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이제는 정말 보기 힘든 차종이 되어버린 그라나다 V6를 시승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카비젼의 박지훈기자님께서 애지중지 복원하고 있는 차종인데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머리속에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던 어린시절 그라나다는 상당히 충격적일 만큼 스포티해 보였었습니다.



현대가 포드의 마크IV, V를 만들던 80년대 플래그 십이었던 모델입니다.

초기 4기통 엔진을 사용하다가 사진의 모델로 풀모델체인지가 되면서 V6 2.0 102마력이 추가되었습니다.



당시 최고급차에 해당되었던 차종이라 요즘의 대형차와 비교해서 그 진화된 모습을 추적해보면 흥미롭습니다.



낮게 쫙 엎드린 모습과 당시 모델중 최고로 호화로웠던 실내, 거기에 동급 그 어느 차종에서도 볼 수 없었던 102마력 V6 2.0엔진은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지요.



저희 아버님 잘 아시는 분이 그라나다를 4기통 모델과 V6모델 두대를 소유하고 계셨던지라 전 가끔 뒷좌석과 앞좌석에 얻어탈 수 있었는데, 당시 자주 탔던 로얄 시리즈보다 정숙한 실내와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이차 코너링 정말 좋단다 말씀하셨던 어렴풋한 기억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더군요.



일단 차의 상태가 완전치 않은 것은 감안해서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4단 수동변속기는 각단이 약간 멀게 되어 있지만 4단 100km/h가 3000rpm부근이라 탑기어의 기어비는 그리 롱기어는 아닌 편입니다.



3단 4000rpm부근에서 100km/h를 발휘하는 것으로 보아 3단으론 제법 멀리 갈 수 있는 기어비로 판단됩니다.

엔진은 생각보다 회전이 부드러웠고, 일상적인 주행에선 상당히 조용하게 들립니다.

아직까지는 복원중이라 엔진 파워는 원래 가진 출력의 70%수준으로 판단됩니다.



체인지레버가 약간 헐거운 것은 나이 탓으로 돌리면 그만이고, 운전을 할 수 없었던 어린시절 동경했던 차를 타는 것만으로도 그때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룬 기분으로 상당히 흐뭇하더군요.



우연히 파일런을 세워두고 슬라럼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나이든 쇽업소버를 감안하더라도, 요즘 생산되는 차종이 얼마나 서스펜션이 개선되고 향상되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현재의 모습도 굴러다니는데는 큰 지장이 없지만 완전히 복원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운전성을 본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차종이 될 것 같습니다.



그라나다 V6는 일단 디자인도 18년이 된 차라고 보기에는 세련되었고. 요즘 거대해진 대형차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심플한 디자인에 낮은 차체 유난히 넓어 보이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시내에서 운전하기에 그다지 불편하지 않고, 차를 이해하는 매니어라면 일반적인 수동변속기 차량처럼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겠다 정도로 압축됩니다.



84,85년식 모델들이 아직까지 500만원 이상에 거래된다는 말을 듣고 그다지 놀라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당대에 카리스마가 있었던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변신할 그라나다의 모습이 기대가 됩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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