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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는 한국에 이미 공식적으로 상륙한 브랜드이지만 일반인들에게 진정한 스바루의 매력과 이미지는 아직 전달되지 않은 듯 하다.

 

2000년 캐나다시절 같은 아파트에 사는 다니엘이라는 대만친구의 임프레자 RS 2.5리터 사양을 타본 것이 스바루와 나의 첫 인연이었고, 이후 WRX튜닝 버전을 공도와 서킷에서 시승해본 적이 있었다.

한국에 와서는 STi 일본 내수버젼을 시승한 적이 있었고, 이번에 만난 S204는 거의 10년만에 다시 만난 스바루였다.

 

S204 STi의 스페셜버젼으로 임프레자가 해치백 스타일로 완전히 모양을 바꾼 현재 최신형으로 가기전에 나온 600대 한정판 모델이다.

 

보통 바디를 단종시키기 전에 이미 검증된 장비와 데이터로 차를 만들면 그 완성도는 상당하다.

일반적으로 최신모델이 좀 더 많은 신기술이 투여되기 때문에 비교우위에 있을 것 같지만 스페셜카들의 경우 수년간 만들면서 축적된 세팅노하우의 최고버젼을 심는 경우이기 때문에 단종직전에 나온 스페셜 버전들은 그만큼 가치와 수준이 높다.

아우디의 RS버전도 항상 단종 1년여를 남기고 데뷔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S204는 국내에는 한대뿐이고 차는 바람직하게도 순정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

모델번호로는 매우 생소한 S204는 일반 STi모델에 비해 엄청난 노력과 공을 들여 만들어진 모델이다.

 

WRC경기용차를 만드는 특급 장인들이 수공으로 엔진을 조립함은 물론 피스톤과 컨로드의 밸런싱작업을 한 후 조립했기 때문에 엔진밸런스의 수준이 완전히 다른영역이다.

 

서스펜션 역시 야마하와 공동으로 개발한 댐퍼는 물론 더 굵은 스테빌라이져, 50%나 강화된 스프링 레이트등 현재 갖추고 있는 차대에서 운동성능을 최대한 뽑아내려는 노력이 투여되었다.

근데 실제로 타보면 스프링이 제법 단단한 것에 비해 승차감이 전혀 나쁘지 않다.

 

대용량 볼베어링 타입의 터빈은 320마력 최대토크 44kg을 만들고, 엔진은 8000rpm부터 레드존일 정도로 숏스트로크형 고회전 엔진이다.

 

레카로제 카본 버킷 시트는 앞좌석시트의 가격만으로도 1400만원을 훌쩍 넘어서 기본형에 비해 현재의 환율기준으로 기본형 STi에 비해 2000만원 정도가 비싼 가격을 상당부분 희석시킨다.

 

시승을 위해 1단을 조수석옆으로 밀어서 올려붙였다.

우핸들 수동모델들의 1단은 늘 운전석 반대쪽으로 밀어서 올리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어색하다.

10여분 조작하다보면 우핸들 수동차의 시승이 첨이 아니기 때문에 감이 돌아오게 되는데, 체인지레버의 변속질감이 과히 예술이다.

 

짧게 끊어지는 변속감은 꽂아넣는듯 힘을주어 밀면 막판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치합이 완성되는데, 시승차의 상태가 워낙 좋아 1단에서부터 6단 탑기어까지 완벽한 치합으로 변속이 가능했다.

 

고속화도로에 올려 S204와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초반부터 페이스를 높여보았다.

3단 풀가속시 느껴지는 파워가 320마력이상으로 느껴질 정도로 펀치력 있게 회전이 상승하는데, 터빈의 용량을 고려했을 때 스풀이 상당히 빠르고 그러면서도 터지는 꽝터보의 맛은 그대로 강렬하게 전달해준다.

 

8000rpm을 돌리면서 변속을 해도 회전한도 직전에 희미해지는 현상없이 끝까지 밀어붙어주는데, 고속화도로의 오르막에서 이미 계기판의 마지막 숫자인 260km/h를 마크하고 내리막에서는 계기판을 꺽어서 계속 내려갔다.

 

임프레자는 정말 격하게 란서 에볼루션과 비교되고 각각의 광팬들로 하여금 서로 우월하다는 전쟁 아닌 전쟁을 끊임없이 펼치고 있다.

