점의 시야가 확보가 안되기 때문에 의외로 공포가 있기 때문이다.

 

언덕정상을 190km/h로 도달 내리막을 200km/h로 내려가면서 좌측으로 코너를 돌아나간다.

노면이 그리 매끄럽진 않지만 순정 서스펜션의 RS4고속코너링 능력으론 이 속도에서 긴장감이 있을리 없다.

 

올림픽대로로 올림픽 대교가 나오는 지점까지 달린 후 올림픽 대교를 넘어 다시 강변북로 방향으로 향했다.

테크노마트를 우측에 두고 일산 방향으로 내달리는 코스 역시 강변북로 일산 방향 최고의 코스이다.

 

잠실대교 밑을 지나 내리막이 살짝 나오고 바로 우측으로 감기는 코너 역시 220km/h로 달릴 수 있고, 계속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청담대교에서 내려오는 램프의 차들과 간섭이 생길 수 있어 이 이상은 무리다.

 

이렇게 성수대교로 빠지는 램프까지 200km/h언저리를 유지하며 달리는 내내 RS4는 부스트가 팍팍 상승하려는 기운에 의해 가속패달을 중간까지도 밟지 못한체 힘을 달래면서 달려야 한다.

 

성수대교를 건너 다시 올림픽대로를 타고 국립현충원방향으로 나가는 구간은 늘 차들이 많아 오히려 Cool down할 수 있는 구간이다.

 

집에 도착해 시동을 끄기 전 23만킬로를 달리고도 새차처럼 잘 달리는 이 녀석이 사랑스러워 미칠 노릇이다.

물론 새터빈을 비롯해 엔진의 메인트넌스에 비용이 많이 투여되었지만 오일한방울 안새는 컨디션에 여전히 완벽한 압축력과 매끈한 회전력 그리고 시가지에서 7.5km/리터의 연비를 보여주는 효율성까지 2.7트윈터보 엔진의 매력은 정말 대단하다.

 

430마력의 엔진을 시가지에서는 200마력짜리 범용엔진처럼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옆에 있는 올르드 콰트로 역시 같은 2.7트윈터보 엔진이지만 그 매력이나 스포츠성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다.

 

열에 대한 대응 역시 RS4쪽이 월등하다.

꽝터보의 매력과 6500rpm에서 7200rpm까지 전혀 쳐짐없이 솟구치는 rpm의 매력은 RS정신에 입각해 타협이 없는 터프함과 끈기를 느끼게 한다.

 

5년을 함께하면서 이처럼 즐거운 드라이빙은 없었던 것 같다.

개꿈에 연연하지 않았던 하루의 마감이 이토록 멋지고 감격스러울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 하루였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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