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항상 3월초에 열리는 motor sports show는 봄이 왔음을 알리는 행사와 같다.
밴쿠버는 겨울에 지루하게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대부분 고성능차량을 차고에 보관한체 운행을 거의 하지 않다가 우기가 끝나면 너도나도 그동안 아껴두었던 애마로 기분을 낸다.
이 소규모 모터쇼는 캐나다인들의 정서속에 모터스포츠가 얼마나 깊게 자리 잡고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날 전시된 Babaria Car Sudio튜닝 샵 소속으로 소개된 450마력의 수프라는 필자의 시선을 멈추게 했고, 차량의 소유주이자 샵의 대표인 Eric으로부터 사진촬영과 테스트 드라이브에 대한 약속을 받아냈다.
전시회가 끝난 이틀 후 테스트 드라이브를 위해 Babaria 튜닝 샵으로 향하는 필자의 손엔 이미 땀이 고인다.




후륜구동 450마력의 힘의 크기를 아는 필자로서 자칫하면 위험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는 긴장감 같은 일종의 경고 메시지일 것이다.
주로 일본차량을 튜닝하는 Babaria의 전문분야는 터보차져이다.
밴쿠버엔 터보엔진 전문가와 데이터가 부족한 편이지만 Babaria에선 일찍부터 터보엔진을 다루기 시작해서 이 지역에선 잘 알려진 샵이었다.
94년 데뷔한 2세대 수프라는 직렬 6기통 3리터 엔진에 트윈 시퀜셜 터보를 장착하고 등장했다.
RX-7, 스카이라인 GT-R과 함께 트윈터보 3총사인 수프라는 순수 스포츠를 지향하는 RX-7과 비교해 좀 더 고급스럽고 일단 무거운 무게가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터보엔진의 잠재력은 오너를 출력 중독증에 빠져들게 할만큼 오너와 튜너의 마인드가 일치하면 출력을 맘껏 끌어낼 수 있다.
시승차는 280마력을 발휘하는 팩토리 엔진의 부스트를 1.35bar까지 높여 450마력이 구동륜에서 뿜어져 나온다. 크랭크축을 기준으로 500마력 정도에 해당하는 힘이다.
데이터에서 포르쉐를 앞선다는 도요다의 야심에 의해 개발된 수프라의 특징으로는 다양한 아이템에 의해 튜닝이 쉽다는 점과 압축비의 변경없이 순정피스톤과 순정 개스킷으로 600마력을 순정 실린더블럭이 소화해낸다는 점이다.