 

S204엔진의 회전질감은 솔직히 현행 10기의 란에보10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S204쪽이 매끄럽고 회전에 얹힌 토크감이 앞선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속영역에서의 가속력은 순정 란에보와는 비교가 안된다.

 

일본제 4기통 스포츠 터보엔진은 보통 고속크루징에 적합하다고 보긴 힘들다. 하지만 S204220km/h이상의 속도로 크루징을 할 때도 매우 쾌적하게 돌아가고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 완벽한 밸런스 감각을 보여주었다.

 

바람소리가 좀 큰 편이지만 엔진과 변속기가 주는 고속주행의 감각은 이차가 원래 장기로 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이라 조금 놀랐다.

분명 스트록이 짧은 서스펜션임에도 고속안정성이 매우 높다는 점도 높이 살만하다.

 

240km/h로 코너를 돌면서도 그리 불안하지 않았고, 확실히 고속에서 후륜의 노면지지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고속에서의 브레이킹 밸런스는 이차가 서킷타임 어택을 위해 태어난 차종이기 때문에 고속에서 코너를 돌다가 제동을 할 때에는 머리가 안쪽으로 말리는 듯한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운전해야 한다.

 

120km/h로 감아도는 긴 램프에서 가속패달을 힘주어 밟아보면 앞뒤 LSD가 있는차를 감안하더라도 차가 기분좋게 안쪽으로 말려들어오는 느낌이 매우 묘하다.

란에보10과 비교하면 확실히 기계적이고 정직하다는 느낌이고 언더스티어가 전혀없다.

 

때문에 진입속도를 욕심을 내서 차를 던져놓고 컨트롤하는 방식의 운전을 해도 컨트롤에 자신만 있으면 차는 엄청난 전투력으로 코너를 돌 준비가되어 있는 차인 것이다.

 

와인딩을 본격적으로 타보진 못했지만 수도없이 돌아본 몇 개의 코너에서 S204는 최고수준의 코너링 스피드를 안겨줄 정도로 바디의 적절한 탄성까지 분석해서 세팅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기계식 센터디퍼렌셜은 구동력의 배분을 다이얼로 조정이 되는데, 전자식의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 맘에 들었다.

 

일본의 스바루는 한국의 현대기아차의 규모와 비교하면 구멍가게 수준의 작은회사이다.

하지만 스바루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은 회사의 규모만으로 가늠하기 힘든 매우 높은 수준이다.

WRC를 통해서만 스바루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이미 기계에 대한 놀라운 집념은 혁신을 통한 화려한 신기술 채용보다는 이미 검증된 재료만으로 훌륭한 세팅을 만들어낸다는 것에 높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일본의 스페셜카들은 내수형일 때 더 큰 값어치를 가지고 있다.

가격이 민감한 미국시장을 위해서 만들어진 디튠버젼들이나 차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뭔가 양보한 느낌의 차들과 일본내수전용으로 개발된 차는 수준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일본내수전용 스페셜 모델은 반드시 우핸들이어야한다는 생각도 그만큼 강하다.

 

현기차가 스바루에 비해서 월등히 높은 상품성의 차를 만드는 것은 인정하지만 아직 현기차는 재미있고, 짜릿한 차를 만드는 법에 있어서만큼은 아직도 초보자 수준이다.

 

좋은 재료를 선택해서 그럴듯한 차를 만드는 노력을 하기 전에 일제 스포츠카들의 어떤면이 왜 재미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가속패달의 가감에 따른 엔진회전의 변화, 기어변속 질감, 패달류들의 느낌, 스티어링휠로 전달되는 노면의 정보, 스티어링을 감았다가 펼쳐질 때의 복원감각 그리고 속도와 코너링 그순간 제동이 가해졌을 때의 차의 변화가 어떤지? 그 안에서 어떤 것이 재미있고, 인정받는차들이 왜 이렇게 나열된 부분에서 특출난지를 알아야한다.

 

그게 빠른차를 만드는 것과는 별개로 선행되어야할 조건이고 그런 차원에서 현기차는 스바루의 스페셜 모델들이 주는 매력이 뭔지 좀 더 공부할 필요가 있겠다.

 

반면 스바루는 현기차의 상품성과 상품기획 능력을 배워야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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