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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A8을 처음만난건 지난 여름 4.2콰트로를 통해서였다.

이미 이전 세대의 A8에서도 충분히 입증된 최고수준으로 성숙된 서스펜션 세팅과 스포티함은 S클래스나 7시리즈에서 얻을 수 있는 운전의 재미를 한단계 뛰어넘는 것이었다.

 

신형으로 바뀌면서 시대에 충실한 여러가지 이노베이션을 투입했으나 패밀리룩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전문가들 조차 멀리서 다가오는 아우디가 A4인지 A6인지 심지어 A8인지를 구별해내기 어려워진 것에 대한 최대의 피해자는 A8이었다.

 

이번에 시승한 3.0TDI모델은 250마력에 최대토크 56.1kgm에 0->100km/h까지 6.1초,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되는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다.

폭스바겐 페이톤을 통해서 처음으로 소개된 3.0TDI엔진은 현재 폭스바겐뿐 아니라 아우디와 포르쉐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페이톤 초창기 때와 비교하면 신형 A8에 탑재될 때는 3500rpm이후에서의 부드러움과 토크특성이 강조되어 장착되었다.

 

8단 자동변속기는 BMW에서는 물론 심지어 국산차에서도 사용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놀라운 선택은 아니다.

일단 스탠딩 상태에서 풀가속을 해보면 1단에서 2단 넘어갈 때, 2단에서 3단 넘어갈 때의 빠른 변속감과 변속직후에 다시 터보가 터지듯 잡아당기는 느낌이 매우 신속하고 정확하다는 느낌이다.

 

3단으로 100km/h를 마크해야하는 특성상 변속을 두번이나 수행한 것에 대한 손실이 가속시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이제는 다시 토크컨버터를 가진 재래식 자동변속기가 DSG와 같은 스포츠 자동변속기의 위상을 위협하는 시대가 와벼렸다.

 

구형과 비교하면 신형의 가장 큰 무기는 운전자 편의시설로 허접한 국내 제작 네비게이션 대신 독일에서 사용하는 네비게이션과 동일한 분위기로 작동되는 일관성 즉 차량에 준비된 순정 버튼을 활용해 계기판과 연동이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사양은 사실은 진작에 갖춰야할 것이었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브랜드중에서 이 분야에 자신있었던 브랜드가 없었다는 차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정차중 시동이 꺼지는 Stop&Go도 이제는 최고급차에 조차 자연스런 장비가 되어버렸을 정도로 연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없는차는 더이상 이땅에 설자리가 없어보인다.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는 각종 장비의 현란함은 신형 A8이 보여주는 주행의 재미와 완성도에 비할바가 아니다.

그만큼 신형 A8은 운전자를 위한 차이다.

 

5미터가 넘는차로 맘먹은데로 때론 미친듯이 차들 사이를 헤집고 다녀도 손과 발이 명령하는데로 움직여주는 가장 민첩한 대형차가 A8이다.

어느 속도의 경계를 넘어가면 불안해지는 특성이 없고 속도가 높던 낮던 앞에서 다가오는 차를 피할 수 있는 센스만 있으면 너무 편안하게 과속을 하면서 죄책감이 너무 없는 것이 부작용일 정도다.

 

7시리즈도 물론 다이나믹함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럽지만 A8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는 에어서스펜션이 노면의 큰 기복을 만나는 상황에서 조향을 해도 바운스를 억제해 차가 튀어오르는 느낌이 없기 때문이다.

7시리즈가 좀 더 정직한 재래식 코일스프링의 탄성과 직관성을 느끼면서 운전하는 느낌이라면 A8은 약간 고속열차와 같은 끈끈함으로 차가 튀어 오르려는 느낌과 바닥에 깊게 눌렸을 때 곧바로 튕겨버리는 동작을 하지 않는다.

 

제동과 조향 그리고 좌우로 기우뚱하는 느낌이 전혀 없는 뒷좌석 승차감은 사실 이미 구형에서도 충분히 훌륭한 세팅이었기 때문에 구형보다 월등히 앞선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만큼 구형의 서스펜션 세팅과 완성도는 S클래스와 7시리즈가 가지지 못한 일부의 특성에서 앞서있는 부분이 있었다.

 

개인적인 취향과 입맛으로 평가하는 내용이라 벤츠나 BMW의 맹목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아우디의 에어서스펜션에 대한 평가는 때론 상반되게 진행될 수도 있는데, 이는 에어서스펜션이 주는 약간의 이질감 때문일 것이다.

구형과 신형의 차이를 구지 한개 꼽아야한다면  바로 이 이질감을 개선했다는 점이 주목받아야 한다고 본다.

 

엔진과 변속기가 이루는 박자는 단수가 올라가도 지치지 않고 계속 속도를 올려 200km/h를 넘어서도 최대토크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며 최대가속을 유지한다.

 

직분사가 되면서 너무나 밋밋해져버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들의 온순함과 다이나믹의 부재는 어쩌면 직분사 디젤 터보에서 찾을 수 있게되었는지도 모른다.

변속을 하고 나서 약간의 터보래그를 지난 후 잡아 채듯 가속되는 느낌은 오히려 가솔린 엔진의 스포티함을 넘어서는 통쾌한 주행감성으로 다가온다.

 

신형 A8을 타면서 진화의 끝과 한계가 없다는 점, 즉 결국은 독일차는 멈추지 않고 앞서나가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되었다.

캐나다에서 2000년도에 시승했던 1992년식 D1코드를 가진 아우디 V8이라는 모델은 아우디 최초의 기함이었다.

당시 아우디의 브랜드 이미지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그런 대형 세단이었고 280마력 3.6리터 V8엔진은 다이나믹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개인적으로 조악한 엔진이었다.

 

D2가 되면서 1995년도 알미늄바디를 가진 초대 A8은 스포티함과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덕을 보지 못하고 일류로서 손색없는 기계였지만 최상위 클래스에서는 설자리가 없었던 모델이었다.

 

2002년 D3는 아우디 브랜드의 성장을 실감할 만큼 성공적인 판매와 평가를 받았었고 S클래스와 7시리즈에 매우 근접한 가격정책으로 자존심을 세워가면서 팔 수 있는 차로서 거듭났다.

 

D4로 이미 4세대째가 된 신형 A8은 일관성을 증명하고 그동안 아우디가 가고자했던 방향이 맞았음을 증명해야하는 책임과 운명을 가진 차이다.

더 좋고 더 많은 기술을 가졌다는 증명보단 아우디의 정체성과 고급차를 만드는 나름의 철학이 옳고 그것이 계승되어지고 있음을 알리고 그 느낌을 추종하는 충성고객들의 기대를 저버러지 않는 의리를 증명해야한다는 말이다.

 

국내에서 몇대가 팔리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져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대형차중에서 으뜸을 꼽으라면 A8을 꼽을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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