실제로 2000 동경 오토살롱에 갔을 때 행사에 여러 튜닝메이커에 의해 소개된 몇몇 1000마력이상의 수프라는 차의 잠재력이 엄청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프라의 오너인 Eric은 튜닝샾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차종을 접했고, 수프라를 평가할 때 스포츠카를 떠나서 잘 만들어진 고품질의 차라고 평가한다.
서킷주행을 고려한다면 RX-7에 비해 카리스마가 약간 부족하지만 실내의 기기들의 조립이나 품질에 큰 만족을 보였다.
화창한 날 괴력의 수프라를 테스트하기에 고속도로는 그리 좋은 곳이 못된다는 판단에 밴쿠버 국제공항 주변에 호수공원으로 가는 직선과 코너가 복합적으로 나오는 곳을 택했다.    과거 튜닝된 차량들이 모여 밤마다 불법 경주를 했던 곳이다.
시내에서 10분정도 웜업 주행은 Eric이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바디킷으로 인해 차의 지상고가 검지 손가락 길이정도로서 담배갑을 옆으로 뉘여서 놓아도 닿을 듯 말 듯 낮은 차체이기 때문에 특히 시내에선 신경을 써야했다.
조수석에서 운전자가 가속패달을 밟는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멍허니 있다가는 450마력의 출력으로 인해 목이 헤드레스트에 부딪치고 몸은 이내 시트가 얼마나 튼튼히 고정되어 있는지를 시험이라도 하듯 파묻히고 만다.
놀이동산의 특정 놀이기구에 임산부나 노약자 탑승금지와 마찬가지로 이 괴력의 수프라 역시 '임산부 노약자 탑승금지'사인이 어울리는 그런 차종이다.
트윈 시퀜셜 터보는 큰 터빈을 사용하는 차종이 낮은 압축비를 사용하는 것과 큰 터빈의 관성이 큰 점으로 인해 저속에서 반응이 느리고 타임 랙이 긴 핸디캡을 극복하는 매커니즘이다.
특정 rpm까진 배기가스가 소형 터빈을 구동시키고, 특정 고회전에 도달하면 배기가스가 통과하는 경로가 바뀌면서 더 큰 터빈을 구동시켜 부스트압을 높이는 것이다.
수프라는 3000rpm에서부터 소형터빈이 과급을 시작해 5000rpm에 도달하면 두 번째 터빈이 바톤을 넘겨 받는데 순정보다 더 큰 용량의 HKS터빈으로 이미 교체된 상태였다.
최고출력은 결국은 세컨드 터보에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타임랙에 지장을 주지 않고 출력의 플러스 알파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트리플 플레이트 클러치를 사용하는 수프라는 생각보다 패달의 답력이 가볍고, 조정이 쉬웠다.
평범한 주행에서도 터보엔진에서 느껴지는 저속의 답답함이 전혀없이 너무도 부드럽고 저속에선 조용하기까지 했다.
중요한 것은 일상운전에서 솟구치는 출력을 억눌러야하는 스트레스가 전혀 없단 말이다.
그간 수많은 고출력 차종을 다뤄보았지만 최고출력과 비교해 조작이 이렇게 간편한 차종은 없었던 것 같다.
곧바로 스탠딩 스타트를 시도했다. 제1터보가 작동하는 영역에선 급격한 스핀으로 차가 움직이지 않고 멈춰서 헛바퀴가 도는 그런 급격한 동작은 보이지 않고 그립을 잡고 5000rpm에 도달하면 뒤에서 누가 차를 들이받는 느낌으로 튕겨나간다.
마치 큰 용수철이 눌렸다가 펼쳐지면서 피크에 도달할 때까지 점진적으로 밀어붙이는 바로 그 느낌이다.
2단 100km/h를 그리는 시점은 불과 4.7초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연습을 하면 더 단축시킬 수 있는 수치이며, 3단과 2단의 가속력이 차이가 없는 것처럼 속도계는 뻗어나간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1터보에서 제2터보로 옮겨질 때 액튜에이터로 작동하는 밸브에 의해 배기가스가 통과하는 배기관의 경로가 바뀌게 되는데, 밸브의 동작이 민첩하지 못하면 순간적으로 두 개의 터빈이 모두 정상회전수에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
다시말해 고압의 배기가스의 경로가 바뀌는 과정에서 터빈을 돌려야할 배기압력이 양쪽으로 흩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5000rpm에 도달하기 바로 직전에 토크가 순간적으로 하강하는 Deep영역이 존재한다.
바로 이부근이 1단에서 2단으로 넘어가는 순간에 재가속이 되는 포인트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순간적으로 탄력을 잃는 아쉬움이 있었다.
항상 비행기를 타면 초기에 이륙직전 지상에서 전력으로 가속하는 순간을 개인적으로 즐기는 편이다.
어릴땐 바로 이 느낌이 스프츠카에서 느껴지는 그 느낌이겠지?하는 막연한 상상도 해보았고, 이렇게 거대한 중량이 빠르게 지상을 가속한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했었다.
이 괴력의 수프라는 그간 가지고 있던 비행기 이륙가속에 대한 환상을 깨버리는 차였다.
수프라 시승 이후에 비행기를 타고 이륙하면서 필자의 등에 느껴졌던 그 가속감은 과거 느끼던 그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그만큼 몸이 강력한 가속력을 기억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그보다 약한 것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바로 '출력중독'의 초기증상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포르쉐를 타켓으로 만들어진 수프라의 성취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수 퍼카의 기분을 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일 것이다.
완성도가 높은 차인 것은 확실하지만 바디에서 느껴지는 강성이 포르쉐에 도전장을 내밀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다.
4단 190km/h로 항속하면서 느껴지는 노면의 진동에 반응하는 모션은 T탑구조를 가진 핸디캡인지 서스펜션을 강하게 지지한다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 서스펜션을 받치는 서브프레임이 눈에 보이지 않는 진동을 하기 때문이다.
속도가 높은만큼 다루는 재미가 크고, 고속핸들링이 나름대로 경쾌하긴 하지만 포르쉐처럼 강력한 바디를 가진차라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수프라에 올려진 엔진은 약점이 없는 엔진으로서 좀 전에 언급한 시퀜셜 터보의 작동을 돕는 액튜에이터의 내구성을 조금만 높인다면 완벽에 가까운 엔진이다.
강력한 엔진블럭과 헤드로 인해 엔진출력을 높이는 부담이 전혀없고, 밸런스가 완벽하며, 냉각효율 또한 높다.
잘만들어진 엔진은 경우에 따라서는 20년 아니 30년이상을 메인블럭의 변경없이 생산될 수 있다.
도요다가 수프라의 차세대에 집중해야할 부분은 좀 더 강한 바디강성을 확보하고, 다이어트로 체중을 줄이는 일일 것이다.

  
  
engine
HKS EVC PRO(Boost controller)
Apexi GT intercooler
Apexi GT pipings
Apexi blow-off valve
Apexi S-AFC fuel computer(AirFuel ratio control)
Apexi Power intake
Greddy power extream cat-back exhaust
Esiprit downpipe and midpipe

suspension
Apexi N1 coil-over
Power stop slot rotors
endless brake pad
18 inch Stern 3 piece wheel
Toyo tire F:245/35.18ZR R:275/30.18Z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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