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0130.jpg IMG_0133.jpg IMG_0134.jpg IMG_0136.jpg IMG_0137.jpg IMG_0139.jpg IMG_0140.jpg IMG_0141.jpg IMG_0142.jpg IMG_0144.jpg IMG_0146.jpg IMG_0148.jpg IMG_0151.jpg IMG_0156.jpg IMG_0157.jpg IMG_0158.jpg IMG_0159.jpg IMG_0161.jpg IMG_0166.jpg

 

60년대 출생한 장년층이라면 젊은시절 영화에 등장했던 클래식 벤츠에 대한 기억이 나름 생생할 것이다. 젊은 시절 청춘의 뜨거운 가슴에 새겨져버린 벤츠에 대한 이미지는 다른 브랜드와는 전혀 다른 종교에 가까운 맹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국내에서도 벤츠가 흔해져 길거리에 벤츠 지나간다고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일은 없지만 80년대만해도 벤츠가 지나갈 때 주변의 시선을 잡아끄는 마력은 상당했다.

 

요즘이야 벤츠와 BMW가 양대산맥이고 아우디가 이 두 브랜드를 심각한 수준으로 위협하고 있는 시대이긴 하지만 70년대나 80년대 좀 클래식하다는 모델들중 기억이 나거나 어딘가 영상을 통해서 봤다하면 모두 벤츠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재민 대표는 BMW에 대한 동경을 해볼 틈도 없이 벤츠만이 그의 드림카가 되어버린 것이다.

62년 호랑이띠, 올해로 50세가 되신 이재민 대표(50세 민컴 디자인 스튜디오)는 서울대학교 미대에 입학하자마자 면허증을 딴 매우 드믄 케이스였다.

 

면허증을 따기전에도 이미 무면허운전을 하도 많이해서 면허증을 따기 위한 연습이나 교육이 필요없었다고 하는 그의 카라이프는 이미 동연배 동기들보다 몇배는 앞서 있었다.

 

그당시 대학생이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매우 드문데다가 집에 차가 있는 경우도 워낙 적었기 때문에 구지 대학에 진학해 자유인이 되었다해도 발이 되어줄 애마를 가지는 것은 무척 힘든 시절이었다.

 

어려서부터 차를 좋아했고, 마침 집에 차가 있어서 대학생때부터 이미 운전을 하고 다녔다는 그는 성인이 되고 나서 접하게 된 벤츠 W123 E클래스를 본 후 그 차를 그의 드림카로 찍게 되었다. 커다란 라디에이터와 본넷위에 있는 벤츠마크는 그에게 가장 멋진차였다.

 

수입차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일에 치여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던 와중에서도 국산차중에서 좀 잘나간다는 차는 거의 안거치고 모두 경험했을 정도로 어렸을 때의 열정을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발산하며 틈만나면 그는 차를 즐길 궁리를 했다고 한다.

 

90년대 초반 삼성동에 수입중고차 매장이 들어섰을 때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발견한 그의 드림카 W123 E230을 보고 기대없이 가격을 물어봤는데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의외로 저렴한 가격에 그 자리에서 당시 국산 중형차값에 인수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낮은 벨트라인과 큼직한 라디에이터는 어렸을때부터 봐왔던 외화에서 부유층들이 타던 바로 그 벤츠였던 것이다.

그의 가슴속에 기억된 화려한 벤츠는 실제로 그에게 화려한 만족도와 품위는 커녕 오일이 세고 엔진에는 부조가 심해서 그냥 그대로 타는 것이 불가능한 환자 수준이었다.

 

국산차를 신차로 타고다니던 그에게 엔진에서 오일이 새고 부조가 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았지만 이를 계기로 클래식카를 바라보는 맘의 자세와 복원이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떻게 복원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훈련을 했던 것이다.

 

이번달의 주인공인 1986년형 560SL을 만나게된 계기는 운명과도 같은 만남이었다.

1999년의 어느날 늘 E230을 정비하던 정비소에 갔다가 정비소에 맡겨놓은 560SL을 보고 반해 정비소를 통해서 차주의 연락처를 받아 다짜고짜 차를 팔라는 권유를 했다고 한다.

 

이전 오너도 나름대로 애지중지 소중하게 여겼던 차라 그리 쉽게 구매할 수는 없었지만 끈질 설득끝에 결국 구입한 560SL으로 E230과 함께 완벽한 벤츠 클래식카 듀엣이 완성되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이대표의 동생이 E230으로 대형사고를 당해 E230은 폐차를 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현재 그는 560SL이외에도 92년식 벤츠 S320(W140), 2005년식 S500(W220)을 비롯해 92년식 BMW 850i와 스타렉스를 소유하고 있다.

