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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의 상징은 대배기량과 우렁찬 배기음 그리고 큰 배기량을 통해 뿜어내는 강력한 저회전 토크 등등 그 뿐인가?

벤츠의 최고급 버젼이라는 인식뒤에 차를 아는 사람들이 AMG를 떠올릴 때 그 고유의 특징들은 실제로 강한 매력을 지닌 것이 분명하다.


시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변하고 그 가장 큰 변화중에 하나가 바로 메이커들이 노리는 시장의 포커스가 유럽 운전자들이 아닌 북미와 중국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는 점, 실제로 운전자들에게 유익한 차보다 때론 환경운동가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차를 만들고 갖가지 수식어들로 포장된 그럴듯한 차들이 쏟아지고 있다.


매니어들이 원하는 특색있는 차들은 겉모양뿐, 실제로 차를 타보면 브랜드별 색깔은 이미 지나치게 희석되었다.

AMG고유의 무엇이 남았나 들여도 보아도 경쟁차들에 비해서 그래도 큰 배기량을 유지했던 고집도 없어지고 6.2NA에서 5.5트윈 터보 유닛으로 사이즈를 줄이고, 이제는 4.0 소형 V8유닛으로 오히려 경쟁브랜드중에서 가장 작은 엔진을 사용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AMG가 이젠 4기통 모델도 만든다. 거기다가 전륜구동 베이스 4륜구동 이기까지 하다.

분명 많은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차랍시고 만들었지만 AMG매니어의 입장에서 4기통 엔진을 장착한 AMG는 아무리

루이스 해밀턴이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해도 가슴으로 와닿지 않는다.


이런 강력한 거부감과 선입견 즉 매니어로서의 곤조 아닌 곤조를 억제하지 못한체 A45 AMG를 시승하게 되었다.

하지만 차 자체만 제대로 한번 테스트를 해보자는 심산으로 일단 차를 평가하는 대목에서는 개인적인 감정은 가능한한 배제하고자 했다.


듀얼클러치가 장착된 A45 AMG는 변속기가 기대보다 똘똘하고 부드러우며, 스포티한 감각을 과장해서 표현했다.

변속될 때마다 버벅 거리는 배기음은 GTI의 그것보다 확실히 우렁차다.


차에 타자마자 귀기울여 듣는 것은 배기음이다.

4기통 엔진이지만 8기통 부럽지 않은 사운드를 낸다는 ㄱ소리는 내 앞에서도 하지도 말라고 말하고 싶다.

4기통은 4기통이고 6기통은 6기통이다. 아무리 A45 AMG의 사운드 튜닝을 잘했다해도 8기통 소리 근처에도 못간다.


하지만 엄청난 노력을 한 것은 사실이다.

비트를 만들기 위해 배기통을 아주 희안하게 튜닝한 흔적은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감속할 때 고회전에서 회전수가 떨어지면서 배기통이 불규칙하게 버버벅 거리는 사운드는 매니어들이 아주 환영할만한 사운드이다. 언듯 들으면 깡통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가속할 때는 여전히 4기통으로서의 한계에 부딪힌다.

터보엔진을 가진 4기통의 배기음은 기본적으로 바람 쉬이익하는 소리가 압도적으로 강하게 와닿기 때문에 웅장함 따위는 기대할 수 없다. 그래도 스피커를 통해서 연출되는 "가짜"사운드가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AMG의 상징인 배기음은 A45 AMG에서 AMG의 존재감을 느낄 수는 없지만 그래도 튜닝하느라 무진장 고생한 흔적은 역력하다.


360마력 45.9kg토크는 2250~5000rpm까지 유지된다.

엔진은 힘차고 회전력이 좋은 엔진이면서 터보 엔진다운 래그 이후의 펀치를 선사해주어 이차가 AMG뱃지가 어울리는 모델이네 마네하는 잡다구리한 생각을 잊게해줄 정도로 신나게 가속해나가고 멈추는 능력도 탁월하다.


엔진의 느낌이 궁금하다면 가장 흡사한 엔진은 시로코 R에 실린 폭스바겐의 265마력 2리터 직분사 터보엔진이며, 이 엔진을 칩튜닝해서 타보면 A45 AMG과 매우 흡사하다.


직분사 터보 엔진을 유럽의 어느 브랜드에서 만들건 비슷한 구성과 비슷한 연료압력에 부스트압에 의해 결정되는 최고출력 등 구지 비교를 하자면 독일차 2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들은 다 비슷비슷하다.


