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vo XC90 T6



볼보에서 투입한 SUV는 보도자료에 의하면 S80과 근본적으로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T6의 경우 272마력의 트윈터보 역시 공유한다.



3열시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국내에서는 세제 혜택이 큰 매력적인 SUV로 마켓에 노크를 한다.

볼보는 국내에서는 아이덴티티가 강한 메이커로 인식되어 있고 여전히 장년층이 신뢰하는 차종중에 하나이다.

요즘 볼보의 전차종이 스포티해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라디에이터 그릴 부분에 과감한 수술을 시도하지 않는 메이커로도 유명하다.



XC는 100% 도심형 SUV로서 X5의 온로드에서 스포티함도 ML의 터프함도 느껴지지 않고 구지 비교를 하자면 RX330정도와 비슷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사용된 4단 변속기는 예감에 기어비를 손보지 않고 S80에서 그대로 빌려온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1단으로 70km/h를 갈 수 있는 낮은 기어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V8대배기량이 아닌 다음에야 최고출력이 아무리 272마력의 고출력이라해도 1000rpm부근의 토크가 확보될 수 없고, 발진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기어비이다.

즉 최대출력이 크건 작건 초반 발진하면서 발휘되는 토크는 엔진의 배기량에서 오는 혹은 기어비 설정에 의해 좌우된다.



XC90은 낮은 기어비를 가지고 있는 형태에서 트윈터보 엔진은 rpm이 3000을 넘어서면  큰 위력을 발휘하지만 오프로드에서 절실한 발진 토크를 생성시키는데 큰 도움이 안된다.



주행을 해보면 가속패달을 급히 밟아도 1단이 너무 길어 경쾌하게 튕기듯 나가는 맛이 없다.

4단 변속기는 엔진힘을 제대로 다 활용하기에는 역부족이고 고속 크루징을 할 때 이외에는 변속 타이밍을 포함해 만족도보단 불만이 더 많다.



언급한 기어비와 엔진특성으로 인해 토크를 증폭시키는 장치가 없는 XC90으로 오프로드를 간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험로 주행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고의 개념이 아니라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는 뜻이다.

실내에서 풍기는 질감이 고급스럽고, 특히 우드 스티어링 휠의 감촉이 가죽과 확실히 구별되서 양손의 기분이 좋다.



눈길이 머무는 곳의 질감도 포근하고 시트도 아주 단단하지는 않지만 편안하다.

상대적으로 뒷좌석의 공간은 레그룸과 풋스페이스에서 아쉬움을 보인다.

서스펜션의 세팅이나 전반적인 주행감각이 전형적인 미제 SUV를 떠올리는 주행감각이다.



타이트함이나 핸들링의 정교함보단 군대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소위 짬밥으로 밀어붙이는 느낌이다.

코너에서 버티는 힘은 그런대로 좋아보이지만 평형성이나 운전자에게 차를 믿고 맡겨라고하는 메시지는 강하지 않다.



272마력의 발진치고는 세단보다 500kg가까이 늘어난 몸무게에 터무니없는 기어비로 인해 경쾌함보단 무겁고 둔한 느낌이 강하다.



볼보는 개인적으로 소유했던 경험도 있고, 아이덴티티가 강한 유럽제 모델이라 늘 신차에 관심을 가지는 메이커 중에 하나이다.



S70의 경쾌한 주행과 멋진 배기음, 그리고 S80의 주행력에 큰 의미를 부여했던 기억을 더듬으면 XC90은 너무 색깔이 약하다는 판단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옵션과 사양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북미시장을 위해 타협한 흔적이 너무 강하다.



볼보도 한고집하는 메이커인데, XC90에서 강인해야할 모델에 특유의 생존법을 포기하고 갈림길에서 어느방향으로 갈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남들이 많이 가는 방향에 애라모르겠다 뒤도 안돌아보고, 종종 걸음으로 먼저간 발자취를 밟으며 재빠르게 따라붙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하면, 그간 내가 볼보에 가지고 있던 애착이 그만큼 컸었기 때문이리라.

-testkwon-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