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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FR은 재규어가 스페셜카의 영역에서 아우디, BMW, 벤츠의 최상위 엔지니어링을 갖춘 모델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음을 증명하는 차이다.

 

2003년부터 사용하던 4.2리터 수퍼차져 엔진을 버리고 2010년부터 5리터 수퍼차져로 변신하며 510마력을 발휘하는 수치를 확보하는 것은 요즘 엔진만들기의 추세에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파워트레인과 전체적인 밸런스와 완성도를 확보하고 누가 몰아도 안전한 수퍼세단을 만드는 과제는 단순히 힘이 강한 엔진을 가진차와는 차원이 다르다.

 

재규어가 포드산하에 있던 불과 수년전까지 겪었던 고충으로 재규어는 예전의 명성을 보존하는 것에 철저히 실패했고, 브랜드의 가치는 바닥으로 치닫고 있었던 시대에 재규어 본연의 스포츠성을 제대로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기계는 투자한만큼 좋은 물건이 나오기 마련이고, 따라서 아무리 좋은 기획을 해도 파이넨스가 받쳐주지 않으면 현실이 될 수 없었던 포드시절을 고려했을 때 재규어 브랜드의 입장에서 포드산하였던 시절은 그야말로 잃어버린 치욕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XFR은 등장부터 M5 E63 AMG와 상대했어야하기 때문에 그 경쟁과 싸움이 장난이 아닌 냉혹한 시장이었기 때문에 더욱 더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한다는 공감이 재규어 내부에 있었을 것이다.

 

500마력이 넘는 엔진을 탑재한다는 것이 컨트롤이 제대로 안될 경우 그야말로 살인무기이자 과부제조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M5와 실전에서 경쟁할 수 있는 차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어려운 과제였을 것이다.

 

XFR은 국내에서는 페라리를 시승하는 것보다 어려울만큼 귀한차이기 때문에 XFR의 시승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갔을 때 나의 심장은 확실히 빨리 뛰고 있었다.

 

XF 3.0D 240마력과 275마력 사양을 타면서 느꼈던 XF의 샤시세팅도 내 취향과 잘 맞았고, 최고의 변속기로 말해도 아무런 무리가 없는 ZF 토크컨버터 베이스의 자동변속기의 빠른 다운시프트와 정확한 Rev. matching은 스포츠성에서 M5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신형 E63 AMG를 제외한 다른 AMG 모델들보다는 훨씬 빠르고 정확한데다가 변속의 재미가 높다는 점은 XF를 이미 어느수준 이상의 위치로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요소들이다.

 

63.8kgm의 최대토크가 2500~5500rpm까지의 엄청나게 넓은 영역에서 플랫으로 나오고 최고출력 510마력도 6000~6500rpm까지 플랫으로 발휘된다.

 

0->100km/h원상 4.9초인데, 스톱워치로 0->200km/h까지 가속을 중간에 약간 오르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14초 플랫에 해치웠다.

 

1단과 2단 풀가속때 뒷좌석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거의 무리일만큼 강력한 토크로 시종일관 밀어붙이고 리미터가 작동하는 계기속 260km/h까지 그냥 허무하게 빨리 올라가 버리고 이때의 회전수가 불과 4500rpm이다.

 

리미터를 자극하지 않고 250km/h로 항속할 때의 상황에서도 가속패달을 1/4정도만 밟아도 충분할 정도로 이 속도로 만나는 오르막이나 평지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힘이 넘친다.

 

액티브 댐핑은 철저히 차가 알아서하는 몫이고 실내에 따로 스위치나 제어를 위한 도구가 없다.

5.0수퍼차져가 나오기 이전 XKR의 경우 소프트와 하드사이를 좌측 두개의 댐퍼, 우측 두개의 댐퍼 혹은 앞뒤 두개의 댐퍼가 함께 쌍으로 동작을 변환하던 것에서 XFR XKR 5.0수퍼차져부터는 모든 댐퍼가 독립적으로 무단으로 감쇄력을 변환하고 완전 독립적인 댐퍼압으로 최적의 값을 찾아나가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기본적으로 가스댐퍼를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에어서스펜션을 가진차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기계적인 친근함이 강하다.

