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S시리즈의 막내 S3는 4세대 골프의 플랫폼으로 만든 아우디의 Hot hatch이다.
골프의 단단한 하체는 핫해치를 만드는데 보증수표나 다름없기 때문에 아우디에서 모회사의 검증된 플랫폼을 가져오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고, TT 콰트로에 장착된 1.8터보 엔진의 최강 사양인 210마력 엔진은 2002년식 이후 S3때부터 225마력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시승차는 2001년식 210마력의 최고출력이었으나 현재 ABT 칩튜닝으로 265마력으로 업그레이드된 상태이며, 빌슈타인 PSS9 코일오버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있다.
S3에 장착된 1.8터보 엔진은 TT전륜구동 사양이나 골프 GTI에 얹혀진 1.8터보 엔진의 K03 소형터빈 대신 K04스포츠 터빈을 장착해 잠재력이 훨씬크고, 가변 cam adjuster가 장착되어 고회전 영역에서 토크 유지능력이 뛰어나다.


거기에 풀타임 4륜 구동에 결합된 6단 수동변속기는 사양만으로는 GTI의 하드웨어보다 훨씬 상위에 있는 모델이라 하겠다.
그뿐 아니라 S혈통임을 표시하는 각종 디테일과 알칸타라 재질의 Recaro시트는 S3가 선택된 차량임을 확인시켜준다.


S3는 기본적으로 A3의 디자인을 따르며, 골프의 실용적인 디자인보다는 아우디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면을 강조하고자 골프에 비해서는 실용성면에서는 약간의 희생이 있었다.
골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고객층을 타겟으로 한 아우디의 전략이 디자인에서 확실히 구별된다.


시승차인 붉은색 S3와의 만남은 이번이 3번째 였다.
이번 시승기를 위해 4일간 1000km를 달리는 동안 연비테스트와 최고속을 비롯해 다양한 테스트를 해볼 수 있었다.


차는 곧잘 여자로 표현되기도 한다.
멋진 여자지만 한번 데이트하고나면 만나기 싫은 여자가 있고, 만나면 만날수록 교제를 이어나가고 싶은 여자가 있다.


전자는 만남 전 호기심을 크게 불러일으키지만 현실적으로 혹은 뭔가 장시간 함께 하고자하는 취지에 맞지 않는 경우일 것이며, 후자의 경우는 첫인상보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호감이 강해져 좀 더 진진한 만남을 지속시켜 나가게하는 뭔가에 끌렸기 때문일 것이다.
S3는 다분히 후자에 해당하는 차량이다.


그동안 숫자로 셀 수 없을만큼 많은 차를 타보았고, 그중에서는 가격은 물론이거니와 남들이 이름만대면 입을 벌리는 고성능, 고급차들이 많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시한번 시승해보고 싶은 차종은 이렇게 가격이나 성능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한번 타보고 다시는 쳐다도 보기 싫었던 소위 명차도 많았다는 말이다.
S3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이 넘치고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확실히 속이 알찬 차였다.


정속으로 달리면 리터당 13km이상을 달릴 수 있고, 100km/h 6단 정속으로 달리다가도 오른발에 살짝 힘주는 것만으로 240km/h를 가뿐하게 넘기는 고속주행 능력에 할덱스 클러치 방식의 풀타임 4륜 구동 시스템은 성향이 다분히 전투적이어서 숏턴에서 풀가속을 해도 언더스티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성인 4명이 여행을 가기에도 부족함이 없고, 빨간차로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는 것을 시기하며 시비거는 허접한 스포츠카 나부랭이들은 간단히 밟아줄 수 있을만큼 실력이 차고 넘친다.


리터당 145마력 가까운 출력을 뽑아내면서도 엔진이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250km/h로 항속해도 엔진이 열을 받을 생각을 안한다.