 

560SL에 애정을 쏟으면서 이재민님의 카라이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자동차의 본넷을 여는 방법이외에 정비라고는 몰랐던 그는 이제 왠만한 부품교환은 직접할 수 있을 정도로 기계적인 정비는 집에서 혼자서 할 정도가 되었다.

 

그가 말하는 560SL의 정비에 대한 의견은 정말 정비빨 잘 받는차라는 것이다.

문제가 발견되어 해당 부품을 교환하고 나면 완벽해진 느낌이 강하게 들어 부품을 교환하던 수리를 하던 보람이 크다는 것이다.

 

그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BMW 850i의 경우 고장난 부분을 고치고 나면 수리한 주변의 다른 부분이 또 고장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수리후에도 다른 곳이 고장날 걱정에 쌓이는데 560SL은 너무 효자라는 것이다.

240km/h까지 밟아봤다는 그가 표현하는 560SL은 오래되었어도 요즘차 못지 않게 잘 달려준다는 것과 코너에서는 그리

하드한 서스펜션 세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탑을 벗겨놓으면 너무나 멋지다는 것이다.

 

필자가 시승했을 때도 220km/h를 쉽게 달릴 수 있었고, 80년대 컨버터블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바디의 강성감이 좋았었다.

 

구입당시 9만마일(대략 15만킬로)이었던 것이 12년이 지난 지금 125천마일(대략 20만킬로) 12년 동안 성능과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고 한다.

 

국내에는 동일한 차량이 6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현재 이재민님처럼 장기간 보유한 오너들은 이재민대표와 연배가 비슷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연배가 비슷하니 클래식 벤츠에 대한 비슷한 향수를 느꼈을 것이다.

 

주차장에 세워두면 차를 팔 생각이 없느냐는 쪽지를 자주 받는다는 점과 워낙 눈에 띄는 차이다보니 지인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연락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대표의 아내분 역시 이대표의 특이한 차사랑 덕분에 범상치 않은 차들을 몰고 다니느라 운전실력이 보통이 아니라고 한다.

이대표가 표현하는 그의 아내의 운전은 스타렉스를 타고 날아 다닌다고 표현할 정도다.

 

2005년식 S500을 구입한 것도 순전히 아내를 위해서라고 한다. S500을 구입하기 전에는 BMW 850i 560SL을 주로 타고 다녔는데, 중년의 여성, 그것도 차에 미친 골수 매니어도 아닌 점잖은 여성이 몰기에는 너무 하드코어한 차종이 아닐 수 없다.

 

원래 차를 한번 사면 잘 팔지를 못하는 성격이라 파는 것에 서툴다는 그는 560SL만큼은 평생 소장하겠다고 말하는 그는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에 심취해있는 고등학교 1학년인 큰아들이 560SL을 물려주겠다고 하면 고물차는 싫다고 하는 투정이 밉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12년을 소유한 역사속에 첫째아들과 중학교 1학년의 둘째아들이 어릴때부터 커나가는 과정을 함께해서인지 아들에게는 반복적으로 나이가 들어 연륜이 쌓이면 아빠차에 애정이 강해질 때가 올 것이라고 말해준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날이면 아내와 함께 560SL을 몰고 인천에 가서 조개구이에 소주한잔을 걸치고 아내가 200km/h에 가까운 속도로 운전하는 560SL의 조수석에 앉아 클래식카의 진한 향수와 당시 기술적으로 가장 우월했던 차의 진가를 느끼며 귀가할 때 무척 행복하다고 한다.

 

날씨가 좋아지는 봄날에는 첫째에 비해 560SL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둘째 아들을 태우고 오픈에어링을 만끽하는 드라이빙도 그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순간들이다.

 

한두해 가지고 있을 차량이 아니다보니 서둘러서 모든 수리와 복원을 끝내기보단 늘 뭔가 해줄 것을 남겨둔 바로 그 미완의 상태를 즐기고 함께 나이가 드는 동반자로서의 560SL은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 너무도 익숙하지만 없으면 너무 허전한 소중한 존재이다.

 

첫째 아들이 560SL의 진가를 아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하는 이대표의 입가에는 순수했던 청년시절 클래식 벤츠를 바로보며 웃었던 바로 그 미소가 있었다.

 

www.twitter.com/teamtestdrive

 

-testkwon-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