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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골프 카브리오레를 처음 만났던 때는 96년도였다.

당시 BMW Z3 1.9, 사브 900 카브리오레, 푸조 306 카브리오레, 엘란등 컨버터블 차량 총집합 같은 그런 시승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폭우가 쏟아지는바람에 지붕을 열지는 못했었다.

 

폭우속에서 유일하게 비가 새지 않았던 차가 바로 골프 카브리오레였고, 나머지 차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약간씩 비가 실내로 침투했었다.(특히 A필러 주변)

 

시승차는 1.8리터  SOHC여서 주행의 재미는 크지 않았지만 카브리오레치고는 강성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고속에서도 헐렁거리는 느낌은 없었다.

 

본래 3세대 카브리오레에는 VR6엔진이 실린 적이 없었다.

시승차는 2.0 SOHC 115마력 사양이었고, 오너는 미국에서 98년도 신차로 구입해서 지금까지 타면서 2.0 수퍼차져를 장착해서 타다가 더 큰 출력을 위해 터보차져로 다시 개조를 여전히 6기통에 대한 미련에 저버려 2.8 VR6로 스왑한 후 이번에 수퍼차져를 올리게 된 케이스로 사진의 차와는 함께한 시간의 인연도 깊지만 이것저것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시도를 했었다.

 

VR6 172마력의 순정엔진 자체로도 충분히 카브리오레에게는 훌륭한 솔루션이지만 항상 구형 VR6엔진을 가진 오너들에게는 수퍼차져의 유혹을 떨쳐내기가 참 힘들다.

그만큼 매칭이 좋고, 작업도 간단할 뿐더러 최소 250마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매력이 크다.

 

나의 MK3 VR6도 차져를 장착한지 거의 10년이 다되어가는데, 순정 고출력 엔진과 같은 자연스러움에 고속으로갈수록 점진적으로 힘이 늘어나는 매력을 경험해보면 그 아래단계의 지나치게 억제된 출력으로 되돌아가기 힘들어지게 마련이다.

 

시승차에 장착된 차져는 볼텍스 차져로 내부에 오일라인을 갖춘 타입이고, 매핑은 프라임 개러지에서 했다.

프라임 개러지에서는 이미 몇차례 구형 VR6 수퍼차져의 매핑에 대한 경험이 있어 시승차의 매핑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게 되었다.

 

시승의 주안점은 순정 2리터 엔진이 경험할 수 없는 200km/h이상의 속도에서 카브리오레의 오픈탑 구조를 가진 차대가 잘 적응하는지가 초점이었다.

 

250마력은 구형 VR6엔진에게 0.3바의 부스트면 충분하다. 최대부스트는 터보와 달리 중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고속 회전한도부근까지가면서 발휘되기 때문에 터보처럼 중속에서 터지듯 가속되는 느낌이 아니라 고속형 고출력 NA엔진처럼 꾸준한 힘을 뿜어내면서 회전한도까지 가도 토크가 급격히 떨어지는 느낌이 없다는 것이 수퍼차져의 매력이다.

 

2단과 3단을 거쳐 4단에 넘어가면서부터는 확실히 순정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가속력으로 200km/h를 넘기고 5단으로 변속을 하고도 견인력은 충분해 230km/h까지도 수월하게 넘어간다.

 

160km/h가 넘어가면 풍절음이 하드탑과 비교해 커지기는 하지만 이는 지붕이 천으로 된 것으로 인한 소음이지 탑의 기밀성이 떨어져서 생기는 소음이 아니기 때문에 230km/h를 유지할 때도 귀옆에서 바람새는 컨버터블형 차들 특유의 기밀성 불량에 의한 소음은 전혀 없었다.

 

Karmann에서 제작한 MK3의 전동식 루프는 그 품질이 요즘 최신형 차들의 그것과 비교해도 완성도와 기밀성이 최고수준이다.

이렇게 탑의 기밀성이 아무리 좋아도 차대가 헐렁거리면 180km/h 오버 영역에서 핸들링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GT카와 같은 기분으로 운전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시승차가 긴세월동안 사고가 없었고, 오너가 각별히 관리한 덕분에 신차와 같은 차대특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도 중요하겠고, 당시 골프의 위치를 생각했을 때 폭스바겐에서 카브리오레를 만들면서 투여한 엔지니어링의 수준도 당시로서는 고출력엔진을 아예 고려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오버엔지니어링에 가까울 정도였다.

 

결론적으로 순정의 두배가 넘는 출력을 가지고 소프트탑의 구조의 핸디캡을 가졌음에도 고속은 물론 와인딩을 해낼 수 있는 재미있는 장난감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MK3의 당시 설계의 수준은 대단히 높았음을 입증한다.

 

해치백의 DNA에서 태어난 카브리오레이다 보니 좁지만 뒷좌석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트렁크에 러기지하나는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점도 골프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실용성이라 하겠다.

 

시대는 좋은차를 계속해서 양산해내지만 10년이 지나서 정말 좋은차라 말할 수 있으려면 오너의 각별한 정성과 관심이 없고서는 불가능하다.

차가 가진 품질에 관계없이 10년이 지나서도 훌륭한 상태를 유지하는 차는 실제로 몇페센트 되지 않는다.

 

그만큼 차에 대한 이해와 애정은 세월을 초월해 그 차가 가진 원래의 가치 이상으로 만들어버리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세월이 흘러 명차라는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는 오너와 차를 하나로 묶어서 평가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시승했던 MK3 VR6K 카브리오레는 그 차와 차주에 최고점수를 주어도 아깝지가 않다.

 

P.S. 엔진룸 디자인은 팝아티스트인 김태중 작가가 차주인 조만수님을 위해 특별히 작업해주셨습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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