위에 나열된 내용들은 아우디 엔지니어링에 S3오너가 머리숙여 감사해야하는 이유이다.
엔지니어들이 서로 모여 서로의 기술력을 뽐내는 자리를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그들이 만든 제품이 여러 장소에서 별의별 오너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검증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필자처럼 차 좀 많이 타봤다는 사람이 좋은차를 목에 핏줄을 세워가며 침 튀기며 값어치를 이야기해주기 때문이다.


S3를 구입하는 사람은 이차를 중고차로 구입하는데 들어가는 돈으로 이보다 엔지니어링적으로 완벽한 차를 구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도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차에 접근하는 행운을 누리는 것이다.


BMW처럼 중고차 속썩이는 경우도 아우디에서는 빈도수에서도 확실히 적고, 킬로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찰지고 점점 더 쌩쌩해지는 엔진은 매니어들에게는 오래 소유해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는 강조를 다시 한번 하게 만든다.


최고속이 궁금하면 6단 6500rpm에서 262km/h를 찍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성인 3명이 타고 완만하고 긴 오르막에서 250km/h를 마크할 수 있음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엄청나게 강력한 바디가 고속코너를 도는 와중에 만나는 범프에서 얼마나 견고하고 건실한지 확인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환영이고, 차대는 비틀림을 모르고 서브프레임을 강하게 지지한다.


가벼운 4기통 엔진을 얹은 덕분에 코너에서 머리를 좀 더 민감하게 코너안쪽으로 쑤셔 박을 수 있고, 2단에서 코너 탈출하면서 40kg에 가까운 최대토크를 한번에 끌어내도 언더스티어나 전륜이 그립을 잃는 해프닝은 S3에서 벌어지지 않는다.


언제고 2500rpm이 넘어가면 우왁스럽게 쏟아지는 토크로 천천히 가기 위해서는 액셀링만으로 컨트롤하는 것으론 힘들고 급하게 달려야 하지 않는다면 빨리 빨리 부스트가 터지는 시점에 시프트 업을 해주는 길이 가장 현명한 운전방법이다.


S3와 왜 계속해서 데이트를 해야하는지 이보다 더 좋은 설명방법은 없다.
명문 집안의 자식으로 태어나 눈에 띄는 외모에 검소한 씀씀이, 거기다가 남자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 여자를 누가 마다하겠느냔 말이다.


잔병없고, 항상 한결 같음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여인이 단지 말을 못하는 기계로 태어난 아쉬움이 있으니 차고 여자고 가치를 알고 덤벼볼 용기가 있는 자의 몫인 것이다.


S3는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적이 없는 차이고, 국내에 10대도 안되는 차량이 운행되고 있다.
그 사람들 개개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멋진 사람들임에 분명하다.
최소한 차를 선택하는 철학은 분명한 사람들일 것이다.


1.8터보 엔진은 210마력 사양이건 2002년 225마력 사양이건 칩튜닝으로 발휘되는 출력은 265마력으로 동일하다.
흡배기 튜닝으로 조화가 잘 이루어졌다면 280마력까지 튜닝이 가능하며, 그 이상의 출력을 위해서는 터빈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265마력 칩튜닝에 배기튜닝이 S3로 가격대비 가장 큰 만족을 줄 수 있는 튜닝이다.
여기에 서스펜션을 보강한다면 당장 서킷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성능에 일상에서 매일 타고 다니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1세대 S3는 단종되었지만 하드웨어적으로 여전히 높은 매력을 발산한다.
16년을 이곳에 기고를 하면서 최근 수년 동안의 원고를 보면 한번도 평범한 차를 시승기로 써본 적이 없다.


남들이 동경할만큼 화려하고 멋진 스포츠카에 대한 후기를 적는 것보단 배경이 잘 알려지지 않은 명차를 소개하는 희열이 더 크다.


S3는 그만큼 필자에게 큰 기쁨을 주었던 차종이고, 언제고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차이다.


차량 선택은 때론 인생을 바꾼다는 신념을 가진 필자에게 운전의 즐거움과 고도의 엔지니어링, 거기에 만든이의 열정을 공감하고 느껴보고 싶다면 S3를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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