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2년 정월대보름때의 일임다. 새벽에 눈이 내렸는데 낮엔 다 녹은 날씨였죠.

그때 차가 바로 현다이 갤롭어...인터쿨러 어쩌구 모델이었는데 강원도에 딱인 아니,

다들 딱이라고 생각하는...근데 어번 라이프인 제게 그닥 맞진않죠. 낚시는 그때도 광처럼 다녔으니 짚을

타야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돌이켜보니 그닥 쾌적하진않았군요. 그 엄청난 소음에 평지 140 밟기가 바쁜차,

그냥 산길에 4륜 넣고 10킬로 안팎으로 운행해야 제격일 차가 국도니 고속도니 타고 다니니 맞지 않을 수 밖에...ㅠㅠ


출퇴근에 하루 70킬로의 국도 운전을 할때인데 그날은 오전에 눈이 제법 내렸습니다. 하지만 6시 퇴근즈음엔

도로가 다 말랐는데 국도 퇴근길을 달리던중 약간 언덕길이 지속되는 구간에서 마른 아스팔트 도로가 갑자기

노면색이 어두워 지는검다. 소위 요즘 회자되는 블랙아이스 구간을 만난거죠. 거의 출퇴근 구간 99%가 말랐는데

덴장, 그구간만 얼어 있었던겁니다. 노면에 다 제거되지 않은 습기가 다시 저녁에 얼어붙은것이죠.


강원도 초봄에 산길 커브에서 이런 쉣 같은 상황 가끔 만날수 있음다. 차라리 한겨울 눈길은 조심해서 사고가

없는데 방심할 상황에서 이런 노면 만나면 걍 사고나죠. 일단 스핀부터...운좋으면 가슴 쓸어내리고 운나쁘면

충돌과 추락으로 이어지는...ㅠㅠ

각설하고 노면이 시커멓다고 느끼는 순간 차가 도는검다. 2차선 몇십미터뒤에 차가 따라오고 있었는데 그 차는

속도가 나보다 낮아 문제가 없었고 난 70킬로 정도였슴다. 문득 그 순간 내차에 abs가 있다는 생각을 꺼내

브레익에 발을 살짝 올렸슴다. 그게 패착이었죠. 걷잡을 수 없게 통제를 잃은 차는 휘청이면서 우측 옹벽 아래로

뒤집어 지며 추락했습니다.


정신을 잃지는 않았는데 뭐 이건 영화의 한장면이었죠. 거꾸로 뒤집힌 갤롭의 라이트가 여전히 전방을 비추는

가운데 안전벨트를 한 난 차 안에서 거꾸로 매달려 내 체중때메 벨트가 끌러지지 않는검다. 영화 보면 왜 주인공

나온뒤에 차가 폭발하는데 이거 폭발전에 못나가겠다 싶은 공포...ㅠㅠ 뭐...겨우 벨트를 해체하고 문을 열려니 이미

차체 무게에 짓눌려 찌그러진 양문은 요지부동, 전면 유리창을 보니 아래쪽이 이탈돼 틈이 있길래 발로 댓번 찼더니

유리가  퍽하고 앞으로 자빠져 기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도로위로 올라오니 주변은 견인차와 구경하는 차들...사고 현장 모습 그대로였슴다. 그런데 털끝하나 다치진 않고

지나간 사고였는데 그 뒤론 눈길 빙판길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슴다. 그전까진 강원도 겨울 눈길을 참 겁없이도

잘 다녔건만 이젠 그렇치 안슴다.

웃기는건 바로 사고 한달뒤....후배가 다방 하다 망해 서있던 다방 티코를 빌려 출퇴근하다 첫번 사고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곳에서 눈길 추돌사고를 당했다는 검다. 그 티코도 폐차, 앞서 갤롭은 당근 폐차...ㅠㅠ

날 추돌한 분이 아이러니 하게도 119구급대원...^^

10여년만에 다시 suv를 타게 됐네요. 이젠 조지고 다닐일이 없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