XFR에는 Active Differential Control이라는 액티브 LSD가 장착되어 있는데, 회전차가 발생할 때 내부의 엑튜에이터가 다판클러치를 단속해 다이나믹한 locking ratio를 발휘하도록 되어 있다.

 

E-LSD가 주는 효과는 특히 고속코너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 고속코너에서 가속패달을 지긋이 밟으면 머리가 안쪽으로 점진적으로 파고드는 느낌이 확실히 다가오기 때문에 스티어링휠을 박자를 맞춰 조심스럽게 풀어주는 컨트롤의 묘가 일품이었다.

 

LSD에 힘입어 스탠딩 스타트시에 풀액셀을 해도 휠스핀의 양이 적고 DSC가 켜져있는 상황에서 가속을 해도 제어에 의한 답답함 즉 LSD가 없는 차들이 한쪽바퀴가 순식간에 심하게 헛돌게 되면 헛도는 바퀴에 독립제동을 걸어 LSD의 기능을 흉내내는 방식과 비교해 훨씬 기계식에 가까운 느낌을 연출하기 때문에 급가속시 독립제동에 의한 제어로 차가 순간적으로 답답해지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에 Anti hopping기능을 수행하는 후륜 댐퍼는 후륜이 헛돌 때 차가 탕탕튀는 상황에 대비해 급출발이나 급가속시 후륜의 댐퍼를 최대로 단단한 영역으로 순식간에 고정시키는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초고속상황에서의 댐퍼는 확실히 180km/h대의 영역에 비해 리바운스가 빨라지고 댐핑스피드에 대응하는 능력이 나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고속코너를 대응하는 능력도 훌륭한 편에 속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E60 M5와 비교하면 고속에서 바운스를 지날 때 순간적으로 차가 너무 가벼워지는 느낌이 조금 더 심했다.

 

E60 M5 AMG, 혹은 RS모델들이 고속에서 극강의 안정성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2%정도 부족한 초고속 로드홀딩을 보여주긴 했지만 전체적인 밸런스와 제동밸런스 그리고 고속코너에서의 안정성 모두의 영역에서 평균이상의 능력을 발휘했고, 다운시프트 때마다 머플러를 때리며 버버벅 거리는 효과음은 AMG RS모델들과 비교해 훨씬 다이나믹 했다.

 

E60 M5가 시가지 연비 3km대 혹은 그 이하, 고속에서도 5km를 찍기 어려운 것과 비교하면 XFR은 실컷 달리고 주유를 통해서 확인한 연비가 6.4km였기 때문에 고속주행위주로 리미터까지 자주 밀어붙이고 제법 거칠게 몰아도 6km대의 연비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희소성이나 XF라는 새로운 모델에 대한 인지도가 한국에서 워낙 낮기 때문에 여기에 R버전이 있다는 것이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XFR은 그 실력과 존재감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Unknown이라는 점이 단점이자 어쩌면 장점이다.

눈에 띄기 싫어하고 남들의 시선에 게의치 않는 취향이라면 XFR이 제격이겠고, 반대로 차에 붙은 뱃지를 보고 알아서 기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XFR은 어쩌면 좀 유령 같은 차일 수도 있다.

 

XFR은 결론적으로 독일 머신급 수퍼세단들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실력을 갖추었고, 독일차가 아니라는 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살릴 수 있을만큼 과거의 영국차의 영광을 재현하는 모델이다.

 

그리고 너무나 운전이 편해서 차에 무지하신 나이드신 어머니께 권해드려도 크게 욕먹지 않을 만큼 스타일이 멋지다.

XFR은 재규어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큰 일본차 브랜드들도 만들지 않았던 특수영역의 차를 만들고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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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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