벤츠빠들이 들으면 욕할 이야기이지만 A45 AMG의 엔진은 정말 폭스바겐의 시로코R에 실린 엔진과 느낌이 매우 비슷하다. 흡기 공명음과 배기사운드를 통해서 전혀 다른 스페셜 엔진이라는 어필을 강하게 해보지만 그래도 몸통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큰 차이가 없다.

사실 시로코R에 실린 엔진의 높은 완성도를 생각할 때 벤츠 입장에서 기분 나쁠 일도 아니다.


360마력을 짜게 뽑아낸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Y40km/h가 넘어가면 가속력이 현저히 줄어든다.

계기판상으로 Y60km/h까지 달려보았는데, 고속으로 갈수록 V8이 아닌 AMG가 고속에서 얼마나 속도 올리기가 버거운지 새삼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시승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운전의 재미나 파워트레인과 브레이크 그리고 고속안정성에 대한 신뢰감은 점점 강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벤츠가 전륜구동 베이스로 만들어도 세팅의 철학과 노하우는 최상위 클래스에 어울린다는 점을 A45 AMG를 통해 증명하는 것이다.


와인딩이 궁금해서 일부러 중미산을 달려보았다.

다양한 차로 테스트했던 곳이라 비교가 되지만 A45 AMG는 전륜구동 베이스라는 태생적인 특징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차였다.


회전방향이 바뀌는 지점에서 무게 중심 이동을 과감하게 이동시킬 수 없는 여건에서는 뉴트럴도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전륜의 그립이 좀 아쉽게 느껴졌고, 뉴트럴이나 좀 과감한 테일 아웃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턱인을 활용해야 했다.


즉 골프 GTI나 시로코R등을 운전하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다만 4륜이기 때문에 저,중속 코너에서 탈출할 때 전륜이 헛돌지 않는다는 점등을 통해 풀타임 4륜의 혜택을 제한적으로나마 누릴 수 있었다.


제동능력은 상당한 지구력을 가진 듯 보였고, 계기판을 통해 관찰할 수 있는 엔진오일 온도나 벤속기 오일온도등도 과격한 와인딩에 거의 변화가 없을 정도로 냉각에는 자신이 있는 듯 보였다.


터보엔진이라는 특성 때문에 부스트 업을 하면 420마력 이상 뽑을 수 있겠고, 변속기는 순정터빈을 사용한다는 조건하에 웬만큼 하드코어로 튜닝하지 않는 이상 버틸 것으로 본다.


기계적인 신뢰성을 충분히 확보해야한다는 부담감은 평균적인 AMG들이 경쟁하는 차량들보다 훨씬 급이 낮은 차들과 경쟁하면서 흠을 잡히면 안된다는 절박함도 있었을 것이다.


AMG입장에서 골프 GTI보다 못하네 이런 소리를 들으면 안되니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보면 신형 골프 R도 300마력을 확보하였고, 골프 R400은 400마력이나 발휘하니 A45 AMG가 이 바닥에서 가장 독보적이다라고 하기도 힘들다.


A45 AMG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많이 판매되는 고성능 핫해치를 신뢰성을 해치지 않는 한계부근으로 튜닝된 버젼을 순정으로 즐길 수 있는 차라는 점 일 것이다.

A45 AMG을 타보면 순정 그대로 즐겨도 어디하나 급하게 튜닝해야할 필요성이 안느껴질 정도로 장난감으로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벤츠의 포지션을 생각했을 때 튜닝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소비자들 입장에서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4기통 터보엔진에 전륜구동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차에도 AMG뱃지를 붙일 수 있는 것보다 더 슬픈 것은 AMG가 배기량에 대한 욕심도 버렸다는 것이다.

배기량이 주는 웅장함과 직선적인 레스폰스는 이제 더이상 경험할 수 없게된다는 것은 참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A45 AMG는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도 않는 모델이다.

앞으로도 들여올 가능성도 없어보인다. 하지만 CLA45 AMG가 국내에 팔리고 있으니 이 엔진에 대한 국내 데뷔는 이미 이루어진 셈이다.


고성능이기만 하다면 어떤 뱃지를 붙여도 상관없는 시대가 되었다.

전용엔진에 대한 욕심도 야망도 없어진 브랜드에서 만든 스페셜 카들이 그리 스페셜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기계로서의 완성도는 찬사를 보낼만 하다.


고성능 영타이머들의 중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다는 기사들이 심심치 않게 쏟아지고 있다.

A45 AMG와 같은 모델들이 20년도 더된 모델들의 중고차 가격에 영향을 준다는 미친 상상을 하게 만드는 세상에 살고 있다.


A45 AMG의 시승기를 적으면서도 딱 한번 타본 W124 E60해머가 그리워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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